대선 이후 부동산 전망 어떻게 봐야 하나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전망을 보다 정확하고 예측 가능한 합리적 분석을 위해 후보들의 공약 내용과 방향성, 과거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 전개 상황,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공약 실행 가능성과 부동산 지표라는 세 가지 범주에서 살펴보자.
먼저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의 부동산 시장 공약을 살펴보면 공급, 세제, 거래 규제, 대출 정책 네 가지 주요 정책 중 공급과 대출정책 부문의 방향성은 같고 세부 사항은 다른 반면 거래 규제와 세제정책 공약은 이 후보는 거래 규제 강화, 세제 정책 유지 및 일부 조정, 윤 후보는 거래 규제 완화, 재건축 재개발 규제 완화, 세제 완화 종합부동산세 폐지로 상반된 정책 노선을 취하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해서는 두 후보 공히 완화정책을 공약했다.
방향성은 같으나 이재명 후보는 한시적 중과 유예를 윤 후보는 양도세 중과 감면 혹은 폐지를 내세워 차이점은 있으나, 대선 이후 다주택자의 출구전략이 시행될 것이고 이는 시장에 매물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향후 시장에 하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공급 측면을 보면 이 후보는 311만 호 윤 후보는 250만 호를 공언하며, 두 후보 공히 대규모 공급 확대를 내세웠다. 시장에서는 그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점을 나타내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확대 로드맵상 217만 호도 재개발·재건축 물량, 공공재개발 물량, 2·4부동산대책 도심공공주택 물량 등 토지소유주 및 조합원의 동의 여부에 따른 유동적 물량이 많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최소 30만~ 60만 호는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을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주지해야 할 것이 있다. 노태우 정부 200만 호 공급 물량 중 전국 지방과 광역시에 120만 호 서울 수도권의 물량은 1기 신도시 약 26만 호를 포함해 약 80만 호가 공급됐다.
당시 서울 및 수도권의 인구는 매년 35만~45만 명이 증가하던 시절이었음에도 시장은 10년간 안정 국면을 유지했다는 사실이다. 현재 서울·수도권 공급물량은 150만 호로 예정돼 있다는 점과 인구 감소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의 방향성은 하향 안정화를 향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세제 완화와 재건축·재개발 완화 시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되고 상승요인으로 반영될 것이다. 그러나 상승 여력은 지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의 저금리 유동성 증가와 주택 구입 심리 폭등, 갭 투자를 통한 가수요 및 투기 수요 증가 시기와는 많이 다를 것이다.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 수준에 머무르는 양상, 즉 제한적이고 일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미 제도적으로 갭 투자에 대한 가수요를 차단하는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사전청약을 통한 공급물량 확대 정책으로 수요가 분산되고 있다는 점과 여기에 최근 각종 부동산 관련 지표들이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역대 부동산 공약과 정책, 대선 이후 시장 상황
대한민국의 공급과 거래 규제 등 본격적인 부동산 정책 프레임의 시작은 노태우 정권이라고 볼 수 있다. 삼저호황(저유가·저달러·저금리)과 소득 증가, 인구 증가 특히 수도권 집중인구는 증가하는데 주택 공급은 부족하자 부동산은 폭등했고, 가파르게 상승하는 전셋값 부담을 견디지 못해 서민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던 시기였다.
이에 노태우 전 대통령의 대선 부동산 공약과 정책은 1기 신도시 포함 전국 약 200만 호의 대규모 주택 공급과 함께 전매제한, 토지초과이득세, 개발이익환수법, 증여세 강화 등 규제정책을 동시에 진행했다.
또한 임대차보호법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개정도 시행했다. 1988년 공약 발표 후 1990년대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으로 유지됐고 외환위기 사태로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게 됐다. 결론적으로 공급과 규제가 동시에 시장에 효과를 나타내어 시장을 안정화 국면을 장기간 지속,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부동산실명제와 준농림지 개발제도가 대표적이나, 노태우 정부의 공급 물량을 기반으로 임기가 시작돼 대선 후 부동산 시장은 안정적이었다.
외환위기로 인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과 정책은 경제위기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회복하기 위해 속칭 ‘묻지마 규제 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분양가 자율화를 시작으로 분양권 전매 허용, 대출 규제 완화, 양도세 감면, 특히 매입임대사업자 세제 혜택 등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은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전국 20% 이상 시장이 급등하게 만들었다.
이어진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신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신설, 분양가 상한제시행, 분양권전매금지,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비롯한 각종 규제정책을 펼쳤으나, 임기 내내 폭등을 이어나갔고, 2007년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서 시장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재건축초과이익 유예, 종부세와 양도세 등 강력한 부동산 규제 완화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았으나 금융위기와 함께 ‘보금자리정책’으로 서울 수도권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서고 하락 보합국면을 지속했다.
