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Report] 테슬라, 시장 지배력 더 커지나
경기 둔화와 유동성 축소, 미·중 갈등 등 대외 전반으로 리스크가 커지면서 글로벌 주요 자동차 회사들의 투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최근 포드와 폭스바겐이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자율주행 업체인 아르고(Argo) AI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는 등 업계 전반에서는 침체기가 진행되고 있다. 포드는 레벨 4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는 데 너무 많은 자금이 소요되고 전기자동차 관련 투자 부담도 커서 투자를 중단하기도 했다. 신생 전기차 업체들은 글로벌 유동성 축소로 인한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외적 리스크 확대…오히려 지배력 키우는 테슬라

미래에셋증권은 이런 가운데 테슬라의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자율주행 기술은 주행 시 생길 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인데 이를 위해선 방대한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기술을 고도화하며 대규모 슈퍼컴퓨터에서 훈련시키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테슬라는 이러한 기술을 갖추고 있는 반면 신생 자율주행 업체들은 부족한 자금과 기술 면에서 난관에 봉착해 있다. 테슬라가 연내 미국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베타를 상용화할 경우엔 경쟁 업체들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데 신생 자율주행 업체들이 현재 같은 상황에서 이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신생 자율주행 업체들에는 악재 요인이다. 미국 정부는 자동차 업체가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자국 및 북미 내에서 배터리부터 전기차까지 생산하고 소재 역시 중국 등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도록 유도하고 있다.

자동차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차 공장뿐 아니라 배터리와 관련 서플라이 체인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투자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규모의 경제와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전기차 업체는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을 기존 자동차 업체들이 확보하기 어려운 만큼 빅테크 중심으로 과점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테슬라가 도심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면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Global Report] 테슬라, 시장 지배력 더 커지나
[Global Report] 테슬라, 시장 지배력 더 커지나
원가 절감 능력 갖추며 경쟁력 확보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내년 테슬라의 실적은 견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테슬라가 내년 판매량을 40~50% 정도 늘리기 때문에 대당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가 절감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중국 상하이 공장도 올해 초 50만 대에서 11월 현재 100만 대로 크게 증가했다. 상하이 공장은 미국 프리몬트 공장 대비 대당 투자 비용이 3분의 1 수준인 데다 기존 공장의 증설 비용은 신규 투자보다 상당히 낮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올해 가동을 시작한 독일 베를린과 미국 텍사스 공장의 경우 본격적으로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원가는 빠르게 하락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원재료 가격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열연강판, 알루미늄 등 자동차 원재료 가격은 크게 하락세를 보였다.

결론적으로 테슬라는 원가 절감을 통해 판매 가격을 인하할 수 있는 여지가 크다는 것도 지배력을 키우는 원동력으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 가동 초기에 원가가 하락하는 만큼 판매가격을 계속 인하하면서 판매량을 늘렸고, 향후 원가 경쟁력이 확보되는 만큼 판매가격을 인하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대부분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량을 늘릴 여지가 크지 않은 데다 원가 절감이 가능한 새로운 공법 도입, 4680 배터리를 적용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Global Report] 테슬라, 시장 지배력 더 커지나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상승…주가 상승 기대 UP

올해 말 테슬라가 미국에서 도심 자율주행을 상용화하면 내년부터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내년 1분기부터 자체 개발한 슈퍼컴퓨터 도조를 도입한다. 이는 기존 대비 AI 학습 속도가 2배에서 4배 정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중장기 판매량 확대를 위한 추가 투자도 이어질 전망이다. 2030년 2000만 대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공장을 건설해야 하고 현금도 충분하다.

테슬라는 내년 하반기에 사이버 트럭을 생산할 예정이다. 사이버 트럭은 중간에 무거운 프레임을 제거하기 때문에 경쟁 업체 대비 효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지금보다 절반 가격의 엔트리급 전기차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은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기존 392달러에서 338달러로 14% 하향 조정했지만 최선호주(톱픽주) 의견을 유지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 테슬라의 주가는 내년 컨센서스 주당순이익(EPS)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35배로 현저하게 저평가된 수준”이라며 “매출액은 향후 몇 년간 40~50% 증가할 예정이고, 내년 실적은 소프트웨어 가치가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ㅣ자료 미래에셋증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