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공매의 세계
‘손품’ 팔아 돈 버는 공매의 매력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못 지나가 듯 재테커들에게 공매 투자 역시 그렇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부동산뿐 아니라 자동차 주차장, 회원권, 목걸이, 명품 시계부터 가방까지 다양한 물건들을 공매(국가기관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뤄지는 매매)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낙찰 받을 수 있다.

#1. 2021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저였던 서울 서초구 내곡동 단독주택은 공매 절차가 시작되면서 감정가와 최저 입찰가가 각 31억6553만9000원으로 책정됐다.

#2. 최근 사망한 전두환 씨의 셋째 며느리 이윤혜 씨가 2022년 4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별채에 대한 공매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전 씨가 추징금을 내지 않자 2018년 그의 연희동 집을 공매에 넘겼는데,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 캠코)의 공매 대행으로 51억3700만 원에 낙찰된 바 있다.

#3. 2019년 마약 투약 혐의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그룹 동방신기 출신 박유천 씨의 자택도 세금 미납으로 감정가 38억6000만 원에 공매에 나왔으나 첫 입찰에서 유찰됐다.


전국을 떠들썩하게 한 거래들이 공매를 통해 이뤄지듯이 한 번도 안 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해본 사람은 없다는 매력적인 투자 ‘공매’는 무엇일까.
‘손품’ 팔아 돈 버는 공매의 매력
있어야 할 건 다 있는 온라인 화개장터 ‘온비드’
캠코에서 운영하는 ‘온비드’는 온라인 공공자산 처분 시스템이다. 온비드에서는 주택이나 토지 등 부동산에서부터 장신구까지 다양한 물품의 공매가 이뤄진다. 공매는 '국세징수법'에 의한 압류재산을 처분하거나 '형사소송법'에 있어서 압수물 중 보관하기 곤란한 물건을 매각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국가기관이 강제권한을 가지고 행하는 매매를 말한다. 또 공공기관의 재산 중 불용자산도 처분할 수 있다.
온비드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간의 공매 낙찰액은 총 24조3781억원에 달했다. 매년 13만~14만 건의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활발한 시장이 형성돼 있다. 온비드는 서비스 개시 이후 국내 유일의 공공자산 처분 플랫폼으로서 공공자산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처분할 수 있도록 조력자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왔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온비드는 누적 거래액 94조 원, 입찰참가자 236만 명을 돌파했다.
온비드 자체 집계에 따르면 최고 낙찰가를 기록한 물건은 제주시가 의뢰해 지난 2021년 12월 입찰을 시작한 화북상업지역 도시개발사업 체비지(주상복합, C1B-1L) 대지였다. 토지면적만 1만9432㎡에 달해 감정가 690억 원 규모, 낙찰가 2660억 원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물건 역시 토지였다. 전남 여수시 소라면 죽림리 공동A6 대지로 면적이 2만9201㎡였고 전남개발공사가 공고했다. 감정가가 341억6517만 원에 달했지만 582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1301억3697만 원의 천문학적 금액으로 최고 감정가를 기록한 물건은 충남 태안군 고남면 장곡리 123-1 외 196필지였다. 토지면적만 263만3095㎡ 규모로 충청남도개발공사가 공고했다.
지난해 특이한 물건이 거래된 사례도 눈에 띄었다. 유명 수입자동차 브랜드인 BMW 차량이 1522만 원에 낙찰됐다. 캠코 대전충남지역본부가 공고한 2011년식 이 물건은 최저 입찰가인 1000만 원보다 50% 높은 가격을 받았다. 경기도 연천군이 내놓은 2007년식 캠핑카는 최저 입찰가가 3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실제로는 831만5000원에 거래됐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감정가 3800만 원에 내놓은 시계는 4300만 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롤렉스의 값어치를 입증한 셈이다. 마치 당근마켓과 같이 10만 원 미만의 소소한 물건도 거래된다. 경북 김천경찰서가 공매 절차를 밟은 최저 입찰가 4만 원짜리 금 귀걸이는 8만 원에 팔렸다.
공공기관인 구미시설공단이 보유하고 있던 관상마와 서울지방경찰청 기마대에서 활약한 마필도 거래됐다. 관상마 구찌는 165만6000원에 낙찰됐고, 기마대 소속 더러브렛은 126만 원에 팔려 말을 사는 사람이 과연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마성의 매력 ‘공매’
공매는 경매보다 입찰경쟁률이 적어서 낮은 가격으로 물건 취득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경매는 법원에 직접 방문해 입찰에 참여해야 하는 반면 공매는 현장 입찰이 아니라 온비드를 통해 참여할 수 있어서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의 투잡에 안성맞춤이다.
특히 매각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되며 유찰이 될 때마다 일주일에 10% 정도씩 가격이 내려가고 매각 개시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60% 가격으로 싸게 낙찰 받을 수 있어 투자금을 아낄 수 있다. 당장 모든 투자금을 내는 것이 아니고 최장 40일의 기간 동안 지연이자 없이 납부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수수료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은 덤이다.
물건에 대한 신뢰성도 빼놓을 수 없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 공개 매각을 캠코에서 진행해 허위 매물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
전국 공공기관의 자산 처분 공매 공고와 물건 정보를 인터넷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24시간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물건을 놓고 가장 효율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는 점도 좋다.

