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핀테크 혁신 성장…미래 주목할 ETF는
‘현금 없는 세상(cashless society)’

다소 해묵은 구호처럼 느껴지는 이 문구가 먼 미래의 일로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이 같은 현상이 우리 일상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 없는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지갑에 더 이상 현금을 소지하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가 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금을 대체하는 다양한 모바일 결제 수단들이 지폐, 동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는 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핀테크는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핀테크(fintech)’는 금융(finance)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맞춘 다양한 금융 플랫폼 및 관련 서비스를 의미한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의 발달 및 보급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 이후, 정보통신기술(ICT)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전자상거래 내 결제 수단의 발달이 핀테크의 시작이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그 영역을 확장해 모바일, 온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자산관리, 투자 자문, 신용평가와 온라인 대출, 스마트폰 송금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도 핀테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Inside ETF] 핀테크 혁신 성장…미래 주목할 ETF는
핀테크, 금융 생태계 바꾸고 미래 트렌드 주도

핀테크 산업의 비약적인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2가지 사건을 꼽는다면, 본격적인 스마트폰의 보급과 소위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급진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들 수 있다. 2007년 애플의 아이폰 개발을 필두로 본격적인 스마트폰 시대가 열림에 따라 모바일 결제 시장이 팽창했고, 2016년 이후 데이터 분석(Data & Analytics, D&A),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생체인증기술,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기술들이 접목되고 융화하면서 핀테크는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서 한층 더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초래한 디지털로의 전환은 핀테크에 대한 인식과 활용 범위를 180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과 그에 따른 각종 봉쇄조치는 전 세계인의 생활을 기존의 대면 방식에서 비대면·온라인 위주의 방식으로 바꾸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고, 새로운 핀테크의 혁신은 이전의 금융 서비스의 행태를 변모시키거나 많은 측면에서 대체되기에 이른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핀테크는 지속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 핀테크는 수년 내 종료될 이벤트가 아닌 멈출 수 없는 미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기존의 핀테크 기업들이 디지털 상거래, 모바일 판매시점정보관리시스템(POS), 디지털 송금, 온라인투자연계(P2P) 대출 등의 분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는 한편, 새롭게 생겨나는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기업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외환, 선결제후지불(BNPL) 등의 영역에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 핀테크는 금융 생태계를 어떻게 바꿨을까. 보통 사람들은 더 효율적이면서 편리하게 거래하기를 원한다. 또한 자신의 돈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하며 그 돈을 소비, 저축, 투자하는 방법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기를 원한다. 그러한 사용자 요구 및 경험은 핀테크의 기술들을 개발하고 발전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한 주된 동력이 돼 금융소비자, 기업, 정부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있어 기회와 혜택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예로 진화하는 디지털 지급결제 시스템은 소비자에게는 보다 빠르고 편리하면서도 위생 차원에서 안전한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한편, 기업에 있어서는 더 이상 현금 보유에 대해 신경 쓸 필요 없이 한층 더 효과적인 회계 및 재고 관리 체계를 갖추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렇듯 급속도로 변화하는 금융 서비스의 세계에서 핀테크 기업들은 기존 금융 비즈니스 영역을 빠르게 잠식하거나 대체하고 있다. 신생 핀테크 기업들은 제도권 금융 회사와의 협업과 공존을 통해 기반을 닦고 일정 수준의 규모를 통해 입지를 굳힌 후에는 수익 창출 및 확장을 위해 기존 기업 및 제도권 금융 회사들이 누리는 핵심 비즈니스 영역에서 직접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는 것을 직접 목도할 수 있었다. POS 거래에 특화하는 핀테크 기업은 다량의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소비자의 구매 습관 및 판매자의 수익성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정보를 활용해 소상공인 대출, 교차판매 재고 관리, 급여 서비스 등 전통적인 금융 상품으로 확장해 오고 있다.
[Inside ETF] 핀테크 혁신 성장…미래 주목할 ETF는
글로벌 긴축 속 핀테크株 주춤…장기적 성과에 주목해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비대면 수요 전환과 저금리 등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으로 인해 승승장구하던 핀테크 주식은 2021년 말 이후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전환과 이어진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련을 겪고 있다.

