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의 인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테니스가 온다
❶ 칼라와 소매 끝 부분에 스트라이프 패턴을 더한 화이트 피케 셔츠 프레드페리 ❷ 최대 12개의 테니스 라켓과 3개의 공을 수납할 수 있는 테니스 백 투미 ❸ 국제테니스연맹이 인증한 ‘투어3’ 테니스 공 요넥스 ❹ 얇은 페이스 프레임으로 편안한 타구감과 강한 반발력을 제공하는 ‘이존(2022)’ 라켓 요넥스 ❺ 테니스 라켓 모양 자수 장식으로 포인트를 준 브이넥 케이블 풀오버 니트 폴로 랄프로렌 ❻ 네이비 테니스 쇼츠 라코스테 ❼ 발가락부터 발뒤꿈치까지 하나의 구조로 디자인해 뛰어난 안정성의 ‘파워쿠션 이클립션 4’ 스니커즈 요넥스


최근 테니스가 일반적인 ‘인기’를 넘어 ‘대세’로 불리고 있다. MZ(밀레니얼+Z) 세대 사이에서 테니스장에서 인증 사진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게 유행처럼 번지면서 테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한다. 실제 인스타그램에 ‘테니스’를 검색하면 관련 글이 88만여 개나 쏟아진다.이런 인기는 테니스 관련 용품의 매출 성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한 카드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테니스 업종 매출은 지난 2019년과 비교해 440% 급증했다. 같은 기간, 골프 업종 매출이 5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기록적인 신장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테니스 인구는 60여만 명, 시장 규모는 3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패션 업계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앞 다퉈 테니스복을 출시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하는 등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
대체 무엇이 국내에 테니스 ‘열풍’을 불러온 것일까.
“아무래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크죠. 야외 활동이 위축된 상황에서 테니스는 코치와 1:1로 배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주효한 것 같아요.” 이는 테니스용품 브랜드 담당자의 말이다. 비슷한 이유로 골프도 인기를 끌었지만 상대적으로 비용이 저렴한 테니스가 MZ세대에게는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말이 뒤따랐다.
“우선 옷이 예쁘잖아요.” 패션 업계 관계자는 말한다. 남성의 경우 반바지와 피케 셔츠, 여성은 주름치마로 대표되는 테니스 복장이 다른 운동 시 주로 입는 트레이닝복보다는 훨씬 더 패셔너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테니스복은 ‘애슬레저(일상복과의 경계를 허문 스포츠웨어)’ 룩의 대표주자다. 피케 셔츠와 크리켓 스웨터, 브이넥 카디건 등은 테니스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한 명품 브랜드의 홍보 담당자는 이렇게 전했다. “테니스는 대표적인 귀족 스포츠잖아요. 럭셔리한 이미지에 헤리티지도 충분하죠. 이런 점이 MZ세대의 과시 욕구를 충족시킨 게 아닐까요? 그들이 명품 브랜드의 주요 고객이 된 것처럼요.”
그렇다면 테니스가 인기인 이유는 단순히 예쁘고 멋진 테니스복을 입고 SNS에 사진을 올리기 위해서일까. 테니스 동호인협회의 관계자는 말한다. “테니스가 갑자기 인기라고들 하지만 그 시발점은 2018년이 아닐까 해요. 우리나라 정현 선수가 2018년 호주 오픈에서 테니스의 전설, 노박 조코비치를 물리치며 ‘신드롬’이 시작됐죠.” 그에 말에 따르면 당시 정현 선수가 8강에 진출하자 테니스 교습소의 문의 전화가 2배 이상 늘었다고. 이후 곳곳에 실내 테니스장이 생기면서 더 많은 사람이 테니스에 입문하게 됐다는 것이다. 협회의 한 회원은 말한다. “골프는 주말에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하지만, 테니스는 평일 퇴근 후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죠. 요즘은 실내 테니스장이 많아져서 무더운 여름이나 겨울에도 칠 수 있어요.” 실내 테니스장은 전국에 700군데 정도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더욱이 테니스 ‘열풍’을 타고 최근에는 스크린 테니스장도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 테니스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그는 테니스의 매력으로 운동량을 꼽는다. “테니스가 신사의 스포츠라 불리지만 의외로 활동량이 어마어마하거든요. 짧은 시간, 그것도 재미나게 전신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죠.”
사실 특정 스포츠가 ‘돌풍’을 일으키는 것은 예전에도 자주 있던 일이다.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최근 몇 년간은 골프 앞에 ‘열풍’이나 ‘대세’란 말을 붙였고 그 이전에는 요가와 필라테스, 러닝 등에 이런 수식이 붙었다. 그중 일부는 일상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지만 일부는 도태하기도 했다. 과연 테니스는 어떤 결과를 맺을까.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서 비롯된 개인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테니스와 골프 등 소수로 하는 체육 문화 활동이 한동안 계속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테니스가 온다
❶ 잔디 코트에서 영감을 받은 그린 컬러의 자카드 벨벳 소재 테니스 라켓 커버. 브랜드 특유의 모노그램을 새긴 4개의 테니스공을 포함했다. 루이 비통 ❷ 화이트와 레드, 블루, 오렌지 배색 피케 셔츠, 화이트 선바이저 캡 모두 라코스테 ❸ ‘2022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를 기념해 대회 로고를 새긴 화이트 봄버 재킷과 네이비 티셔츠 모두 폴로 랄프로렌
테니스가 온다

❹ 프랑스 국기 모티프 패턴의 화이트 스니커즈 에스.티. 듀퐁 ❺ 리넨과 면 혼방의 아이보리 컬러 피케 셔츠와 테니스 치기 딱 좋은 길이감의 화이트 쇼츠, 화이트 스니커즈 모두 브루넬로 쿠치넬리 ❻ 브랜드를 상징하는 삼각형 로고를 새긴 테니스 라켓과 케이스. 강렬한 레드 컬러 케이스는 해양에서 수거한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든 리나일론 소재를 사용했다. 프라다


글 이승률 기자|사진 박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