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오픈서베이 설문조사]
[Big story]]10명 중 9명 "부자 아니다"...부채 늘고 재테크 제자리
한경 머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진행한 '전 국민 부자·재테크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93.4%가 "본인이 부자가 아니다"고 답했다. 또 다수의 응답자가 코로나19 이후 부채 증가를 호소했으며,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예·적금'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 등 소극적인 자산관리 행태를 보여줬다. 이 조사는 부자에 대한 인식과 재테크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대한민국 성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2.87%포인트다.

조사 대상 응답자 93.4% "나는 부자 아니다"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93.4%가 '아니다'라고 답변한 가운데 서울 지역의 경우 95.7%가 '부자가 아니다'고 답변해 상대적 박탈감이 조금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본인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30%가 그렇다고 답한 가운데 서울 지역의 경우 36.7%가 중산층이라고 말해 스스로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비중이 높았다.
부자에 대한 인식은 성별 및 연령대에서도 차이가 났다. 남성의 8.3%는 본인이 부자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여성 응답자의 경우 4.9%에 그쳤다. 40대 이하에서는 96.5%가 부자가 아니라고 말했으나 5060 세대는 92.5%가 부자가 아니라고 말해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일반인과 부자를 나누는 기준 1위는 ‘자산 규모’
일반인과 부자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는 자산 규모가 89%를 차지해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5.2%가 사회공헌(노블레스오블리주)을 꼽아 부자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는 변화의 기류를 감지할 수 있었다. 뒤를 이어 개인 평판, 집안 명성, 권력 유무 등이 부자를 가름하는 척도가 됐다.
남성과 여성이 인식하는 부자의 기준도 비율 면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87.3%가 자산 규모, 6.3%가 사회공헌을 부자의 기준으로 꼽은 반면, 여성은 90.8%가 자산 규모를, 4%는 사회공헌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부자의 기준이 되는 금융 자산과 부동산 자산을 합친 총 자산 규모에 대해서는 36.8%가 '30억 원 이상'이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이어 50억 원 이상이 20.6%로 2위였으며 10억 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0.4%로 3위를 차지했다.
부자가 아닌 중산층의 월 소득 기준으로는 500만 원 이상은 돼야 한다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700만 원 이상이 뒤를 이었다. 3위는 300만 원 이상이 차지했고 200만 원 이상이라는 답변도 4.5%로 집계돼 중산층에 대한 눈높이의 차이를 보여줬다.

부자들의 종잣돈 마련은 상속·증여 등 ‘부모 지원’ 덕분
‘부자들이 부를 축적하기 위한 종잣돈을 마련한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는 질문에는 '상속이나 증여 등 부모 지원'이 38.2%로 가장 많았다. 2위는 주택, 빌딩 등 부동산 투자가 36.6%로 집계됐다. 반면 '급여 등 근로소득으로 인해 부자가 됐다'라는 응답은 3위에 그쳐 많은 사람들이 '부자는 이른바 금수저를 물고 태어났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본인이 운영하는 기업의 사업수익(8.1%), 주식, 펀드 등 금융 상품 투자(5.1%) 순으로 종잣돈 마련 방법을 추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ig story]]10명 중 9명 "부자 아니다"...부채 늘고 재테크 제자리
가장 주된 재테크 수단은 예·적금, 주식이나 채권 등 뒤이어
이번 설문조사 응답자 중 48%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재테크 수단으로 예·적금을 꼽았다. 주식이나 채권 등 금융투자 상품에 투자한다는 응답자는 21.8%로 조사됐고 부동산 투자가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저축성보험, 장기채권 투자, 코인 투자를 통해 재테크를 한다는 응답자도 있었으나 11.3%는 재테크를 아예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재테크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을 높이거나 추가하고 싶은 항목으로도 예·적금이 43.6%로 1위였다. 빌딩 및 상가 투자가 24.4%, 거주용 외 주택 투자가 24.2%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고 토지 및 임야 투자가 17%로 조사돼 예·적금 다음으로는 부동산 투자가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 펀드, 저축성보험, 채권 등도 인기 있는 재테크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미술품이나 음악 저작권으로도 재테크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싶다는 응답이 2.2%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재테크에 대한 수익률은 5~10%를 기대한다는 답변이 34.5%로 가장 많았다. 5% 미만은 32.4%로 2위에 자리했다. 가장 주된 재테크 수단인 예·적금 금리를 고려하면 기대수익률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점이 파악됐다.

