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의 바텐더에게 여름과 어울리는 최적의 술을 물었다. 페르노리카 코리아 앰배서더 정성현
- 여름과 어울리는 술을 추천한다면.
“‘말피’라는 진(gin)과 와인 베이스 리큐르인 ‘릴레’를 추천한다. 우선 진은 먼 옛날에는 해열제로 사용했을 만큼 몸에 열을 내려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지녔다. 그중 말피는 이탈리아 남부 아말피 지역의 레몬을 넣어 시트러스 풍미가 압권이다. 여름과 어울리는 상큼한 맛이랄까. 반면 릴레는 프랑스 보로도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다양한 과일과 ‘키나나무(cinchona)’ 껍질을 첨가했다. 새콤달콤한 맛으로 여름에 가볍게 즐기기 좋다.”
- 말피와 릴레를 활용한 칵테일을 추천해 달라.
“말피는 진토닉이 가장 잘 어울릴 듯하다. 만약 토닉워터의 단맛이 싫다면, 탄산수와 토닉워터를 1:1 비율로 따라도 좋다. 릴레는 과일과 궁합이 좋은 편이다. 냉장고에 있는 어떤 과일을 넣어도 맛있다. 개인적으로는 제철 과일을 활용하는데, 요즘 같은 여름엔 수박이나 복숭아, 청포도를 넣으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얼음을 채운 와인글라스에 릴레를 따르고 과일을 툭툭 썰어 넣기만 하면 된다.”
-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초간단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한다면.
“소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소개한다. 요즘 커피 머신을 갖고 있는 가정이 많지 않나. 텀블러에 얼음을 가득 채우고 소주 한 컵과 커피, 설탕 한 스푼을 넣고 강하게 흔들어주면 아주 맛있는 ‘에스프레소 마티니’를 만들 수 있다. 또한 집에 막걸리가 있다면 요거트와 코코넛 음료를 타서 마셔도 맛있다.” 르챔버 바텐더 차다해
- 르챔버는 칵테일로 유명하다. 그중 여름과 어울리는 칵테일이 있다면.
“열대지방의 느낌을 담은 ‘티키 스타일’의 칵테일을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마이타이’를 르챔버만의 스타일로 변형해 만든 ‘티키-타카’라는 칵테일이다. 럼을 베이스로 파인애플, 라임 등의 과일 주스와 홍차에 향신료를 블렌딩한 ‘카마 차이 수트라’ 차(茶)를 넣었다. 새콤달콤 트로피컬한 맛이 여름과 아주 잘 어울린다.”
- 여름 더위를 한 방에 날릴 만한 술을 추천해 달라.
“개인적으로 여름엔 럼을 많이 마신다. ‘해적의 술’이자 여름하면 생각나는 칵테일 ‘모히토’의 베이스가 되는 술이기도 하다. 사탕수수에서 비롯한, 달콤한 맛이 더위를 싹 잊게 만드는데 ‘캡틴 모건’을 특히 좋아한다. 사탕수수로만 만드는 일반 럼과 달리 향신료와 허브를 인퓨징해 바닐라와 시나몬, 초콜릿 등의 향이 은은하게 퍼진다. 얼음을 넣어 온더록스로 즐겨도 될 만큼 풍미가 압권이다. 알코올 도수가 부담스럽다면 콜라와 얼음을 넣어 마셔도 좋다.”
- 집에서 만들 수 있는, 간편한 여름 칵테일이 있을까.
“요즘은 편의점에서도 쉽게 진을 살 수 있다. 나만의 진토닉 레시피라면 깻잎이나 고수, 미나리, 쑥갓 등을 활용하는 것.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얼음을 채운 글라스에 진과 토닉워터를 1:3 비율로 따른 뒤, 앞서 말한 채소를 넣으면 끝. 이때 채소의 향이 풍부해지도록 손으로 몇 번 두드려주는 것이 좋다.” JW 메리어트 호텔 서울 모보바 바텐더 김종현
- 모보바가 여름과 잘 어울리는 이유가 있다면.
“모보바는 도심 속 야외 정원 같은 공간이다. 야외 테라스와 전면 유리로 된 실내에서 푸른 하늘과 따사로운 햇살, 초록 빛 정원을 만끽할 수 있다. 또 바(bar) 내에 위치한 그린하우스에서 직접 재배한 허브로 칵테일을 만든다는 것도 다른 바와의 차별점이다.”
- 그중 여름과 가장 잘 어울리는 칵테일은.
“이름부터 시원한 ‘써머 스프리츠’를 추천한다. 럼의 달큰한 향과 타라곤(tarragon)이라는 허브의 스파이시한 향이 어울렸다. 청량한 배와 멜론, 레몬의 풍미를 품고 있어 상큼할 뿐 아니라, 가니시로 오이를 사용해 보기에도 시원해 보인다.”
-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술을 추천한다면.
“모보바는 모던(modern)과 보타니컬(botanical)의 앞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우리 바와도 잘 어울리는 ‘보타니스트’라는 진을 추천한다. 위스키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아일레이 지역의 진인데, 식물학자들이 직접 손으로 딴 22가지의 허브와 약초로 만든다. 우리나라 송절주처럼 알싸한 약초 향이 여름과 잘 어울릴 듯하다.”
- 보타니스트를 활용한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한다면.
“스페인에서는 진토닉을 와인 잔에 넣어 마신다. 진과 토닉워터 외에 레몬이나 라임, 자몽 같은 시트러스 계열의 과일과 로즈마리나 민트 등의 허브를 넣어 마신다. 재료에 국한 없이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넣어 펀치 칵테일처럼 마시면 색다르게 즐길 수 있다.” 앨리스 청담 바텐더 박용우
- 올여름, 앨리스 청담만의 차별점은.
“앨리스 청담은 시즌별로 각기 다른 웰컴 드링크를 준비한다. 요즘엔 슬러시 칵테일을 선보이는데, 고객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
- 여름과 어울리는 술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위스키는 가을, 겨울과 어울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글렌피딕 21년 그랑 레제르바’는 럼을 담았던 오크통에서 추가 숙성해 여름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기분 좋은 달콤한 맛이 난달까. 스트레스를 받을 때 초콜릿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듯, 무더위로 지친 여름 밤, 이 술을 마시면 엔도르핀이 싹 도는 느낌이 든다.”
- 위스키를 활용한 칵테일도 있을까.
“고연산의 위스키인 만큼 니트나 온더록스로 즐기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특별한 ‘맛’을 찾는다면 주스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글라스에 잘게 부순 얼음을 가득 채운 후 위스키 30ml와 망고주스 혹은 오렌지주스를 넣으면 끝. 이때 주스는 직접 과일을 갈아 만들면 더 좋다.”
- 나만의 여름 칵테일이 있다면.
“여름 하면 ‘모히토’ 아닐까. 모히토를 만들 때 럼 대신 샴페인이나 화이트 와인을 넣으면 기막히게 맛있는 칵테일이 완성된다. 집에서 만들기 어렵다면, 자주 가는 바에 부탁해봐도 좋다.”
글 이승률 기자|사진 김기남 기자·박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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