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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진 하와이안항공 한국지사장

유수진 하와이안항공 한국지사장은 8년간 이 항공사를 경영해 오면서 코로나19 기간처럼 어려운 시기가 없었다고 회상한다. 절체절명의 어려운 시기를 넘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으로 다시 날개짓을 시작한 하와이안항공의 당찬 포부를 들었다.
유수진 하와이안항공 한국 지사장 "ESG경영으로 비상할 것"
유수진 하와이안항공 한국지사장은 “어느 항공사가 힘들지 않았겠냐만은 하와이안항공 역시 그 어려운 시기에 노선을 유지하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며 “현재 수요는 2019년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높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하와이안항공은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위한 활동을 본격화했다. 여기에 ESG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그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을 알리고 하와이 각 섬의 자연, 문화, 지역사회를 보호하며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책임감 있는 여행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직접 소개하는 하와이의 천연자원과 멸종위기종 보호 방법부터 하이킹, 해양 액티비티, 문화 유적지 관광 시 주의사항 등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트래블 전문지 ‘콘데 나스트 트래블러’와 ‘트립어드바이저’가 실시한 소비자 조사에서 미국 본토와 하와이 간 노선을 운항하는 미국 내 항공사 중 최상위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트래블 + 레저’가 선정한 ‘2022년 월드 베스트 어워드’에서 미국 항공사 중 1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난 18년간(2004년부터 2021년) 뛰어난 정시 운항률을 기록하며 미국 교통부가 선정한 가장 우수한 미국적 항공사로 인정받고 있다.

하와이안항공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94년 역사를 지닌 회사는 하와이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오래된 항공사다. 현재 하와이 각 섬 간 운행하는 제트 항공기 약 150편은 물론 미국 동부와 서부 주요 15개 도시를 오가는 직항편, 한국 및 일본, 아메리칸 사모아, 호주, 뉴질랜드, 타이티로 국제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취항 이후 누적 한국 고객 수 및 매주 운항 빈도는.
"올해 1월 기준 가장 오랜 기간 한국과 하와이를 연결한 외항사다. 지난 2011년 1월 12일 인천~호놀룰루 직항 노선 첫 취항 후 지난 12년간 총 5740편의 항공편을 운항하며 121만4206명의 탑승객을 수송했다.
현재 하와이안항공 인천~호놀룰루 운항편은 주 5회(월·수·금·토·일요일) 오후 9시 15분 인천을 출발해 같은 날 오전 10시 55분에(시차 적용) 하와이에 도착한다. 호놀룰루~인천 운항편은 화· 목·금·토·일요일 오후 1시 55분에 호놀룰루국제공항을 출발해 다음 날 오후 7시에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다. 운항 스케줄은 매월 변경된다."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된 항공사라고 들었다.
"맞다. 하와이안항공은 1929년 인터아일랜드 에어웨이로 처음 비행을 시작했다. 운항 첫해에는 1만367명의 주내선 승객을 수송했다. 1942년 3대의 시코스키 S-43s(Sikorsky S-43s)로 화물운송 사업을 개시했다. 1960년부터 로스앤젤레스(LA)~호놀룰루 상업용 여객기 서비스를, 1966년에는 하와이 최초의 이웃섬 여객기 서비스를 시작했다.
태평양 횡단 서비스의 경우 1985년부터 시작했다. 2010년 도쿄~호놀룰루 직항 노선을 소개했으며, 2011년부터 인천~호놀룰루 직항 노선을 취항했다. 그 후 뉴욕, 삿포로, 브리즈번, 오클랜드 등으로 노선을 확장했으며 2016년에는 한국지사장을 선임했다."