반면 지방 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등 규제 완화를 통해 상승 시장이 지속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MB 시절 발생한 하우스 푸어, 역전세난 대안으로 전세대출제도, 행복주택, 국가시행원가아파트, 세제 완화였다.
취임 이후 시장 회복이 더디자 IMF 가계부채 위험 경고에도 불구하고 초이노믹스로 명명된 부동산 활성화 정책을 시행했다. 금리 인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DTI 규제 완화, 전매제한 완화, 전세대출 확대와 함께 '택지개발촉진법' 폐지를 언급하면서 2015년부터 시장은 전세 및 매매 모두 폭등했다. 이는 ‘빚 내서 집 사라’는 정책 방향은 가계부채 심화를 가져오는 단초가 됐다.
문제인 정부, 주택가격 하락 정책을 펼쳤지만 상승세 막기 역부족
문제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은 도시재생과 대출 규제, 보유세 인상, 전월세 상한제 임대차 계약 갱신권을 내세우고 주택가격 하락정책을 펼쳤으나, 한번 불붙은 부동산 시장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과 갭 투자 붐, 공급 대책 없는 규제 일변도 정책, 그리고 임대사업자 확대 제도로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를 막기 역부족이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시장의 폭발적 상승세는 2021년 상반기까지 지속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실패로 귀결됐으나 뒤늦게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주택 공급 확대 정책과 가수요 차단 정책, 전매제한 강화, 보유세 강화, 그리고 대출 규제 강화, 금리 인상의 효과로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둔화됐다.
지금까지 대선 후보의 공약들은 하락 추세이거나 상승 추세일 때 시장에 한번 불붙은 관성을 막지 못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정책 효과는 발표 후 1~2년 이후 시장에서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유추할 수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정책은 다음 정권 초기까지 효과를 이어간다는 점은 알고 시장에 대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공약 실현 가능성과 부동산 지표
이번 대선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어느 후보가 되는가에 따라 극명하게 대비될 것이다. 특히 현재의 부동산 정책과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집권여당이 압도적 다수당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 국가의 제도는 법 시행령 시행규칙 고시 지침, 지방자지단체 조례로 이루어져 있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있는 청약제도 등은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된다. 소관부서와 국무회의 심의, 그리고 대통령의 재가를 거치면 가능하다.
즉, 국회를 의결을 거치지 않고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공약의 규제 완화는 시행가능하나 종부세 등 법을 개정해야 하는 주요 제도와 정책은 국회를 통과해야 시행이 가능하다.
현재 야당 후보가 내놓은 공약 중 법을 개정해야 하는 대상들은 국회 의결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번 국회위원들의 임기는 2024년 5월30일까지로 임기 만료 전까지 친부동산 정책은 극히 제한적으로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 예측이다.
부동산 시장, 대선 이후도 장미빛 상승 기대 힘들어
전문가들은 일시적 하락 약세이며 대선 이후 반등 시장이 올 것이라고 예측한다. 서울의 경우 입주물량 부족과 7월 부동산 임대차 갱신 시행 시기의 2년 종료 시점 도래, 그리고 대선 공약 이슈다. 대선 공약 이슈를 제외하고 원론적으로 타당한 주장이다. 그러나 필자는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 요인에 대해 다르게 해석한다.
2021년 상반기 기록적인 주택가격 상승을 기록한 이후 하반기 추석 이후 서울의 아파트와 비아파트 거래량 모두 둔화되기 시작했고 2022년에 들어서면서는 거래절벽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가시화되고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2월 10일 시장통계자료를 보면 2월에 들어서면서 서울아파트의 가격은 약세를 보이며 하락으로 전환됐고 3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전국통계집계 대상 176개 시군구 중 전주 대비 상승 지역(68개→65개)은 감소, 보합 지역(19개→27개)은 증가, 하락 지역(89개→84개)으로 보합과 하락 지역이 111곳에 달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장 상황의 급변은 하락 거래 비중 증가와 아파트 거래량 급감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2021년 12월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최고가 대비 하락한 가격으로 거래된 매매 비중이 79.5%(2만3729건 중 1만8068건)이고, 서울아파트의 경우 54.3%가 하락 거래에 해당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아파트 거래량 또한 급감하고 있다. 서울의 월 아파트 거래량은 통계상 5000~6000건 수준인데 2021년 9월부터 거래량이 2000대로 11월부터는 1000대로 주저앉았다.
이외에도 대부분의 부동산 지표들이 시장 하향이라고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은 시장에 보수적으로 대처해야 하는 때인 것이다.
여기에 외부요인인 유가 상승, 미국 금리 인상, 미·중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한 악재가 발생할 경우 그 하방압력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 결론적으로 모든 내외 요인을 볼 때 대선 이후 부동산 시장은 화려한 장미빛을 기대하기에는 제한적이다.
글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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