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ETF] 中 리오프닝 효과에 소비 관련 ETF '주목'
올해 금융 시장은 경기 침체 우려와 동시에 긴축 속도 조절이라는 기대가 혼재돼 있다. 상반기에 완만한 경기 침체로 이어지다가 하반기에는 글로벌 긴축 완화와 경기 사이클의 순환적 회복에 따른 자산 가격 반등이 점쳐진다.

글로벌 금융 시장은 올 초부터 우려보다는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예상보다 순조로운 글로벌 금융 시장 움직임의 이유를 보면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면 긴축 스탠스가 속도 조절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시장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는 장단기 미국 채권 금리의 하락 조짐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이어 예상보다 빠른 시점의 중국 위드 코로나 정책 시행과 중국 경제의 조기 정상화 기대를 들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본격적인 글로벌 통화정책의 긴축에 따른 속도 조절에 대한 근거나 조속한 중국 경제의 정상화 증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 연초 이후 가격 회복세를 보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한 국면에 처해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글로벌 금융 시장은 ‘인플레와 긴축, 연착륙과 경착륙’ 간 잦은 충돌 과정에서 자산 가격의 변동성이 쉽게 가라앉기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올해 주목할 금융 환경의 키워드 ‘인플레·인컴자산·밸류에이션’

올해도 시장이 녹록지 않은 만큼 투자자들이 섣불리 예측하기보다는 가격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며 시장 적응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글로벌 금융 환경 변수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인플레’다. 최근 발표되는 매크로 지표들을 통해 임금 및 서비스 관련 물가의 하향 안정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인플레 하향 안정에 대한 지속성을 담보할 만한 폭넓은 신뢰도를 확보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위원들이 지적하듯이 이미 높아진 인플레 위험은 극심한 수요 충격 없이는 쉽게 낮아지지 않는 경향이 강해 시간을 두고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근처럼 시장이 기대하는 완화된 중앙은행의 긴축에 대한 속도 조절 기대는 다시 낮아진 인플레를 높이는 불씨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둘째는 ‘인컴자산’이다. 제로금리 시대, 주식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의미인 ‘There is no alternative(TINA)’에서 높아진 시중금리와 함께 채권 등에서 발생하는 이자와 같은 현금흐름에서 투자 대안을 찾는 일종의 ‘There are reasonable alternative(TARA)’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올해도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는 한 가치주, 배당주, 고쿠폰채권 등 인컴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는 ‘밸류에이션’이다. 인플레 환경이 일반화되기 이전인 2020년 금융 시장에서는 장기 성장성이 좋은 산업이나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당연시됐다. 반면 인플레 환경이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저평가된 현금흐름이 좋은 자산을 싸게 사서 비싸게 팔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하는 단기 투자 경향이 일반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과정의 반복으로 소위 성장보다는 가치를 중시하는 ‘밸류(value)’ 투자가 시장에 주류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넷째는 ‘신흥국’이다. 기복이 있고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잠재적으로 달러 약세 환경이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점과 통제된 인플레 환경에서 그나마 통화정책의 여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등 신흥국 시장에서 투자 기회가 발생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신흥국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Inside ETF] 中 리오프닝 효과에 소비 관련 ETF '주목'
올해 핫 키워드 ‘중국 리오프닝’ 효과…소비 관련 ETF 주목

신흥국 중에서도 단연 ‘중국’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최근 ‘리오프닝’ 정책에 따른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중국이 2022년 굳게 문을 잠그고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지난해 12월 경제공작회의와 중국 정부 당국의 전격적인 국경 개방 등 ‘리오프닝’ 정책을 들고 나왔다는 점에선 글로벌 금융 투자가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에 각국에 상정된 중국 시장 관련 대표 상장지수펀드(ETF)는 물론 ‘리오프닝’ 정책의 직접적인 효과가 있는 소비 관련된 ETF 종목에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먼저 중국의 경제정책 변화를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15~16일 중국 정부는 비공식 회의인 경제공작회의를 개최하고 올해 주요 정책 기조를 결정했다. 내수 활성화와 산업 업그레이드, 민영기업 부양, 대외 개방 강화, 부동산 리스크 축소 등 5대 핵심 분야에 대한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중국 정부의 올해 5가지 핵심 분야에 대한 정책 강화에선 내수 활성화와 부동산 리스크 축소가 단연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추가적인 내수 활성화 정책 마련과 부동산 리스크 축소를 통해 ‘정부 주도의 투자 확대→고용 증가→임금 상승→소비 활성화’라는 기존 정책의 경기 선순환 고리가 약화되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인 것이다.

