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작가·식테크 유튜버

[Special]“취미로 키운 식물이 본업 됐죠…월수익 쏠쏠”
식테크(식물 재테크)의 세계에 첫발을 들이고 싶은 초보자라면 무엇부터 해야 할까. 평범한 국어학원 원장에서 ‘식테크 인플루언서’로 변신한 박선호 작가를 만나 초보자가 참고하면 좋을 식테크 노하우를 들어봤다.

“한 달에 적게 벌 때는 1500만 원, 많이 벌 때는 4000만 원 이상씩 수익이 나오고 있어요. 이제는 기존에 운영하던 학원 매출보다 식테크 수익이 더 커진 상황이죠.”

박선호 작가는 국내 식테크 시장의 알아주는 인플루언서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코로나19의 여파로 운영하던 국어학원이 어려워지자, 학원에서 키우던 희귀식물을 처분하기 시작한 것이 그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식물 유튜버 ‘에레디소’로 이름을 알린 데 이어, 최근에는 <몬스테라 알보로 시작하는 식테크의 모든 것>이라는 책도 냈다. 어느 순간 학원을 경영하는 것보다 식물을 키우고 노하우를 전파하는 일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학원을 과감히 정리하고 식테크에 전념하기로 결정했다. 경영난을 돌파하기 위해 무심코 시작했던 식테크가 이제는 취미를 넘어 본업의 자리를 꿰차게 된 셈이다.
[Special]“취미로 키운 식물이 본업 됐죠…월수익 쏠쏠”
식테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햇빛이 잘 드는 건물에서 학원을 운영하게 되면서, 희귀식물을 취미로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학원 운영이 많이 어려워졌어요. 학원을 정리해야 할지, 사무실 집기라도 좀 팔아서 버텨야 할지 고민하던 중 취미로 키우던 식물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게 첫 계기가 됐죠.”

과거에도 식테크가 존재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요즘 다시 인기를 끌게 된 배경은 뭔가요.
“예전에는 다육식물, 난, 분재 등이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끌었죠. 특히 분재의 경우 장기 투자 개념으로 대를 이어 몇백 년에 걸쳐 기르기도 했잖아요. 요즘은 빠르고 쉬운 것을 선호하다 보니, 빨리 성장하고 번식이 쉬운 열대 관엽식물이 인기를 얻고 있어요. 특히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몬스테라 등 열대 관엽을 많이 소개했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도 많이 유입이 됐고, 코로나19 기간에 인기가 더 늘었죠. 여행을 못 가다 보니 이국적인 식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경향이 생겼고, 북유럽 인테리어에도 몬스테라를 많이 사용했거든요.”

그럼 최근 식테크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식물은 몬스테라인가요.
“맞습니다. 열대 관엽식물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세 가지가 몬스테라, 안스리움, 필로덴드론인데요. 특히 돌연변이 무늬종인 몬스테라 알보(하얀 무늬)의 거래량이 가장 많고 안정적입니다. 식물 유행의 주기는 대부분 1년 안팎인데 몬스테라 알보는 유행의 영향을 덜 받았어요. 몬스테라 알보의 상위종인 몬스테라 옐로(노란 무늬)라든가 더 고가 식물인 몬스테라 민트(도트 무늬)도 자리를 잘 잡은 상태죠.”

초보자 입장에서는 얼마나 키우기 쉬운 식물인지도 중요한 조건일 것 같은데요.
“사실 몬스테라 알보를 가장 많이 키우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그 부분입니다. 일상 습도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키우기가 쉽거든요. (다른 인기 식물인) 안스리움이나 필로덴드론의 경우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습한 환경에서 잘 자랍니다. 그래서 보통 원예실을 따로 만들거나 비닐하우스에서 키웁니다. 반대로 몬스테라 품종은 쾌적한 환경에서 키우기가 좋습니다. 특히 비닐하우스보다는 사무실이나 베란다에서 키우는 편이 훨씬 잘 크거든요. 농장에서 키우는 것과 비교했을 때 집에서 키우는 게 딱히 불리한 면이 없어요.”

