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BBC 분야 중심으로 247조 원 규모 투자
SK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BBC 분야를 중심으로 247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BBC를 키워 나갈 5만 명의 인재를 국내에서 채용키로 했다.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성장과 혁신의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와 인재 채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태원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탄소 감축 등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이다.
SK그룹은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 톤)의 1%인 2억 톤의 탄소를 줄인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및 배터리 소재, 수소·풍력·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미래 산업에 67조 원을 투자, 넷제로(net zero)를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SK그룹은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반도체라고 보고, 반도체 및 반도체 소재에 전체 투자 규모(247조 원)의 절반 이상(142조 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한 전체 투자 규모(247조 원) 중 국내 투자만 179조 원에 달해 국가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반도체·소재 분야 경쟁력 강화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주로 반도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집중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비롯해 반도체 제조시설(fab) 증설, 특수가스와 웨이퍼 등 소재·부품·장비 관련 설비 증설 등이 투자 대상이다.
특히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같은 반도체 및 소재 분야 투자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2·3차 협력업체의 투자와 고용 창출로 이어져 경제 파급 효과가 커진다는 점에서 대·중소기업과 지역사회와의 상생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오 분야는 뇌전증 신약과 코로나19 국내 백신 1호 개발 신화를 이어갈 후속 연구개발비와 의약품 위탁생산시설(CMO) 증설 등이, 디지털 분야는 유무선 통신망과 정보통신 콘텐츠 개발 등이 주요 투자 대상이다.
SK그룹, 핵심 성장 동력은 ‘인재’…2026년까지 5만 명 채용
SK그룹은 성장 동력을 찾고, 이를 키워 나가는 주체는 결국 인재라고 보고, 고용 창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2026년까지 5년간 5만 명을 채용키로 했다. SK그룹의 적극적 국내 투자와 국가 핵심 성장 동력 확보는 결국 기업 가치와 선순환을 이룰 것이라는 게 최태원 회장의 지론이다.
최 회장이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내부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경영 시스템의 재구성이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엄중한 국내외 경제 위기 상황에서 파이낸셜 스토리 등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그는 “기업 가치는 재무 성과와 미래 성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EV) 외에도 사회적 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 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돼 있다”면서 “이 중 어떤 요소를 끌어 올리고, 어떤 요소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높일지 분석해 이해관계자의 더 큰 신뢰와 지지,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보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SK 파이낸셜 스토리, 성장 가속화 전략
SK의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기존 재무 성과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기반으로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하자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이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관계사들은 지난해 ‘실행 원년’을 선언한 바 있다.
최 회장은 “현재의 사업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벤치마킹을 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아니면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더불어 최 회장은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 투자·예산·조직 등 회사 내 자원 배분, 평가·보상, 이해관계자 소통 방안 등도 기업 가치 모델의 분석 결과와 연계해 재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해 신뢰도를 높이게 되면 기업 가치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우리의 가설을 스스로 입증해내자”고 당부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SK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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