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긴축과 인플레이션이 전방위적으로 세계 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유동성 랠리가 끝나면서 부채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과 부의 재분배가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는 등 시장의 변혁기가 도래한 현시점에서 실물자산에 주목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을 만나 실물자산 투자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
[Special]“인플레 시기 실물자산 상승 압력…투자 적기”
“시장의 변혁기가 도래하는 시기에는 획일화를 탈피한 자산이 주목받는다.”

전균 삼성증권 수석 전문위원은 “지금의 경제 상황은 기업의 구조조정을 가속화하거나 자원의 재분배를 유발하는 최적의 타이밍”이라며 “전통적 자산보다는 대체자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면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표준화된 상품이 아닌 시장 상황을 그때그때 반영할 수 있는 자산들이 주목을 받게 된다. 전 위원은 지금이 시장의 최대 변혁기를 맞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유동성이 대거 풀렸고, 부채는 급격하게 늘었다. 그런 가운데 인플레를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 위원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시장 상황이 과거에는 볼 수 없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인플레 상황만 해도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과거엔 신성장 시대에 선진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수요 견인 인플레였다면 지금은 공급망이 붕괴된 상황에서 인플레 상황에 직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동성 긴축은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데 결국 그동안 급속도로 늘어난 부채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의 재분배가 나타날 수 있는 최적의 타이밍인 셈이다. 이는 전통적 자산인 주식과 채권 시장에 대한 매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로 지목된다. 국내 대표적 연기금인 국민연금도 주식과 채권 투자 비중을 줄이고 대체투자를 늘려 가고 있다.

전 위원은 앞으로도 전통적 자산인 주식이나 채권에서 얻을 수 있는 기대수익이 낮아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상관관계가 낮은 대체자산에 대한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 시기에 실물자산 가격은 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투자 기간이 길고 환금성이 낮은 특성이 있다는 점에서 투자 시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pecial]“인플레 시기 실물자산 상승 압력…투자 적기”
다음은 전 수석 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최근 전통적 자산(주식, 채권)들의 투자 매력이 낮아지면서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관련 시장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나.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 때문에 주식과 채권은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인다. 따라서 실물자산이나 에너지와 같은 원자재에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금의 경우엔 실물자산이지만 긴축 흐름과 달러화 강세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후변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작황이 부진한 농산물이나 중국의 봉쇄조치 여파로 생산을 못한 산업구리와 산업금속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그나마 주식에서도 성과가 좋은 분야는 에너지 업종이고 기술주와 소매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투자자들도 실물자산 원자재를 편입한 상장지수펀드(ETF)에 관심 높다. 주식 전반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원자재, 금, 리츠, 인프라 ETF는 여전히 강세다.”

대체자산 중 원자재는 어떻게 투자하나.
“일반 투자자들이 산업금속에 투자하려면 ETF나 상장지수채권(ETN)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같은 상품을 많이 쓰는데 원자재 시장은 기초자산 전반으로 가격 변동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위험 부담이 크다.

특히 레버리지나 인버스와 같은 상품은 일별 수익률이 2배, 마이너스도 2배로 움직이다 보니 가급적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는 등 투자시 주의해야 한다. 대체자산 관련 기업들을 모아놓은 ETF는 국내에서 상장됐기 때문에 그런 상품들을 주목한다면 좋을 것 같다.”

물가가 많이 오르면서 농산물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농산물 투자에 대해선 어떻게 보는가.
“농산물 같은 경우는 현재 굉장히 수요가 많아지고 전쟁 등의 이슈들 때문에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단순히 러·우 전쟁뿐 아니라 구조적인 변화에 따른 영향이 더 주목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 인도네시아는 팜유 수출을 금지했고, 인도는 밀수출을 제한했다. 미국 서부 지역은 3년간 라니냐가 지속되면서 남반부는 덥고 북반구는 추운 이상기온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전 세계적인 이상기후로 농산물 작황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농산물은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농산물 관련 ETF나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거나 수출하는 기업들에 대한 ETF에 주목해야 한다.”

대체자산 투자가 유용하다고 보는 이유는.
“대체자산이 커지게 된 계기가 2008년 금융위기에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때 주식, 채권, 유가 등 금융 시장의 변동성이 폭발적일 때 파생상품이 크게 활용됐다. 파생상품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 변동성이나 위험을 조절하는 헤지 기능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대체자산 투자에 있어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대체자산은 경기 불확실성 국면에서 대안으로 꼽히고 있지만 전통적 자산에 비해 투자 기간도 길고 환금성도 낮다. 게다가 가격 변동성도 높다. 예컨대 미국의 목재선물이 거래되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목재를 자를 인부나 트럭이 없어서 목재선물 가격이 1700달러에서 600달러로 떨어졌다.

대체자산은 수급이나 공급 요인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상당히 높다. 일반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정보가 부족한 것도 투자를 어렵게 하는 부분이 있다. 상대적으로 시장에 상장돼 있는 리츠나 ETF, ETN과 같은 환금성이 있는 상품들에 주목하는 것들이 좀 더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리할 것 같다. 국내 투자자들은 나스닥100 선물과 같은 해외 선물 투자를 많이 한다. 그러나 해외 파생상품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의해야 한다.”

대체자산을 투자할 때 체크포인트는.
“경기가 불안할 때는 전통적 자산보다는 대체자산을 선호하기 때문에 투자 시기가 적절한지에 대해 살펴야 한다. 또 이 시장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해야 한다. 무엇보다 자산 가격, 유가, 경제 흐름 등 산업 흐름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투자에 앞서 위험과 수익을 사전에 가늠할 수 있어야 하고 수익이 높지만 본인에게 맞는 상품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전균 수석연구위원은
1996년 교보증권 입사
1999년 동양종합금융증권 입사
2002년 삼성증권 입사
2013년~현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