대량 생산보다는 소규모 생산에 적합한 건가요.
“만약 몬스테라 알보를 농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는 게 유리했다면 이렇게까지 뜨지 못했을 겁니다. 희소성이 금방 없어질 수밖에 없거든요. 대량 생산이 가능하려면 씨앗으로 번식하거나 조직 배양을 해야 하는데요. 과거에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던 식물 대부분은 조직 배양이나 씨앗 번식이 가능했습니다. 반면 몬스테라 알보는 돌연변이 무늬종이라는 특성 때문에 삽목(식물의 가지나 잎을 잘라 다시 심는 방식) 외에는 번식 방법이 없어요. 아무리 많이 생산을 한다고 해도 이론상 하나의 몬스테라 알보에서 1년에 최대 20개까지만 생산할 수 있거든요. 또 돌연변이 무늬종이다 보니, 무늬가 사라지는 것과 중간에 죽는 변수까지 생각하면 많이 번식해봤자 1년에 10개 정도입니다. 그렇다 보니 생각보다 개체 수가 별로 없는 거죠.”

식테크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요.
“무엇보다 세금 혜택이 큽니다. 작물재배업이 1차 산업이다 보니, 판매 방법에 따라 소득세가 10억 원까지 비과세 되거든요. 다만 판매를 할 때 별도의 매장을 갖고 있다면 판매업으로 분류돼 버리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못 받아요. 혜택을 받으려면 온라인으로 직접 판매해야 합니다. 만약 매장을 갖춘 뒤 사업 규모를 키운다면 수익은 상당히 나오겠지만, 소득세와 4대 보험으로 빠져나가는 돈이 거의 절반이 될 거예요. 차라리 온라인으로 판매하며 세금 혜택을 받는 게 낫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 이유가 없어지는 겁니다.”
[Special]“취미로 키운 식물이 본업 됐죠…월수익 쏠쏠”
현재 수익은 어느 정도 되나요.
“한 달에 적게 벌 때는 1500만 원, 많이 벌 때는 4000만 원 이상입니다. 평균적으로는 월 2000만 원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처음 식물 재테크를 시작할 때 어느 정도의 자본이 들었나요.
“제가 처음 식테크를 시작했을 때는 300만~500만 원 정도를 투자한 것 같아요. 그 당시보다 식물의 가치가 10배 정도 뛰었기 때문에, 지금으로 치면 3000만~5000만 원으로 시작했다고 보면 돼요. 보통 판매가 용이하게 잘 이뤄졌을 때 전체 물량의 10%를 한 달 수익으로 벌어들이는데요. 예를 들어 1억 원을 투자했다면 한 달에 1000만 원을 벌게 되는 셈이죠.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돈을 처음부터 투자하는 건 힘들어요. 제대로 된 판매 루트를 형성해야 하는 문제도 있어서, 거창하게 생각하기보다는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괜찮은 몬스테라 알보를 사려면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정도만 투자하면 되는데요. 일단은 취미로 식물을 키운다는 생각으로 번식 노하우부터 익히고, 투자했던 본전을 회수하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수익화하는 방법이 궁금한데요.
“사실 이 시장은 판매가 상당히 중요합니다.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판매 루트가 어느 정도 확보돼 있지 않으면 가격 경쟁부터 해야 되거든요. (중고 거래 플랫폼 등의) 최저가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 된다는 이야기예요. 따라서 저는 SNS에 자신의 노하우를 공개하고 인지도를 쌓는 방식을 추천드리는데요. 식물 거래의 특성상, 유명세와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 판매자라면 구매자들이 1.5배의 가격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어 합니다. 이 식물의 가치는 어떤지, 혹시 이 사람이 나에게 사기를 치지는 않았는지, 나중에 식물에 문제가 생기면 보상을 받거나 대처법을 물어볼 수 있는지 등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특히 최근 일반인들이 식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구매자에게 어느 정도의 신뢰를 줄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장으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도 유튜브를 통해 제가 취득한 노하우를 모두 알려주고, 사람들에게 신뢰를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초보자들은 어디에서 판매하면 좋을까요.
“가장 권장드리는 것은 사업자등록증을 발급받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오픈마켓)에 입점하는 방식이에요. 중고 거래 플랫폼보다는 스마트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게 경쟁률이 훨씬 낮습니다. 세금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앞서 설명드린 대로 식물 판매 쪽으로 사업자등록 조건을 잘 맞추면 면세를 받을 수 있거든요. 사업자등록을 하면 아무래도 판매자로서의 책임이 더 생기긴 합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 소비자보호원에 신고가 들어갈 수 있고, 환불이나 사후관리(AS)를 해줄 일이 생기기도 하죠. 직장인의 경우 회사의 겸직 근무 조항에 걸릴 수 있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부분을 신경쓰기 싫으니까 중고나라, 당근마켓에서 소소하게 판매하겠다는 생각인데요. 원칙적으로는 취미로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과세 기준에 맞춰 신고를 제대로 하고 판매를 하는 게 맞다고 봐요. 그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하기도 하고, 판매가격도 중고 거래 플랫폼보다 1.5~2배 이상 많이 받을 수 있어요.”

