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당신은 가난한가요


이런 뜬금없는 질문을 던져봅니다. 당신은 가난한가요?
하긴 주변을 둘러보면 돈 때문에 힘들다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더 많기는 합니다. 여기서 ‘가난’이라는 굴레는 절대적인 빈곤을 말하지는 않을 겁니다. 어찌 과거 보릿고개 시절의 가난과 비교할 수나 있겠습니까. 그만큼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큰 것이겠죠.

문제는 그 박탈감이 젊은이들과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지난 3월 5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다중채무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9월 말 다중채무자는 447만 명으로 이들의 대출 잔액은 589조 원에 달했습니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 회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을 말합니다.

여기서 심각한 대목은 전체 다중채무자 중 3분의 1(31%)에 해당하는 139만 명이 30대 이하의 청년층이었다는 겁니다. 일부 청년층의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과 빚투(빚내서 투자)와 같은 사회적 문제가 고스란히 통계로 잡힌 겁니다.

고령층의 빈곤도 심각합니다. 통계청이 지난 3월 6일 발표한 ‘한국의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보고서 2022’에 따르면 은퇴 연령층인 66세 이상 인구의 상대적 빈곤층(중위소득 50% 이하의 비율)이 2020년 기준 40.4%로 집계됐습니다. 상대적 빈곤 위험도의 경우 2018년 기준 367.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그런데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는 젊은이들과 은퇴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 증가와는 정반대로 소위 최상층 부자들은 돈을 쓸어 모으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1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소득천분위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으로 종합소득 상위 0.1% 구간 소득자 9399명이 벌어들인 소득은 총 31조1285억 원이었습니다. 상위 0.1% 소득자 1인당 평균소득은 33억3317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위 20% 소득자 186만7893명이 올린 소득은 4조4505억 원으로 1인당 평균소득은 238만 원에 불과했는 데 말입니다.

한경 머니는 4월호 빅 스토리 ‘당신은 부자입니까’에서 다소 도발적인 제목으로 ‘돈의 이야기’를 화두로 꺼냈습니다. 이를 통해 한경 머니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오픈서베이에 의뢰해 진행한 ‘전 국민 부자·재테크 인식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3.4%가 “나는 부자가 아니다”라고 고백한 냉혹한 현실도 전했습니다.

더불어 부자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솔직한 시선과 바람직한 부자의 모습, 부자의 위치로 올라서기 위한 자산관리 전략과 재테크 포트폴리오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습니다. ‘가난’이 굴레가 아니듯 부자도 특정인들을 위해 존재하는 넘지 못할 ‘계급’도 아니기에. 한경 머니는 부자에 대한 불편한 진실들을 ‘부자 이용설명서’처럼 펼쳐 보여 드립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