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우리은행이 자산관리그룹에서 연금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사업영역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자산관리그룹에서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연금사업 역량에 모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 2월부터 자산관리그룹의 조영수 부행장을 한경 머니가 만나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WM 리더] 조영수 우리은행 부행장 “자산관리, 디지털·연금에 ‘총력’…시장 선도할 것”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이 연금과 디지털을 중심으로 환골탈태하고 있다. 올 초 우리은행은 자산관리그룹 내 연금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에 나섰다. 연금사업부가 자산관리그룹으로 들어오면서 인원도 크게 늘렸다. 올해 자산관리그룹의 사업 목표는 퇴직연금 사업 확대와 플랫폼 비즈(Biz) 경쟁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최근 퇴직연금이 296조 시장으로 급성장하면서 금융 회사들 전반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우리은행도 자산관리그룹 내 연금 분야를 키우는 데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조영수 부행장은 “기존에는 자산관리그룹과 퇴직연금 분야가 분리돼 있었지만 올해부터 연금사업본부가 자산관리그룹으로 승격됐다”며 “앞으로 연금사업 역량을 제고하는 데 모든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은행이 가지고 있는 기업금융의 강점을 활용해 연금 시장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 부행장은 “현재 급성장한 사적연금 시장에 은행, 보험, 증권 등이 다같이 뛰어들어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확정급여(DB)형 중심 영업에서 개인형퇴직연금(IRP)으로의 집중적인 영업 추진과 체계적인 확정기여(DC)형 연금의 고객 관리로 영업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 회사들이 퇴직연금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향후 은행의 승패가 결정될 수 있는 만큼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또한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은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 목표도 제시했다.

우선 초개인화 자산관리 플랫폼 강화와 프라이빗뱅킹(PB) 고객 맞춤 옴니채널 구현, VG 2.0 연계채널 플랫폼 고도화를 목표로 세웠다. 조 부행장은 “비대면화 진전에 따라 은행의 고객 관리는 전통적 방식의 관계 관리에서 플랫폼을 통한 유입 관리로 변화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자산관리그룹 내에 비대면 자산관리 채널 운영을 위한 별도의 조직을 신설하고 플랫폼 비즈 경쟁력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WM 리더] 조영수 우리은행 부행장 “자산관리, 디지털·연금에 ‘총력’…시장 선도할 것”
다음은 조영수 부행장과의 일문일답.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의 특징은.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그룹은 크게 사업을 담당하는 자산관리그룹과 투자 전략 및 상품 전략을 결정하는 투자상품전략그룹이 나뉘어 각각의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자산관리그룹은 자산관리 특화 채널과 전문 영업 인력인 프라이빗뱅커(PB)들을 관리하며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과 영업 인력들의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업계에서 유명하면서도 실력 있는 부동산과 세무 전문가들로 구성된 컨설팅센터를 운영하며 고객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산관리 플랫폼 조직을 통해선 비대면 자산관리 고객들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다. 투자상품전략그룹은 고객 관점의 일원화된 시장 전망을 제공하고,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를 위한 전략 수립과 그에 따른 다양한 상품 라인업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고액자산가 고객의 투자 성과를 제고하는 한편, 타행 대비 우수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략 방향은.
“올해 초 도입한 TTS(Text to Speech) 시스템을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실행 이후 크게 늘어난 제휴 상품의 판매 시간을 단축했다. 동시에 인공지능(AI)을 통한 불완전판매를 원천적으로 방지해 직원들이 자산관리 영업을 안전하고 자신감 있게 추진하고 있다. 전문 인력인 PB가 할 수 있는 영역과는 별도로 기본적인 자산관리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산관리그룹 수장으로서 향후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할 계획인가.
“대면 방식으로는 특화 채널 중심으로 고액자산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우수 전문 인력을 복수로 배치하고,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기업 오너 자산관리 등 전문 서비스 운영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개점한 TCE시그니처센터에는 대한민국 최상위급 전문 PB를 다수 배치해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수준 높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지속적으로 자산관리 특화 채널만의 상품 라인업과 품격 있는 특화 서비스를 공급해 우리은행 특화 채널들이 은행권 최고의 PB센터로 거듭나도록 지원하고 육성할 계획이다.”

비대면 방식으로는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
“비대면화 진전에 따라 은행의 고객 관리는 전통적 방식의 관계 관리에서 플랫폼을 통한 유입 관리로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비대면 선호 트렌드에 더해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시대는 가속화되고 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 부문도 비대면 상담과 고객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해 말 ‘WON컨시어지 PB서비스’를 시행했고,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자산관리그룹 내에 비대면 자산관리 채널 운영을 위한 데브옵스(DevOps) 조직을 별도 부서로 신설했고 플랫폼 비즈 경쟁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자산관리 시장 트렌드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고액자산가들의 투자 대상이 다양해지고, 빅테크사의 금융서비스 진출 등으로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상품 판매 중심의 현재 자산관리(WM) 관행은 자산 배분을 통한 포트폴리오 관리 중심으로 바뀔 것이다. 이로써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에서는 대면 전문 상담을 선호하는 고액자산가를 위해 자산관리 서비스의 고도화를 지속 추진해야 한다. 동시에 AI, 빅데이터 등에 기반을 둔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 진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의 WM 사업도 전통 수수료 기반 모델에서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변화를 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핀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 가속화에 대비해 유기적인 협력 및 결합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이 개선되어야할 부분이 있다면.
“퇴직연금 시장은 적립금 관리에 따른 수수료 수익의 증대가 기대될 뿐 아니라 고령화사회로 접어든 은퇴자들을 장기 주거래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금융 회사에 중요한 분야라고 본다. 퇴직연금 시장 규모는 특히 DC와 IRP가 성장을 주도하며 연평균 13.5% 성장하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4대 은행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퇴직연금 조직 인력은 경쟁사들이 평균 120명 수준인 데 반해, 우리은행은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한다.”

-올해 목표가 있다면.
“올해 신설된 연금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연금 마케팅을 강화하며, 연금 사업 역량을 제고하고자 힘쓸 계획이다. 특히 DB 중심의 연금 상품 포트폴리오에서 탈피하고 시장 동향, 손익률 등을 감안해 DC 및 IRP 중심의 성장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앞으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선도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


조영수 부행장은…
2022년 02월 ~ 현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
전)우리은행 강동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전)우리은행 구로금천영업본부 영업본부장
전)우리은행 강남대로금융센터 금융센터장
전)우리은행 도곡스위트지점 지점장
전)우리은행 분당시범단지지점 지점장
전)우리은행 서빙고동지점 지점장
[WM 리더] 조영수 우리은행 부행장 “자산관리, 디지털·연금에 ‘총력’…시장 선도할 것”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