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거래절벽입니다. 지난 2월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 1283건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1월 거래량 5945건에 비해 78.4%가량 급감한 수치죠. 이 같은 1월 거래량은 해당 통계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6년 12월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입니다. 역대 최저 거래량은 2013년 1월 1213건이었습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강남 4구도 하락 전환했습니다. 지난 2월 10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값 동향 조사’를 보면 서울 동남권(강남 4구)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1% 하락했습니다. 강남 4구 아파트값이 내려간 것은 지난 2020년 6월 첫째주(-0.03%) 이후 1년 8개월 만입니다.
대우건설 빅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3만 건으로 2006년 통계 집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에는 67만 건의 거래량을 기록했는데 이는 연평균 거래량 63만 건을 조금 웃도는 수치죠. 2022년에는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1000건을 겨우 넘겼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거래량은 엄청난 낙폭이 예상됩니다.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넘어섰습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전분기보다 9.1포인트 상승한 182.0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주금공에서 지수를 산출하기 시작한 2004년 이래 최고치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치솟는 물가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금리 인상 조치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현재 0.25%인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릴 예정인데 연 7회 인상의 시나리오도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향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에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며, 최근 은행채 금리가 치솟으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대 5.28~5.78%까지 올라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대출 금리는 가파르게 오르고, 규제는 점점 조여들고 있는 것이죠.
대선 이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새 정부의 정책은 발표된 이후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통상 1~2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됐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됩니다.
한경 머니는 3월호 빅 스토리 ‘부동산 투자, 신호등 바뀌나’에서 이 같은 시장의 시그널들을 꼼꼼하게 살펴볼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수치는 물론 숨어 있는 리스크의 의미까지 세심하게 찾아내 전달하는 것이 저희의 역할이기 때문입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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