앞으로의 식테크 시장 전망이 궁금합니다.
“몬스테라 알보 같은 경우 꾸준히 거래량이 있었고, 지금도 잎 1장당 30만~50만 원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어요. 괜찮은 매물은 잎 1장당 50만 원, 퀄리티가 안 좋거나 급매물인 경우에는 30만 원 정도에서 거래가 되고 있죠. 장기적으로 몇 년 뒤에는 국제 시세(10만~15만 원)로 수렴할 가능성이 있겠지만, 당분간은 현재 시세를 기준으로 왔다갔다 할 것이라고 봅니다. 특히 몬스테라 알보가 중국에서 유행하려는 조짐인데요. 그렇게 되면 한국으로 들어오는 수입 물량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또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하면 국제 시세도 올라갈 테고, 국내 시세도 반등할 확률이 생깁니다.”

한때 ‘난테크’가 유행했던 적도 있는데요. 최근 인기를 끄는 식테크도 나중에 투자 가치가 떨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과거에 유행했던 난이나 다육식물과는 시장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단일 품종의 거래량이 계속 늘면서 수익이 창출됐다기보다는, 한 식물의 유행이 지나면 가격이 떨어지고 새로운 식물의 인기가 다시 올라오는 식이었어요. 특히 다육식물 같은 것들은 일반 화원에서도 대량으로 팔잖아요. 난의 경우도 처음에는 대량 생산이 안 됐다가 조직 배양에 성공하면서 물량이 늘어났죠. 반면 몬스테라 알보는 단일 품종으로 거의 5년 가까이 시세를 유지했습니다.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량 자체가 늘어나다 보니, 환금성이 굉장히 좋아졌고요. 마치 암호화폐처럼 투자 자산의 개념이 돼 버린 거죠. 몬스테라 알보 개체당 한 달에 잎이 1장씩 나오는데요. 가격이 한 달에 절반씩 폭락하지 않는 이상은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봐요. 당장 안 팔린다고 가격을 막 내려서 던지기보다는 그냥 들고 있으면 거래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장이 갑작스럽게 붕괴되지는 않습니다. 통상 잎 1장당 10만 원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보는데, 그 아래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보거든요.”

식테크에 관심을 갖는 분들에게 마지막으로 조언 한마디 해주신다면.
“모든 재테크가 그렇겠지만 욕심을 너무 내지 마시고 본전부터 회수한다는 생각으로 시작하세요. 안정적으로 시작해 차차 수익을 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을 것 같아요. 투기성으로 접근했다가는 단기에 판매 수익을 내기가 힘들고, 식물을 잘 키우지 못하는 상태에서 욕심부터 내면 본전 회수도 안 되거든요. 처음에는 취미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며 투자하시길 바랍니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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