캠코, 다양한 서비스로 ‘친절한 온비드’ 지향
캠코는 PC 홈페이지와 모바일을 통해 사용자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매수 희망자인 일반 회원에게는 공매 정보 조회 및 전자입찰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매공고 및 입찰물건정보 열람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전자입찰 서비스 △입찰 결과 및 각종 입찰 통계 자료 열람 △전자계약 체결 및 전자계약서의 보관·관리 △인터넷 등기 대행 연계 서비스 등이 원스톱으로 제공된다.
개인 맞춤형 정보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관심 있는 정보를 스크랩해 뒀다가 다시 볼 수 있는 관심물건·관심공고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주 찾는 검색 조건’을 미리 설정해 둘 수 있는 맞춤물건·맞춤공고 서비스도 진행한다.
‘손품’ 팔아 돈 버는 공매의 매력
내 손안의 재테크 세상 ‘온비드’ 이용 방법은
온비드는 일반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를 통해 상세 매뉴얼을 게시해 두고 있다.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스마트폰으로도 손쉽게 이용 가능하다. 국가가 공인한 물건을 마치 중고거래 앱처럼 간단히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획기적이다.
온비드를 통해 모바일로 공매 물건에 대한 실시간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일단 앱을 설치해야 한다. 자신의 스마트폰 환경에 맞는 앱 장터에 들어가서 ‘스마트 온비드’를 검색하면 된다. 설치가 끝났다면 소정의 절차에 따라 회원가입을 한다.
이후 스마트 온비드 메뉴를 살펴보면 테마물건, 관심물건, 50% 체감물건 등 다양한 메뉴가 나오고 물건 랭킹도 표시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자동차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차량 관련 물건 상태, 가격 등의 정보를 편하게 볼 수 있다.
50% 체감물건 코너는 그야말로 반값 장터다. 최초 공매가에서 계속 유찰이 되면 최대 50%까지 가격이 체감되기 때문이다. 물건 검색으로 들어가서 종류별, 기간별로 조회할 수도 있다.
본인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별 검색도 가능해서 그야말로 재테크의 신세계가 열리는 셈이다. 지도 검색 메뉴에서 특정 지역을 선택하면 해당 관할의 공매 물건들이 표시된다. 물건별로 상세 정보도 볼 수 있다.
실제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공인인증서를 등록하고 입찰서 작성-보증금 납부-입찰 결과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치면 된다. 관련 유튜브 채널에서 정보를 얻거나 블로그 등을 참조하면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