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들이 잇따라 메타버스 내 테마 공간을 조성하거나 가상 콘서트,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메타버스 콘서트는 2024년까지 연평균 7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의 새 플랫폼으로 ‘각광’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는 메타버스 내 가상 아이템(MD)을 판매해 부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른바 가상 아바타 소비 시장이 또 하나의 산업군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은 엔터 기획사와 최근 긴밀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추세다. 이를 통해 즉각적인 매출 확보는 물론 음악 카테고리 확대, 콘텐츠 제공을 통한 부가 수익 창출을 꾀하고 있다.
메타버스 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수익 모델은 콘서트 진행과 가상 아이템 판매가 주를 이룬다. 콘서트는 음악 청취, 아티스트와의 교류 창구로 메타버스 내 구현이 가능하다. 오프라인 콘서트 참석자의 가상 아이템 구매 비중은 2021년 19%로 메타버스에서도 가상 아이템을 구매하는 유료 사용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 메타버스 콘서트는 온라인 콘서트보다 상호작용성이 높고 현실에서 불가능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 올해 메타버스 플랫폼 사용자의 31%는 메타버스 콘서트에 참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글로벌 음악 청취자의 65%는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메타버스 콘서트에 참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메타버스 경험 개선을 위해 음악 콘텐츠 시장도 재편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 음악 청취자들은 게임을 목적으로 하는 사용자보다 활용 시간과 지출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글로벌 음악 청취 평균 시간은 주간 기준 18.4시간으로 2019년 대비 2% 증가했다. 이는 소비자들이 하루 약 2.6시간을 음악 청취에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음악은 소비자들의 일상생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핵심 콘텐츠다. 메타버스 플랫폼사들은 음악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는 엔터 기획사와 파트너십을 통해 음악 콘텐츠 확대를 꾀하고 서로 윈윈(win-win) 하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메타버스, 창작자 중심 생태계 제공 ‘눈길’
파트너십을 통해 IP 리스크도 해소할 수 있다. 메타버스는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제공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 및 유통 과정에서 저작권 관련 리스크가 존재한다. 실제로 지난해 6월 로블록스는 플랫폼 내 음악 사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 혐의로 2억 달러 규모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이후 로블록스는 음악 출판사들과의 개별적인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 합법적으로 음악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메타버스 콘서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 콘서트 제작에 소모되는 시간과 비용은 온·오프라인 콘서트에 대비해 낮다. 비록 메타버스 콘서트 티켓과 가상 아이템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지만 모객 규모에 따른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채널 유입 효과는 물론 매출 창출 효과가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말은 메타버스 플랫폼이 엔터 기획사의 신규 프로모션 수단으로 적합하다는 방증이다. 메타버스 일평균 이용 시간 또한 타 플랫폼보다 높은 수준이다. 로블록스 일평균 이용 시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대비 2배가량 차이가 난다. 제페토는 출시 3년 만에 트위터 등의 이용 시간을 넘어섰다.
메타버스 플랫폼사와의 파트너십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엔터 콘텐츠가 증가할 전망이다. 파트너십을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 내 전용 공간이 구축되면 엔터 기획사들은 체계적으로 콘텐츠를 확장하기 쉬워진다. 메타버스 내 엔터 콘텐츠 사업성이 확인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진출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텐센트는 메타버스 콘서트 개최를 위해 중국 국가지식재산청(CNIPA)에 특허를 출원했고, 게임 엔진사 유니티는 콘서트 제작사 ‘인섬니악 이벤트(Insomniac Event)’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왜 메타버스에 열광하나
메타버스에 이처럼 기업과 소비자가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초고화질 시네마틱 영상과 같은 몰입감 있는 콘텐츠를 경험하는 것에 소비자는 많은 돈을 투자하거나 시간을 소비한다. 또 과거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주요 서비스들이 해당 공간에서만 의미를 가지는 분절 플랫폼이었다면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를 상호 연결하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연결성의 의미는 시공간과 국가 간 경계를 허물어준다.
집에서 글로벌 유명 아티스트 콘서트를 언제 어디서나 현장에 있는 것처럼 경험할 수 있다. 현실세계와 결합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들은 해당 플랫폼 안에서 자신들의 브랜드를 홍보하고 판매한다. 이는 광고와 커머스에 대한 사업적 기회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다만 이 같은 연결성은 또 하나의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 경쟁이 첨예해지면서 유저 확보를 위한 업체별 갈등도 극에 달한다. 이업종 간 합종연횡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것도 이 같은 신사업 채널 확보를 위해서다.
향후 메타버스 플랫폼은 서비스 진입 관점의 게이트 역할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수많은 브랜드와 커머스 사업자들은 트래픽이 높은 기점을 선점하려고 경쟁적인 입찰을 하게 될 것이다. 구글과 네이버 등 주요 검색 사업자들도 해당 플랫폼에 입점하는 대가로 메타버스 플랫폼 업체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는 때가 도래한 것이다.
코로나19는 대인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메타버스가 갖는 속성은 이제 사용자에게 익숙하고 신선한 행태로 자리 잡으면서 유관 산업은 성장 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글 길재식 전자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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