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성장 둔화, 자본 시장 불안정,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와 부실채권 증가 등이 약해진 경제 상황을 지목하는 경고등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내외 변수로 인한 리스크 높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글로벌 경제 상황이다.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 상황만 놓고 볼 때 사방이 지뢰 투성이로, 쉽사리 탈출구를 찾기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및 곡물 가격 상승과 전 세계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대외 불안으로 국내 환경 또한 녹록지 않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적 어려움이 혼재된 가운데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미국발 금리 인상은 우리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리스크 요인이다.
이미 세계 환율 시장은 막다른 골목에 도달했다. 일본 엔화 가치가 32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영국은 파운드화 가치가 1985년 이후 최저치로 급락했다. 유럽발 위기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며 경기 위축과 고물가를 재촉하고 있다.
우리 수출 경기에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중국 경제 상황도 만만치 않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올해 1분기 4.8%, 2분기 0.4%로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경제의 위기감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이미 고조된 상태다.
자금조달 경색으로 인한 위기 확대 조짐
부동산 PF 대출도 우리 금융 시장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PF는 주택이나 상업용 건물을 지을 때 개발 사업의 미래 가치를 믿고 자금을 빌려주는 구조다. 부동산 호황기에는 ‘황금알을 낳는 사업’으로 여겨지지만, 시장 침체기가 오면 채무 부실로 인해 자칫 금융사가 도산할 수도 있는 시한폭탄이 된다.
더욱이 10년 전 저축은행 줄도산 사태를 만들었던 원인이 바로 부동산 PF 부실이었던 탓에 최근 건설 업계와 금융권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의 어려움이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자금조달 경색으로 인해 부실 기업이나 국가 등이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환율에 대한 불확실성도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개인 파산, 기업 부도 등 신용 사태가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최근 글로벌 경제 공조 균열이 심화된 상황에서 위기가 닥쳤을 때 더 큰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외환보유액이나 여러 경제 상황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대내외적인 변수 등을 고려한 정책이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이미경·정초원 기자 | 사진 서범세·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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