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산업 '급부상'...전 세계 선점 경쟁 치열
클라우드 산업이 만개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앞당겨진 비대면 환경 속에서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우드 산업은 기업에 있어서는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할당하고 신속한 업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 플랫폼으로, 또 보다 안전하게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인프라로 부상했다. 국내뿐 아니라 많은 글로벌 기업이 ‘클라우드 퍼스트 전략’을 주창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0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매출은 3120억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24.1% 성장했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세일즈포스트닷컴, 구글, 오라클 매출 합계는 전체 시장의 38%를 점유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만난 클라우드, 새 메가 산업으로 융합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형 인프라스트럭처(IaaS) 시장은 2020년 643억 달러를 돌파했다. 2019년 달성한 457억 달러 대비 무려 40.7% 고성장이다. 미국 아마존이 IaaS 시장 1위를 점유했고 뒤이어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구글, 화웨이 등이 맹추격 중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 가장 큰 성장을 기록한 분야를 꼽으라면 바로 IaaS다. 데이터 주권, 자유로운 업무 이동성, 네트워크 지연 시간 해결을 위한 기업 수요가 기하급수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핀테크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핀테크 인프라를 보다 강력하고 유연하게 만드는 소구로 작용한다.

그렇다면 실제 클라우드가 핀테크 등 다른 산업에 어떤 기술로 내재화되고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자. 우선, 셀프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도입 확대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은 원격 셀프 업무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재택업무 등이 일상화하면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안 기능 취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 보호나 보안 취약점을 최소화해준다. 핀테크 서비스 제공 기업이 신기술을 도입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보안이다. 재택 등 원격업무를 쉽게 해주면서도 강력한 보안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도입이 늘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 관리에도 강점이 있다. 예를 들어 금융사가 고객 본인 확인 절차부터 계좌 관리, 소비습관 분석 등 빅데이터 습득과 운용이 필수인 마이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하면 대량의 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저장할 수 있고 언제든 접근이 가능하다. 이에 더해 확장성과 유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핀테크 기업은 단시일 내에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있는 무궁한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불필요한 장벽을 두거나 필요하지 않는 곳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회사는 순식간에 공중분해될 수 있다. 따라서 사업 초기 효율적인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수이며 클라우드 기술은 사내 기술 인프라스트럭처를 절약하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확장할 수 있는 민첩성을 제공한다.

클라우드 핵심을 정의한다면 ‘신속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해 사업자가 새로운 상품을 더욱 신속하게 출시하고 새로운 트렌드, 시장 수요에 맞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산업 '급부상'...전 세계 선점 경쟁 치열
클라우드 전쟁 본격화…표준화·기술 선점 치열

최근 클라우드 도입이 크게 늘면서 표준화와 기술 선점을 위한 보이지 않는 전쟁이 시작됐다. 한국도 LGCNS를 비롯, 유수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이 등장하면서 금융권부터 도입이 급증세다. 클라우드 규제 완화와 함께 다양한 분야에 클라우드 도입이 한창이다.

한국은 지난 2015년 3월,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같은 해 클라우드 컴퓨팅을 위한 1차 기본계획을 계기로 공공 부문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을 통해 민간 클라우드 이용을 늘리고 있다.

IDC에 따르면 2020년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은 전년 대비 25.1% 성장한 1조9548억 원에 달했다. 클라우드 환경에 도입되는 정보기술(IT) 인프라스트럭처 시장이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GR) 15%, 2025년에는 2조2189억 원의 매출 규모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 산업 '급부상'...전 세계 선점 경쟁 치열
올해 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클라우드 규제 개선 방향을 발표했다. 풀뿌리 규제로 손꼽혔던 망분리 규제도 대거 풀기로 하는 등 클라우드를 전 생활 영역으로 확산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미국은 새로운 전략인 ‘클라우드 스마트’ 전환을 공식화했다. 세계 클라우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은 민간 기업이 정부와의 유대관계를 공고히 하며 더욱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클라우드 도입 가이드라인을 완성하기도 했다. 매킨지에 따르면 클라우드 혁명이 시작된 지 약 15년만에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은 클라우드를 도입해 1조 달러가 넘는 가치 창출에 성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도 지난해 5월, 2025년까지 5세대(5G) 통신망과 전기자동차 충전소 등 차세대 인프라스트럭처를 구축하기 위해 민관 합동으로 10조 위안(약 185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외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클라우드를 내재화하는 것이 목표다. 중국 기업의 클라우드 도입과 관련한 지출 금액은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72억 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 증가했다.

중국도 대표적인 클라우드 빅테크들이 포진해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시장에서 38.3%의 점유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연간 매출 성장률 33.3%를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화웨이 클라우드도 17% 내수 시장 점유율로 급성장하고 있고 텐센트, 바이두 등 대형 기업도 10% 내외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과의 경쟁을 촉발했다.

영국은 2011년 3월, 정부 클라우드 전략을 수립하고 전문 계약 제도인 ‘G-클라우드 프레임워크’를 2013년 신설했으며, 일본은 대기업을 포함한 상당수 기업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18년 일본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 규모는 1조9000억 엔으로 2017년 대비 22.7% 증가했다. 특히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 규모가 약 2조8000억 엔으로 급성장을 예고했다.

글 길재식 전자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