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편집자 주최근 화제가 된 기업인의 뉴스 데이터를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기업인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짚어본다.
![[CEO & BIGDATA]홍원식 회장의 빛바랜 사과?…남양유업, 경영 정상화 ‘요원’](https://img.hankyung.com/photo/202204/01.29765763.1.jpg)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지난해 4월 회사를 둘러싼 거듭된 논란에 눈물을 흘리며 국민들에게 약속했던 자성의 표현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올해 4월까지도 남양유업 안팎의 잡음이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 오너인 홍 회장이 직접 대중 앞에 나서 “이 모든 것의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약속을 내놨지만, 최근까지도 회장직을 유지하며 매각 논란을 빚으면서 1년 전 약속은 빛이 바랬다. 잇딴 잡음의 근본 원인은 최종 결정권자인 홍 회장의 독단적인 경영 스타일에서 비롯됐다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창업주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홍 회장이 남양유업에 몸담은 지 46년 차. 경영 정상화로 가기 위해 풀어야 할 실타래는 더욱 꼬여만 간다. 최근 3개월간 홍 회장과 남양유업이 언급된 뉴스 데이터 500건에서 추출한 주요 키워드를 짚어본다.
#불가리스 사태1년 전 식품 업계와 낙농 업계를 크게 뒤흔들었던 불가리스 사태는 해를 넘긴 지금까지도 남양유업의 꼬리표로 따라다니는 주요 키워드다. 지난해 4월 남양유업은 자사 불가리스 제품에서 코로나19를 77.8% 감소시키는 항바이러스 효과가 발견됐다는 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해당 내용을 심포지엄에서 발표했다. 이 발표로 당시 남양유업 주가는 8%가량 올랐다. 하지만 얼마 뒤 해당 내용이 제대로 된 임상시험에 따라 검증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남양유업 공장에 우유를 납품하는 낙농가와 제품을 유통하는 대리점이 큰 타격을 입었다. 홍 회장은 당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논란을 진압하기 위해 대중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또 “살을 깎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남양을 만들어 갈 우리 직원들을 다시 한 번 믿어주시고 성원해주시기 바란다”며 경영 혁신을 약속했다.
#한앤컴퍼니 #주식매매계약 #소송전 #법적 분쟁홍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지 3주께 되던 지난해 5월 말, 남양유업이 한앤컴퍼니로 매각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하지만 9월 한앤컴퍼니와 체결한 주식매매계약 해제를 통보하면서 양사의 법적 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홍 회장의 주도 아래 빠르게 경영권 매각을 추진했으나, 시장에서 헐값 매각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데다 주가 상승, 불가리스 사태 과징금 경감 등 호재가 잇따른 것이 홍 회장의 변심에 영향을 끼쳤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결국 남양유업 경영권 매각 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면서 회사 경영이 정상 궤도에 오르는 시기가 점점 늦춰지는 모습이다.
#대유위니아그룹 #대유홀딩스 #MOU한앤컴퍼니와의 경영권 매각 계약이 어그러지면서 홍 회장 측은 대유위니아그룹을 새로운 우군으로 데려왔다.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이 마무리되면 회사 지분을 대유위니아그룹에 넘기는 방향으로 상호협력 이행협약(MOU)을 맺은 것. 하지만 법원은 한앤컴퍼니와 법적 분쟁이 끝나지 않은 홍 회장 측이 이 협약을 이행하는 것을 금지했고, 대유위니아그룹도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로써 남양유업의 제3자 매각도 물거품이 된 셈이다. 대유위니아그룹은 홍 회장 측에 협약 결렬의 책임이 있는 만큼 320억 원의 계약금을 되돌려받겠다는 입장이라 또 다른 소송 리스크가 불가피해졌다.
#임직원 #경영 정상화경영권 매각 분쟁 외에도 남양유업의 크고 작은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남양유업 임직원이 자사 주식으로 단기 매매 차익을 챙겼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됐다. 1년 전 홍 회장의 약속과 달리 긴 시간 동안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사내 준법경영 체계가 회복 불능에 빠진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오너 일가의 경영 쇄신 의지에 대한 의구심도 날로 짙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778억5369만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2년째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홍 회장은 16억1900만 원의 보수를 받으며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장남 홍진석 상무가 업무에 복귀하고 차남 홍범석 외식사업본부장이 승진한 것을 두고,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이 무색하다는 반응이 회자된다.
글 정초원 기자│사진 한국경제DB
.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