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편집자 주
최근 화제가 된 기업인의 뉴스 데이터를 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를 활용해 분석한 뒤, 해당 기업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키워드를 짚어본다.
[CEO&BIGDATA] 정태영 부회장, SNS 소통이 '양날의 검' 될까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국내 재계 인사 중에서도 손꼽히는 ‘슈퍼 인플루언서’다. 금융사를 진두지휘하는 기업 오너의 자리에 앉아 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중과의 거리감을 줄였다는 평을 받는다.

실제로 정 부회장의 SNS 활동은 최고경영자(CEO) 특유의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데 큰 몫을 했다. 그가 오너 마케팅, 문화예술 경영의 귀재라는 인식이 퍼진 데도 SNS를 통한 소통 행보가 영향을 끼쳤다.

대중 소통 능력을 갖춘 ‘크리에이터형 CEO’로 불리는 정 부회장이지만 각종 논란에 휩싸이는 것만큼은 피하지 못했다. 가장 최근 불거진 논란은 다름 아닌 그의 SNS 채널로부터 촉발됐다. 현대카드가 아닌 타사 카드를 쓰는 사람들을 ‘비문명인’으로 규정하는 듯한 그의 글이 소비자들의 반감을 일으킨 것. 기업 오너의 SNS 활동이 ‘양날이 검’이 되는 사례를 정 부회장도 피하지 못한 셈이다.

정 부회장과 친동생들의 법정 다툼도 재계를 시끄럽게 했던 이슈 중 하나다. 최근에는 부모상 방명록 공개를 둘러싸고 소송전을 벌였는데, 소송 1심에서 패소하자 곧바로 항소해 세간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법정 다툼’, ‘장례식 방명록 명단’ 등 형제간 다툼과 관련된 내용이 최근 정 부회장을 둘러싼 빅데이터 키워드 중 큰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 3개월간 정 부회장이 언급된 뉴스 데이터 500건에서 추출한 주요 키워드를 짚어본다.
#현대카드 #페이스북
정 부회장은 5월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임에서 가끔 지인이 현대카드가 아닌 타사 카드를 쓰는 안타까운 경우를 발견하는데”라면서 “내가 모든 사람들을 위기에서 구해줄 수도 없고 내 주위에 다 문명인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니까”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을 접한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신용카드의 종류에 따라 문명인과 비문명인으로 나누는 듯한 시각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에 정 부회장은 “제 표현이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했나보다. 조크(joke)는 조크로 받아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설마 제가 진지하게 카드로 문명·비문명을 나누겠나. 그리고 저와 친한 지인들이 현대카드를 안 쓰고 있는 경우에는 이런 농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런 해명에도 특정 카드사 오너의 발언을 ‘단순한 조크’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응이 나왔다.
#폭락 사태 #테라USD #UST
정 부회장의 SNS 발언은 비단 일상적인 내용에만 그치지 않는다. 각종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는 사례가 왕왕 나왔다. 최근에는 국산 코인 루나와 테라가 폭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충격을 준 것과 관련해 경고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구조를 모르기에 조심스러우나 투자 수익 또는 쉬운 말로 예치이자 20%가 어떤 뜻인가 하면 전 세계의 금융 산업이 재편돼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투자 펀드도 이런 약속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톱 플레이어의 수익률이 몇조 원 한정 자산 내에서 비용을 제외하고 10∼15% 정도지만 이것도 약속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친동생들 #법정 다툼 #장례식 방명록 명단
친동생들과의 법정 다툼 이슈도 정 부회장의 뉴스 빅데이터 키워드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4월 5일에는 친동생 2명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정 부회장이 패소한 것이 이슈로 불거졌다. 소송 사유는 다름 아닌 부모님 장례식의 방명록 명단을 공개하라는 것. 재벌가에서 경영권이나 지분 다툼이 아닌 ‘장례식 방명록’ 공개를 두고 법정 싸움을 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시각이 잇따랐다. 정 부회장의 형제간 갈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수면 위로 드러났다. 2019년에는 동생 중 한 명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정 부회장이 위법과 편법으로 물려받은 회사 지분을 늘렸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또 2020년에는 정 부회장이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가 남긴 상속재산 중 2억 원가량을 돌려달라며 유류분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금융권 연봉킹으로 꼽히는 정 부회장이 2억 원을 받기 위해 소송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 의아하다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소송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연봉킹 #금융 3사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9억 원의 보수를 받아 금융권 전체 연봉킹에 등극했다. 그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현대커머셜 등 현대차그룹 금융 3사에서 보수를 받았다. 현대카드에서 16억7800만 원, 현대커머셜에서 15억2500만 원을 받았으며, 현대캐피탈에서는 퇴직금 44억600만 원을 포함한 76억8900만 원을 보수로 챙겼다.

글 정초원 기자│사진 한국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