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없던 사랑도 샘솟을 것 같은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그곳의 달달함을 한껏 느끼고 돌아왔다.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달달함은 덤
에메랄드빛만큼이나 사랑이 더 영롱해지는 곳
신혼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은 크게 2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최대한 다양한 여행지 방문을 계획하는 탐방형과 럭셔리한 리조트에서 여유를 즐기는 휴식형으로. 만약 후자에 가까운 허니문을 계획하고 있으면서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은 커플이라면 베트남 남쪽 해안의 아름다운 섬, 푸꾸옥이 제격이다.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스파’가 특별한 이유는 ‘상상력을 자극하는 콘셉트’ 덕분이다. 우선 이곳에 체크인을 하면 ‘라마르크대학 스튜던트북’이라는 책자를 한 권씩 받게 된다. 스튜던트북의 맨 앞장에는 1940년에 문을 닫은 라마르크대학을 발견한 선그룹(Sun group)이 세계적인 건축가 빌 벤슬리(Bill Bensley)에게 의뢰해 리조트로 재탄생시켰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매우 그럴싸하지만 이 모든 것은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 리조트&스파’가 만든 가상의 시나리오, 즉 이 리조트의 세계관이다. 이 리조트를 200% 즐기고 싶은 신혼부부라면 지금부터 최면을 걸어본다.

“자, 나는 라마르크대학의 학생이고, 우리는 지금 캠퍼스 커플이다.”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달달함은 덤
리셉션에는 라마르크대학의 초대
학장인 타이 매튜 콜린스의 흉상과 리지볼 팀 선수들이 럭비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받은 트로피로 만들었다는 분수, 징병으로 돌아오지 못한 학생들과 학교 직원들이 두고 간 여행용 캐리어 등 이곳의 콘셉트를 더 촘촘하게 쌓아주는 물건들로 가득하다. 소품 하나도 허투루 둔 것이 없다.

가죽으로 엮인 장부를 펼쳐보니 정말로 누군가 사용하던 장부인 듯 빼곡하게 내용이 기입돼 있다. 이처럼 리조트의 건물을 비롯한 모든 것은 라마르크대학이라는 거대한 콘셉트하에 세분화돼 있다. 기자가 묵은 곳은 동물학과(Zoology) 건물로, 코끼리 모양으로 조경된 나무와 객실 문에 그려진 원숭이과 동물의 일러스트, 객실 곳곳에 걸린 조류 그림을 보니 ‘동물학과에 입학한 것 맞구나’ 하고 절로 리조트의 세계관에 빠져들고 만다.
이곳에 묵으니 하루 한시가 바쁘다. 나도 모르게 갓생(신을 뜻하는 ‘god'와 인생을 뜻하는 ’생‘의 합성어로 타의 모범이 되는 삶을 말함) 사는 MZ(밀레니얼+Z) 세대의 일과를 보내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 학교 운동장에 그려진 러닝 트랙을 돈 후, 해변가에 누워 책장을 몇 장 넘기고 나니 금세 조식 먹을 시간이다. 4개의 수영장과 일별, 시간대별로 구성된 조깅, 바이크, 하이킹, 베이킹 등의 액티비티를 즐기려면 아침 7시에 일어나도 24시간이 모자란다. 체크인 시 나눠준 스튜던트북에 액티비티 스케줄이 시간표처럼 잘 나와 있으니 대학 시절 수강 신청을 하듯 마음에 드는 활동으로 일과표를 짜면 된다.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달달함은 덤
프라이빗하고도 감미로운 스파 & 저녁식사의 맛
이 특별한 콘셉트가 더 확실히 와 닿는 곳은 ‘샹트렐 스파 바이 JW’와 ‘핑크 펄 레스토랑’이다. 과거 버섯균학부 학생들이 다양한 버섯 재배법을 배우는 공간이었던 샹트렐 스파 바이 JW는 루이스 캐럴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영감을 받아 재창조됐다.

앨리스처럼 하늘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직원의 안내를 받아 스파를 받으러 가는 통로는 동화 속에서 앨리스를 다른 세계로 인도하던 ‘래빗 홀’처럼 조성했다.

앨리스 차림을 한 직원이 “이곳을 지나면 당신은 작아질 거예요”라는 멘트도 잊지 않는다. 동심을 깨지 않기 위해 모두가 캐릭터에 몰입한다는 디즈니랜드의 직원들처럼 모두가 이 콘셉트에 진심이다. 이곳에서는 원하는 마사지 압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고, 마사지사 역시 세심하게 “Harder? Softer?”를 물어봐주기 때문에 마사지가 처음인 사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허니문처럼 특별한 여행에 미식(美食)이 빠질 수 없다. 3층짜리 건물과 지하 와인셀러로 조성된 핑크 펄 레스토랑에서의 파인다이닝은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코스다. 이 레스토랑의 콘셉트 역시 흥미롭다.

원래 핑크 펄 레스토랑은 회색의 건물이었는데, 초대 학장인 타이 매튜 콜린스의 두 번째 부인인 파티 애호가, 펄 여사에 의해 화사한 핑크빛 외관과 화려한 가구,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벽화,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가구 등으로 꾸며졌다. 그녀는 항상 모든 일을 핑크빛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모든 이들이 그녀를 핑크 펄이라고 불렀으며 이곳의 이름 역시 핑크 펄 레스토랑이 됐다.

이 레스토랑은 정기적으로 셰프를 초청해 특별한 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최근에는 미셰린 2 스타를 획득한 다카기 가즈오 셰프를 초청해 교토식 요리를 선보인 바 있다.

