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초고령 시대의 효자, '월배당 ETF' 주목
2022년은 어떤 투자자라도 숨을 곳이 없었던 이례적인 한 해였다. 글로벌 주식은 20% 가까이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강력한 긴축으로 인해 채권 시장도 주식 시장만큼이나 큰 타격을 입었다.

최근 증시가 일부 반등하고 국채 금리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 시장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에도 어려운 시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은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고 금리 인상의 여파로 주요국 경제 부진이 관측된다.

2023년 주식 시장은 추세적인 상승보다는 박스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경기 회복이 더뎌지고, 상당 기간 높은 수준의 금리가 유지되면 투자자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견고한 현금흐름(cash flow)을 기대할 수 있는 인컴 투자로 쏠릴 가능성이 커진다.

시장이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높을 때는 감정에 이끌려 현명하지 못한 의사결정을 내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매월 월급처럼 꾸준한 수익이 들어온다면 섣부른 매도나 급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에 대한 심리적·재무적 완충장치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인컴 투자의 장점이 월배당 ETF 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다.
[Inside ETF] 초고령 시대의 효자, '월배당 ETF' 주목
은퇴 전 정기적 수익 4%룰에 투자자 관심 UP

투자자들이 인컴 투자에 관심을 가지게 된 또 다른 배경으로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다. 2030세대로 대표되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약 41%가 파이어(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FIRE)족을 준비한다고 한다.

1990년대 미국에서 고소득·고학력 전문직을 중심으로 시작된 해외 파이어족은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데 치중했던 반면, K-파이어족을 꿈꾸는 MZ세대는 적극적인 투자에 따른 자산 증식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사회는 2025년에 만 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1000만 명을 돌파해 본격적인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게 된다. 이 때문에 기대수명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은퇴 후 삶이 늘어난 중장년층에게 월급처럼 현금흐름을 가져다주는 인컴형 투자 상품은 이제 필수다.

경제적 자립(fnancial independen-ce)과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통해 일을 하지 않아도 풍족한 삶을 기대하는 K-파이어족에게 은퇴 전 정기적 인컴을 제공하는 역할을 해줄 수 있다는 점이 월배당 ETF에 관심이 커지는 두 번째 배경이다.

파이어 운동에서 잘 알려진 공식 중 하나가 ‘4%룰’이다. ‘4%룰’이란 연간 7% 평균 투자수익률과 3%의 물가 상승률을 가정할 때, 은퇴자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매년 4%를 인출해 생활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실제로 한 조기은퇴자가 IBM에 근무할 당시에 매수한 자사주의 배당금으로 골프, 여행 등을 즐기는 모습을 보았다. IBM은 배당수익률이 약 4.6%로 배당금을 삭감 없이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익성 및 지속가능성이 확보된 퀄리티 기업임이 입증됐다.

인컴형 투자 상품의 장점은 주가 조정 시기에 투자할 경우 배당수익률의 상승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월분배금 등 인컴 수취를 통해 하락장에서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어 위험 대비 수익률이 양호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미국의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의 지난 30년간 투자 수익을 살펴보면 총수익에서 배당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2%에 달한다. 다만 거시 환경에 따라 인컴자산의 투자 성과가 상이할 수 있고 분배금이 삭감될 수 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월배당 ETF 투자 시 분배금뿐만 아니라 배당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통해 견고한 현금흐름 제공이 가능한 기초자산의 우량성에 대한 고려가 중요함을 기억해야 한다.
[Inside ETF] 초고령 시대의 효자, '월배당 ETF' 주목
투자자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월배당 ETF

금융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는 약 600여 개의 월배당 ETF가 상장돼 있다. 이 중 대표적인 인컴자산 중 하나인 채권에 투자해 이자수익을 월분배원으로 사용하는 ETF가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세부 자산 유형도 글로벌 채권에서 하이일드펀드까지 다양하다.

연간 배당수익률 관점에서 살펴보면 커버드콜 전략을 병행하는 주식형 ETF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이다. 가장 큰 운용 자산 규모를 보유한 것이 특징인 뱅가드 토털 인터내셔널 본드 인덱스 펀드(BNDX)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채권 약 6000여 개 종목에 분산투자를 해 구조적으로 낮은 변동성이 기대되는 ETF다. 주식형의 경우 주식 배당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을 수취하는 커버드콜 전략을 통해 분배금 재원을 마련한다.

글로벌×나스닥100 커버드콜 ETF(QYLD)가 대표적으로 나스닥100 지수 종목에 투자하며, 지수에 대해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해 옵션 프리미엄을 수취한다. 올해 11월 3일 기준 17.7%의 높은 연간 배당수익률을 보여주고 있으며 커버드콜 전략으로 인해 대표적인 나스닥 ETF인 QQQ 대비 낮은 변동성을 제공한다.

국내 시장에는 2023년 11월 15일 SOL미국배당다우존스ETF가 상장되며 총 14개의 월배당 ETF가 상장돼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미국과 달리 주식형 중심의 ETF 라인업이 상장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초 월배당 ETF는 지난 6월에 상장된 SOL 미국S&P500 ETF로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며 상장 이후 월분배금은 주당 11~13원으로 연간 분배율은 약 1.3%다. 국내 상장된 타 ETF 대비 낮은 분배율에도 미국 대표지수에 투자하며 분배금과 자본 차익을 기대하는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인컴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커버드콜 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월 콜옵션 매도를 통해 월 단위 인컴 확보가 용이하며 횡보 혹은 하락장에서 방어력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전략은 주가 상승 시기에 상대 성과가 부진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Inside ETF] 초고령 시대의 효자, '월배당 ETF' 주목
인컴에 초점을 맞춘 대표적인 국내 월배당 ETF로는 KB스타200 고배당커버드콜 ATM ETF를 들 수 있다. 코스피200고배당50 종목 매수와 동시에 코스피200 콜옵션 매도로 꾸준한 인컴수익(배당수익+옵션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ETF다. 현재 지수 수준과 행사 가격이 유사한 수준의 코스피200 ATM 콜옵션을 매도하기 때문에 코스피200 OTM 콜옵션을 매도하는 것보다 더 높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커버드콜 ETF 분배금 재원이 주식 배당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인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분배금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 또한 국내 주식 투자에 따른 매매차익과 옵션 프리미엄 수익은 비과세이며 주식의 배당소득만 과세가 돼 상대적인 절세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TIGER 글로벌멀티에셋TIF액티브 ETF는 국내 상장된 13개 ETF 중 유일한 자산배분형 ETF다. 배당주, 채권, 리츠, 우선주, 전환사채 등 다양한 글로벌 인컴자산에 투자해 안정적 인컴수익을 추구한다. 기대 분배율은 매월 약 0.10~0.40%이며 국내외 주식 비중을 40% 이하로 가져가는 채권혼합형 ETF로 퇴직연금 계좌에 100% 투자가 가능하다.

내년 인플레 방어 수단과 금융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견뎌낼 힘이 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인컴자산으로 배분하길 권고한다. 월분배금 재투자를 통해 보너스와 같은 중장기적 자산 증식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신영덕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