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스코틀랜드와 미국, 일본, 캐나다, 아일랜드를 일컬어 5대 위스키 생산국이라 말한다. 그동안 우리가 마셔 온 거의 대부분의 위스키도 이 5개 국가의 제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한민국을 강타한 위스키 ‘열풍’을 타고, 그 외의 국가에서 만들어진 제품들도 속속 한국 땅을 밟고 있다.
위스키 신대륙을 찾아서
1 Denmark | 스터닝 카오스 트리플 몰트
스터닝 증류소는 곡물과 피트, 헤더에 이르기까지 모든 원료를 덴마크산만 고집한다. 덕분에 다른 나라의 위스키와는 차별화된 맛을 선보인다. 특히 ‘카오스 트리플 몰트’는 덴마크 위스키의 매력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증류소에서 생산하는 3가지 몰트 원액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 코를 갖다 대면 스모키한 훈연 향이 나는데, 특히 허브류의 향이 압권이다. 반면 맛은 달콤하면서도 스파이시하다. 그 뒤를 책임지는 건 바닐라와 오렌지, 담배와 오크의 풍미가 혼재한 끝맛. 2가지 스틸을 한 쌍으로 사용하는 여느 증류소와 달리 24개의 증류기에 직접 불을 쬐는 등 독특한 증류 방식도 색다른 맛의 비결이다.

2 Israel | 밀크앤허니 에이펙스 사해
이름 그대로다. 지구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사해 인근에서 추가 숙성 과정을 거친다. 이곳은 여름 에 온도가 영상 50도까지 치솟는 등 위스키를 만드는 데 극단적인 환경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전 세계 그 어떤 위스키와도 다른, 독특하고도 복합적인 풍미를 자랑한다. 입에 머금으면 블랙티와 고수 씨앗, 화이트 페퍼 등의 알싸한 맛이 입안을 채우는데, 바닷바람을 맞고 숙성해서인지 짭쪼롬한 바다 소금 맛이 피니시를 책임진다. 56.5%에 이르는 강력한 알코올 도수도 인상적. 한 번 맛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위스키다.

3 Germany | 스토크 클럽 풀프루프 라이
독일은 세계적인 호밀 생산국이다. 스토크 클럽 증류소에서는 100% 독일 호밀로 라이 위스키를 빚는다. 이 증류소가 특별한 건, 아메리칸 캐스크와 독일 캐스크, 셰리 캐스크과 화이트 와인 캐스크까지 무려 4가지 캐스크에서 위스키를 숙성하는 것. 이 원액을 모두 섞어 허브 향과 곡물, 초콜릿 등 색다른 풍미의 위스키를 완성했다. 그 맛은 2019년 ‘월드 위스키 어워즈’에서 ‘월드 베스트 라이 위스키’ 상을 수상했을 정도. 미국 라이 위스키에 비해서는 알싸함이 적은 편이지만 밸런스가 매우 우수하다는 평이다. 그냥 마셔도 맛있고, 하이볼로 즐기면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4 Taiwan | 카발란 클래식 싱글 몰트위스키
위스키 애호가 중에는 유독 타이완 위스키 팬이 많다. 특히 일본 위스키의 품귀 현상을 틈타 인기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카발란은 타이완 위스키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 장본인. 2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각종 주류품평회에서 280개가 넘는 금메달을 휩쓸었을 정도다. 그중 ‘카발란 클래식 싱글 몰트위스키’는 부담 없이 타이완 위스키의 매력을 알기 좋은 술인데, 특히 꿀과 망고, 배, 바닐라, 코코넛 등의 풍미를 지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만하다. 오일리하게 떨어지는 피니시도 매력. 병 디자인은 타이페이의 랜드마크인 타이페이 101을 모티프로 디자인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사진 박원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