코로나19 이후 부채 증가, 가장 부담 큰 부채는 ‘주담대’
전체 응답자의 28.6%가 코로나19 이후 부채가 증가했다고 답해 ‘변동없다’고 답한 39.4%에 이어 2위로 집계됐다.
가장 부담이 큰 부채 유형으로는 주택담보 관련 대출이 50.9%로 가장 많아 내 집 마련으로 인한 채무가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어 신용대출이 20.8%로 2위였으며 마이너스 통장이 9.5%로 뒤를 이었다. 임대보증금이 9%로 3위, 보험 계약 대출은 3.1%로 5위였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자산 규모에 변동이 없다고 답한 사람이 57.6%로 가장 많았다. 자산 규모가 줄어든 사람은 27.6%로 2위였으나 14.8%(3위) 자산 규모가 늘었다고 답했다.


변상미 미래에셋증권 명일동 WM지점장의 부의 포트폴리오 3계명
대한민국 부자들의 포트폴리오는 총 자산 중 50% 이상이 부동산이다. 거주용 부동산이 35%, 상업용 부동산이 15%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상업용 부동산의 기대수익률 하락으로 주식이나 다른 대안 상품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이 옮겨 가고 있는 추세다. 나머지 20% 정도는 현금성 자산을 향후 부동산 또는 주식 등 자산가격 하락 시 투자를 위해 보유하고 있다. 또한 예·적금 및 주식을 각각 15% 정도 투자하고 있다. 다만 신흥 부자들의 경우 부의 원천이 주식투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 주식 투자 비중이 늘고 있다.

하나, 부자들은 분산투자보다는 우량한 자산 몇 개로 압축 투자를 한다. 증시 격언 중에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라는 말이 있다. 이는 투자의 위험도를 줄이기 위해 자산을 분산투자하라는 말이지만 부자들은 분산투자보다는 확신이 있는 종목 또는 본인의 투자 포인트가 명확한 종목들 내에서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결정적인 수익을 주는 종목은 결국 한두 종목에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는 주식뿐만 아니라 부동산에서도 마찬가지 투자 방법이다.

둘, 만기가 정해지지 않은 여유 자금으로만 투자한다. 투자의 시계가 짧으면 투자자는 제대로 된 투자 판단을 했음에도 당장의 변동성에 흔들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투자 포인트가 명확하다면 시간을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돈을 넣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부자들은 큰 손실을 입지 않는 경우가 많다.
부자들의 재태크 전략도 심플하다. 시간 절약, 금전 절약 2가지 절약을 지킨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성실하게 시간을 사용한다. 매월 지출되는 돈을 잘 파악하고 있고 쓸데없는 데 돈을 쓰지 않는다.
또한 실천 가능한 장기 투자 플랜이 존재한다. 일생의 금전 계획이라든지 단기 투자 플랜을 가지고 주기적으로 피드백하며 투자한다.

셋, 부자들은 ‘세테크’의 달인이다. 내가 자산가들을 상담할 때 제일 먼저 진행하는 것이 절세 컨설팅이다. 세금만 아껴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부동산, 주식, 금융 상품 등 고액자산가들은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
부자들은 절세 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많고 공부도 많이 하고 있다. 부자들이 나와 같은 개인프라이빗뱅커(PB)를 만나러 오는 이유 중 가장 큰 부분이 절세다.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법과 변화하는 금융 환경에 대한 정보를 좀 더 빠르게 얻고자 함이다. 연금저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비과세 재형저축 등 절세 상품과 상속세 및 증여세 절감을 위한 플랜까지 세금 관리만 잘해도 부는 더 축적될 수 있다.

글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