올해 9월 말 기준 섹터별로 살펴보면 핀테크의 주가는 전고점 대비 59% 하락을 기록 중이고, 그 하위 부문인 모바일 결제 주가는 직전 고점 대비 48%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들어 글로벌 성장주에 불어닥친 투자 심리 부진이 핀테크 주식에도 예외 없이 저조한 주가 성적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물가를 잡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들의 가파른 금리 인상 행보는 오히려 경기를 위축시켜 글로벌 거시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경제성장률 둔화 전망은 핀테크 기업에 각기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 인프라 개선에 대한 기업들의 지출 감소와 그로 인해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고, 지급결제와 같은 부문의 경우 위축된 소비 심리는 향후 결제 규모, 거래량, 신규 계정 개설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해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고금리 환경이 지속된다면 이는 역으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과 조달 비용, 투자 심리 등에 당분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다양한 외생 변수로 인한 핀테크 산업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핀테크의 장기 전망은 견고하다. 소비자와 기업들은 핀테크가 가져올 창조적 혁신을 지속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결제, 온라인 자산관리, 디지털 대출 등의 분야로의 전환을 더욱 가속화했으며, 사용자의 편의와 신뢰는 한층 높아진 상태다. 핀테크의 성장 흐름은 계속되는 신규 자본 유입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글로벌 회계·경영 컨설팅 업체인 KPMG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핀테크에 대한 글로벌 투자는 투자 건수 기준 2980건, 투자 금액 기준 1078억 달러를 기록했다. 대량 투자가 집행됐던 2021년 하반기의 3372건 및 1112억 달러 대비 소폭 둔화되기는 했지만, 올해 성장주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투자 감소 및 심리 부진을 감안한다면 여전히 그 기반은 양호하다.

이 같은 추세는 핀테크 내 D&A, 지급결제 및 계정 서비스, 블록체인 기술 등의 분야에 특히 긍정적일 수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핀테크 기업들은 소비자와 기업들을 위한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 중이며 결국 더 높은 편의성, 비용 절감, 이윤 증대와 같은 다양한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핀테크의 혁신은 진행 중이다. 다만, 여느 파괴적 혁신 분야가 그렇듯, 핀테크 산업 또한 그 발전을 저해할 걸림돌이 존재할 수 있다. 특히 예상 외의 매크로 환경 악화, 규제 강화, 전자상거래 위축, 사이버 공격의 고도화 등의 위험요인들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모니터링을 할 필요가 있다.
[Inside ETF] 핀테크 혁신 성장…미래 주목할 ETF는
미래 성장성 부각되는 핀테크 ETF 3종 주목

핀테크 산업이 지닌 미래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핀테크 분야는 기존 금융기관의 부속 기능에 불과하거나 성장성이 높지만 업력이 오래되지 않은 스타트업이 다수였던 탓에 핀테크 산업에 특정해 투자하는 ETF가 많지 않았다.

현재 핀테크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요 ETF로는 ARKF ETF, FINX ETF, IPAY ETF를 들 수 있다. 2019년 2월에 상장된 ARKF ETF는 이름 그대로 핀테크 혁신에 중점을 둔 액티브 운용 방식이 특징이다.

따라서 인덱스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 대비 공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블록(Block), 쇼피파이(Shopify), 코인베이스(Coinbase), 트윌리오(Twilio) 등과 같은 젊고 파괴적인 핀테크 신생 기업들을 주된 편입 종목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85.5%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정보기술(IT, 64.6%), 금융(13.5%), 소매판매(12.2%) 등으로 구성돼 있다. 공격적인 방식으로 혁신 기업에 투자하는 만큼 2021년 말 이후 약세장에서 특히 성과가 부진했다는 평가다.

FINX ETF는 2016년 9월에 상장된 이후 떠오르는 핀테크 테마, 즉 모바일 결제, P2P·시장 대출, 크라우드펀딩, 금융 분석 소프트웨어, 블록체인 및 대체화폐, 자산관리 자동화 등의 기술에 주로 투자한다.

ARK ETF와는 달리 Indxx 글로벌 핀테크 테마 인덱스(Indxx Global FinTech Thematic Index)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다. 주요 편입 종목은 페이팔(Paypal), 파이저브(Fiserv), 인튜이트(Intuit) 등이며, 국가별로는 미국이 75.5%, 유럽이 11.8%를 차지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IT(67.8%), 상거래 서비스(19.0%), 금융(13.2%) 등으로 구성돼 있다. 종목당 최대 6% 비중으로 비교적 많은 60여 개 종목을 편입하며, ETF의 추종 지수 또한 1년에 1번 리밸런싱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용이 특징이다.

핀테크 테마 전반에 투자하는 ARKF ETF와 FINX ETF와는 달리, IPAY ETF는 모바일 결제 기업에 집중한다. 주요 투자 대상은 지급결제 인프라, 솔루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 혹은 그와 연계된 신용카드 회사다.

2015년 7월에 상장됐으며, 패시브 ETF로서 추종 지수는 프라임 모바일 페이먼트 인덱스(Prime Mobile Payments Index)다. 핀테크 기업인 파이저브, 페이팔뿐만 아니라 비자(Visa), 아메리칸익스프레스(AmEx), 마스터카드(Mastercard) 등 신용카드 회사를 주요 종목으로 보유 중인 것이 특징이다.

국가별로는 미국 74.7%, 일본 4.9%, 영국 4.7%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업종별로는 상거래 서비스(42.2%), IT(31.2%), 금융(24.0%) 등이 편입돼 있다. ETF의 포트폴리오 구성상 소비 심리와 높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글 안용섭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