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열풍 |
2022년에는 테니스의 인기가 대단했다. 테니스 앞에 트렌드라는 말이 따라다녔을 정도다. 인기를 견인하는 건 역시 MZ세대였다. 운동 효과가 좋고, 재미있을 뿐 아니라 고급스런 이미지까지 갖춰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는 평가다. 게다가 지난해 MZ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한 골프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테니스의 인기 요인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테니스 인구는 60만 명, 관련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측한다. 상황이 이러하자 기업들은 테니스를 이용한 스포츠 마케팅을 전개했다. 호텔 업계에서도 테니스와 연계한 상품을 내놓았을 정도. 오리온은 오랜 기간 동안 운영하던 프로농구단을 매각하고 지난 7월 테니스단을 창단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인 건 패션 업계였다. 제이린드버그와 폴로 랄프로렌 등의 브랜드에서 테니스 웨어 컬렉션을 출시했는가 하면, 루이 비통과 프라다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관련 제품을 발 빠르게 선보였다.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을 재활용해 만든 소재를 적용한 ‘갤럭시 Z 플립 4’와 ‘갤럭시 버즈2 프로’ 모두 삼성전자
친환경 전자제품 |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이 기업의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면서 가전 및 전자제품 업계에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2022년에는 이전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식이 감지돼 시선을 끌었다. 그동안 저전력·고효율의 제품이나 친환경 패키지 등으로 친환경에 동참했다면, 올해에는 재활용 소재로 만든 제품이 대거 등장한 것. 생수통을 재활용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만든 소니의 무선 이어폰과 폐식용유를 재활용한 필립스의 커피머신과 토스트기, 페트병을 재활용한 LG전자의 사운드 바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한 거의 모든 스마트폰 및 관련 기기에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 중 하나인 폐어망을 재활용한 소재를 활용했다. 바다에 버려진 폐어망 50톤을 수거했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 그중 ‘갤럭시 버즈2 프로’는 재활용 소재를 적용한 부품의 무게가 전체 기기의 90%를 차지할 정도다. 오크 소재와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반려견 볼과 소형견 사이즈의 도그 캐리어, 반려동물 전용 빗 모두 에르메스
펫코노미(pet+economy)의 성장 |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오름세는 여전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4조1000억 원을 기록했을 정도다. 관련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었으며 음식, 의류, 뷰티, 가구, 전자제품 등 반려동물용 상품부터 여행과 보험 관련 반려동물 서비스 시장까지 크게 성장했다. 특히 올해에는 에르메스와 펜디, 루이 비통, 프라다, 몽클레르 같은 럭셔리 브랜드에서 반려동물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찌에서는 아예 ‘펫 컬렉션’을 추가했을 정도. 다소 높은 가격대에도 ‘없어서 못 판다’는 것이 명품 업계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명품 소비층이 크게 늘면서 희소성이 줄자, ‘남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반려동물 제품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미국 시장조사 업체 ‘이마케터’는 전 세계 반려동물 시장이 2025년까지 2700억 달러로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그중 명품 업계가 약 270억 달러를 책임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용자의 NFT를 배경화면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한 ‘커넥티드 칼리버 E4’. 태그호이어
럭셔리 브랜드의 NFT |
대체 불가능한 토큰, 이른바 NTF(Non-Fungible Token)는 말 그대로 복제와 해킹이 불가능해 고유한 인식 값과 유일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이자 하나의 증명서. 가품에 예민한 럭셔리 브랜드들은 서둘러 이 NFT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령 돌체앤가바나는 ‘콜레치오네 제네시 컬렉션’을 발표하며 실제 의상과 NFT 의상을 동시에 소장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특히 올해는 명품 시계 업계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한 예로 불가리는 ‘옥토 피니씨모 울트라’ 신제품을 공개하며, 처음 출시하는 10피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시계의 진품 여부를 보장하는 NFT 예술 작품을 함께 제공했다. 또한 태그호이어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NFT를 연동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를 출시하기도 했다. 100% 식물성 재료의 ‘언리미트 식물성 단백질 육포 치즈맛’ 지구인컴퍼니 8가지 채소와 식물성 재료로 만든 ‘비비고 김치 왕교자’ CJ제일제당 대체육과 식물성 치즈, 컬리플라워 라이스 등으로 만든 ‘The 가벼운 식물성 부리또’ 지구인컴퍼니
식물성 대체육 |
식품 업계에서는 기존의 육류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육’이 화두였다. MZ(밀레니얼+Z) 세대를 중심으로 건강한 먹거리와 동물 복지, 환경보호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비거니즘(veganism)’이 사회를 이끄는 주요 키워드로 부상한 결과다. 이제는 대형 마트뿐 아니라 편의점과 카페 등에서도 대체육을 만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관련 레스토랑도 늘었다. 특히 올해 봄에는 국내 대표 식품 기업인 풀무원과 농심이 각각 대체육을 활용한 비건 레스토랑을 열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대체육으로 대표되는 식물성 식품은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 미래에셋증권에서는 차후 의류 및 휴대전화 시장보다 3~4배가 더 커질 것으로 잠재 성장 규모를 전망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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