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위험자산 투자 열풍에 빛을 보지 못했던 금, 달러, 원자재, 대체투자의 몸값이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 회수가 이뤄지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의 정상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와 같은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자산 시장의 최대 변곡점을 지나는 시기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다만 특정 자산에 집중하는 방식의 투자는 지양하고, 인플레를 적극 방어할 수 있는 자산들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플레 자산으로 지목된 금, 달러, 원자재, 대체투자에 대한 활용 팁을 알아본다.
[Big Story] 꼭 주목해야 할 인플레 자산 '빅 4'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우려 등 자산 시장을 둘러싼 다양한 악재들이 잇따라 터지자 인플레이션을 방어할 수 있는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주식과 채권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반면,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달러, 원자재 등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위험자산과 상관관계 낮아…인플레 방어 수단 효과적
전문가들은 인플레 자산이 위험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위험자산 가격이 떨어져도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지 않아 하락 방어가 가능하다는 면에서 강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금 자산의 경우 국내 금 가격에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반영되기 때문에 달러화 자산에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국내 금 가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 자산도 변동성을 헤지할 수 있어 분산투자 관점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경기가 나빠지게 되면 원화 대비 달러는 강세가 될 수 있어서 달러의 활용 가치가 높다. 전통적으로 원자재는 인플레 환경을 방어하는 헤지 수단으로 꼽혀 왔다. 물가 상승이 가팔랐던 시기마다 실물자산인 원자재의 자산 가치가 올랐던 만큼, 화폐 가치가 내려갈 때 자산 방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 부동산과 인프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대체투자 상품도 물가 상승 시기에 유효한 인플레 헤지 자산이다. 특히 리츠 등은 금융 상품으로 개발돼 있지만 화폐성 자산이 아니라 재화의 특성을 갖고 있다.

인플레 자산 투자 활용 팁 주목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플레 자산들을 활용한 투자 팁으로 금융상품을 활용했다. 먼저 금과 관련된 투자 방법은 KRX금시장을 활용하거나 금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거래를 추천했다. 금 실물이나 금 계좌를 통한 매매는 부가가치세 등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달러의 경우 역외펀드, 달러 표시 해외채권, 달러보험 상품을 활용할 수 있다. 역외펀드는 안정적인 채권형부터 공격적인 주식형까지 달러를 활용하는 글로벌 투자 가능하다. 달러 표시 해외채권은 달러예금 대비 높은 금리를 추구한다.

원자재는 수요와 공급 원칙을 따져서 투자해야 한다. 원자재 투자를 하고 있는데 공급이 부족해 가격이 올랐다면, 공급이 늘어날 조짐이 보일 때 비중을 서서히 줄여야 한다. 해외 부동산은 공모형 펀드와 리츠를 활용할 수 있다. 대체투자는 주식보다 유동성이 더 떨어질 수 있어서 장기 투자가 필수적이다.

공모 리츠는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지만 부동산 자산이기도 하다. 따라서 롱텀 투자를 하는 상품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인플레 자산들에 투자할 때는 인플레 리스크에 항상 유의해야 한다. 인플레는 상품 물가가 꾸준히 오르는 반면 현금 가치는 하락하는 현상이 있는 만큼 변동성을 줄이고 포트폴리오 다각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글 이미경 기자 | 사진 서범세·김기남·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