현장에서 연주되는 클래식을 배경음악 삼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질 좋은 음식을 음미할 수 있는 이곳에서의 특별한 미식 경험은 상상만 해도 꿀이 떨어진다. 멋지게 차려입고 파인다이닝까지 즐기고 나면 사랑이 더 깊어지는 하루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달달함은 덤
아이·부모님을 위한 테마파크 여행
휴양이긴 하지만 조금 더 액티브한 활동을 즐기고 싶은 커플에게는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가 딱이다. 푸꾸옥 북서쪽에 자리 잡은 이곳은 아이 혹은 부모님을 모시고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추천할 수 있을 정도로 인근 관광지와의 접근성이 좋다. 베트남의 가장 큰 테마파크인 빈 원더스 푸꾸옥과 빈펄 사파리, 코로나 카지노, 그랜드월드 푸꾸옥 엔터테인먼트 콤플렉스와 18개 홀 골프 코스를 포함한 인기 높은 랜드마크와 가깝다.

빈 원더스 푸꾸옥은 베트남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다. 롤러코스터 등의 놀이기구는 물론 워터파크와 5차원(5D) 시네마, 아쿠아리움 등 다양한 즐길 거리를 갖추고 있다. 특히 동화 속 한 장면을 재현한 듯한 워터 퍼포먼스 쇼는 빈 원더스의 하이라이트다.

빈펄 사파리에서는 200여 종 총 3000여 마리의 동물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인 이 동물원에서는 아기 얼룩말, 아기 코뿔소, 아기 사자, 아기 기린 등이 가족과 함께 한데 어우러져 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또 국내에서보기 쉽지 않은 포유류 종을 울타리 없이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영화 <마다가스카>에 나오는 호랑이꼬리 여우원숭이(Ring Tailed Lemur)와 마찬가지로 여우원숭이과의 포유류인 붉은 목도리 여우원숭이(Red ruffed lemur) 등의 동물에게 직접 먹이를 주면서 가까이서 교류할 수 있다.

아울러,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에서 차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그랜드월드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이다. 잔잔한 강 위에는 챙이 둥근 모자와 스트라이프 티셔츠 차림의 수상 택시 운전자가 노를 젓는 평화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형형색색의 건물 앞에서 인증샷을 찍는 관광객과 웨딩 촬영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띈다. 밤이 되면 펼쳐지는 화려한 분수 쇼도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로맨틱 아일랜드 '푸꾸옥', 달달함은 덤
푸꾸옥의 선셋처럼 깊어지는 우리의 여행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의 인테리어는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과 걸맞게 우아하고 기풍이 흐른다. 이곳은 고대 그리스 신전풍의 신고전주의적(neoclassical) 디자인이 특징이다.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가 주를 이루는 국내 호텔과는 사뭇 다른 이국적인 풍광이 휴양지의 분위기를 한층 올려준다. 기존 ‘빈펄 리조트&골프 푸꾸옥’을 리브랜딩한 이곳은 459개의 객실과 스위트룸 및 빌라, 콘퍼런스 공간을 비롯해 3개의 수영장과 스파, 피트니스 센터, 키즈클럽 등을 운영한다. 현재 새로운 브랜드의 분위기에 맞춰 객실과 로비의 리모델링이 7월까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9월경이면 전체 리조트의 리모델링이 마무리된다.

동남아시아 여행이라면 한번쯤 선셋과 함께 해변에서 즐기는 디너를 꿈꿔봤을 것이다. 노란색에서 주황색, 핑크색에서 보라색으로 오묘한 빛으로 물들어 가는 노을이 한바탕 감동을 선사하고 나면 칠흑 같은 어둠이 해변을 뒤덮는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점차 크게 들려오고, 알전구가 깜깜한 해변가를 수놓으면 한층 더 낭만적인 분위기로 바뀐다. 해변가에 앉아 잔잔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와인을 한 모금 홀짝이고 나면 ‘이게 바로 행복이구나’ 하고 느끼게 된다. 쉐라톤 푸꾸옥 롱비치 리조트의 프라임 바&그릴에서 이처럼 꿈에 그리던 디너를 실현할 수 있다. 바다를 마주한 야외석이 갖춰진 이 리조트의 프라임 바&그릴은 신선한 현지 조개류부터 프리미엄 스테이크, 다양한 동남아의 맛으로 구성된 뷔페 레스토랑이다. 결혼식 및 피로연 파티를 위한 5성급 케이터링도 가능하기 때문에 해변가에서 야외 웨딩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떠나기 전, 푸꾸옥 TRAVEL TIP

-비자 30일간 무비자 체류 가능
-화폐 단위 동(VND은 맨 뒤에 0을 떼고 2로 나누면 한화로 쉽게 계산 가능!)
-환전 한국에서 VND으로 환전해 가는 것보다 달러를 베트남 현지 금은방에서 환전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대형 리조트의 환율도 나쁘지 않다.
-직항 비엣젯항공에서 하루 두 편씩 운항 중(2023년 4월 기준)
-시차 한국보다 2시간 느리다.
-특산품 진주, 느억맘 소스(베트남식 생선 소스), 견과류(아저씨가 그려진 슈슈 땅콩), 후추
-교통 푸꾸옥에는 버스나 레일이 다니지 않는다. 개인택시로 섬을 편안히 둘러볼 수 있다.
-날씨 평균 기온 영상 27도로 연중 내내 따뜻하고 온화한 아열대기후

글·사진 강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