사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빅테크(플랫폼) 기업 규제 완화 시그널과 함께 제시된 민영기업 부양, 중국 정부의 민간투자 확대 유도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경제공작회의 이후 발표된 각종 회의 문건에서는 ‘빅테크(플랫폼) 기업이 이끄는 산업 발전을 지지한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지난 12월 18일 절강성 서기가 알리바바 본사를 방문한 것은 중국 정부의 규제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Inside ETF] 中 리오프닝 효과에 소비 관련 ETF '주목'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 규제를 완화하는 이유는 정부의 제한적인 재정 여력을 민간투자로 대체하고자 하는 의도일 것이다. 실제로 이들 빅테크 기업은 정부의 규제로 지난 3년간 계획했던 투자를 진행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중국 정부 주도로 진행할 ‘동수서산’ 프로젝트에 빅테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민영기업 투자 확대를 유도할 전망이다. 이러한 변화가 바로 홍콩 증시(H지수·항셍테크지수)의 변동성을 낮추고 높은 가격 상승을 유발한 이유다.

또한 지난해 12월 경제공작회의가 중국에 대한 관심을 촉발하는 시작점이라면 결정판은 단연 중국의 ‘국경 개방’이다. 지난해 12월 26일 중국 위생당국은 지난 1월 8일부터 코로나19 전염병 등급을 ‘갑’에서 ‘을’로 하향 조정하고, 입국자에 대한 의무 격리 기간을 폐지하는 ‘국경 개방’ 발표를 통해 실질적인 리오프닝 절차가 완성됐음을 시사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11일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 이후 45일 만에 코로나19 방역 규제는 모두 해제됐으며 중국의 리오프닝은 1월 춘절을 전후로 본격적인 시험대로 올라서게 됐다. 그리고 3월 양회에서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 정상화를 정책 목표로 삼고 경제성장률 5%를 제시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방역 정책 완화에 따른 소비 확대를 반영해 중국 ‘소비’ 관련 섹터 및 테마 ETF가 시장 대비 상대 성과 측면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은 기대라고 할 수 있다.

中 수요 회복 현실화 위한 3가지 전제조건은

중국 정부가 정책 방향성 선회를 통해 궁극적인 목표인 ‘수요 회복’이라는 기대는 과연 현실화될 것인가. 시장은 3가지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기대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우선 첫째 전제조건인 방역이 완화되면 2분기 경기회복세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다. 지난 3년간 중국 수요 부진의 주된 원인은 ‘제로 코로나’ 영향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완화는 순환적 측면에서 중국 경기의 구조적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임이 자명하다.

오는 1분기까지는 ‘제로 코로나’ 완화 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지만 1월 17일 기준 중국 위생당국이 발표하는 일별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에서 심각한 위험 신호가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여러 걱정에도 불구하고 중국 주요 도시(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지하철 탑승률이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2분기 이후 중국 경기 회복의 현실화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결과적으로 ‘제로 코로나’ 완화는 중국 소비심리 회복에 일조해 고용 및 소득 환경 안정과 함께 하반기 이후 본격적인 중국 가계소비 여력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올해 중국에 투자함에 있어 우선적으로 소비 관련 산업 및 종목, ETF 등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Inside ETF] 中 리오프닝 효과에 소비 관련 ETF '주목'
둘째 전제조건인 플랫폼 규제 완화가 중장기 소비 및 증시 밸류에이션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지난 몇 년간 광범위한 플랫폼 규제 영향으로 3차 산업 고용 창출 능력이 둔화되고, 청년층 실업률이 빠르게 상승세를 보였다. 자영업자의 소득 불안, 서비스 경기 위축 지속이 중국 경제의 복병으로 자리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가운데 발표된 지난해 4분기 플랫폼 규제 완화는 중장기적으로 소비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사료된다. 특히 중국 플랫폼 기업의 이익은 방역정책 전환 및 정부의 내수 부양 의지, 기업 자체적인 비용 관리 등으로 2023년엔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일련의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정책 스탠스 변화, 즉 ‘빨간불’에서 ‘그린라이트’로의 전환은 밸류에이션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셋째 전제조건인 부동산 수요 지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중국 부동산 경기 둔화는 수요보다는 공급 측 규제가 본질적 원인이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동산 개발자의 레버리지에 대한 규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자금난 심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동산 의존도를 낮추려는 정책이 지속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연착륙을 위한 적극적인 부양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이 아직 부재한 상황이지만 규제 정책에 대한 정부 당국의 목소리 톤이 낮아진 만큼, 올해 상반기 부동산 경기 회복 가능성을 염두해 둘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경제공작회의에서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의지는 확인된 만큼, 당면 과제인 부동산 개발자 자금난 해결 여부, 주택 착공 및 완공 등 관련 지표의 회복 강도를 통해 부동산 경기 회복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올해 중국 증시는 소비 섹터를 중심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된다.


글 류용석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