18년간 정시 운항률 1위를 기록했다고 들었다.
"하와이안항공은 ‘Ho’okipa(환대 문화)’를 기반으로 전 세계 승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해 정시 운항은 물론 안전하게 수하물을 되찾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에 하와이안항공은 매일 항공편이 정시에 출발하고 도착하는지, 모든 승객들이 수하물을 문제없이 수령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 승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자 한국 승객에 특화된 기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우선 ‘한식과 하와이식의 조화’를 콘셉트로 한 ‘팬 아시안(Pan Asian)’ 스타일의 기내식을 제공한다. 하와이 MW 레스토랑 수석 셰프인 웨이드 우에오카(Wade Ueoka)와 미셸 카르 우에오카(Michelle Karr-Ueoka)가 하와이 문화에서 영감을 얻은 기내식이다. 메뉴는 승객들의 취향과 선호도를 반영해 6개월 간격으로 업데이트가 된다.
또한 한국 승객들을 위해 모든 항공편에 한국어 가능 승무원을 배치하는 것은 물론 최신 한국 영화 상영, 한국어 안내 방송 시스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와이 여행에 유용한 팁과 정보를 제공하는 기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도 꾸준히 업데이트 하고 있다."
유수진 하와이안항공 한국 지사장 "ESG경영으로 비상할 것"
한국 시장의 특장점이 있다면.
"지난해 하와이 관광청 집계에 따르면 하와이에 입국한 한국인 중 약 30%가 이웃섬을 방문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 여행객들은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만 여행하는 것이 아닌 ‘아일랜드 호핑(Island Hopping)’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예매 고객 데이터를 살펴보면 2030세대가 약 55%를 차지하고 있다. 하와이 여행객 중 주요 소비 세력으로 급부상한 MZ(밀레니얼+Z) 세대 비중이 확대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해당 세대는 ‘로컬여행’ 트렌드에 발맞춰 단순히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거나 해변에서 여유를 누리는 것이 아닌 하와이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느끼고 배우고 싶어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관광청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전체 하와이 여행객 중 30%가 신혼여행객이었다면 지난 2022년에는 신혼여행객이 전체 여행객의 50%를 차지하며 크게 증가했다. 특히 11월에는 한국 여행객의 72%가 신혼여행을 위해 하와이를 방문했을 정도로 하와이가 신혼여행지로 다시 한번 급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와이안항공의 핵심 가치는 무엇인가.
"자사 승객들은 항공기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하와이를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볼 수 있다. 저희 항공은 하와이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하와이 대표 항공사로서 한국을 포함해 취항하는 모든 도시에 ‘알로하 스피릿(Aloha Spirit)’을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와이를 상징하는 플루메리아 꽃과 유니폼을 착용한 기내 승무원들은 탑승객을 따뜻한 환대 서비스로 맞이하며 탑승객들의 하와이 여행 시작과 마무리에 잊지 못할 즐거움을 선사한다."

팬데믹 기간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팬데믹 기간 동안 노선을 유지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하와이안항공은 가족 또는 사업상의 이유로 미국 및 하와이를 방문해야 하는 고객들에게 유일한 연결편이 돼주었다.
또한 해당 기간 동안 항공화물 운송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백신 등 다양한 화물을 운송하기도 했다. 우리 회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노선 중단 없이 운항했다는 사실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코로나19 전과 엔데믹인 상황을 볼 때 고객 수는 얼마나 늘었나.
"한국 시장으로부터 하와이 여행에 대한 큰 수요를 확인하고 있다. 엔데믹 전환 초기에는 2019년보다 높은 수요를 기록한 때도 있었다. 현재의 수요는 2019년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지만 계속해서 높은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하와이는 한국에서 가장 신혼여행을 많이 가는 곳인데 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었던 게 있는가.
"몇 년 전 하와이 입국장에서 출입국 관리소 직원이 갑자기 질문이 있다고 얘기한 적이 있다. ‘왜 한국 승객들이 모두 마우이로 가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당시 마우이가 신혼여행지로 인기를 얻고 있을 때여서 신혼여행으로 마우이를 찾고 있으며, 마우이가 한국에서는 낭만적인 섬으로 알려져 있어 그렇다고 했더니 궁금점이 해결됐다며 기뻐했다. 최근에는 마우이뿐만 아니라 빅아일랜드(하와이섬)도 신혼여행객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어 쏠림현상이 덜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고 들었다. ESG경영을 위한 자사만의 정책은 무엇인가.
"하와이안항공은 지속 가능한 여행의 중요성을 알리고 하와이 각 섬의 자연, 문화, 지역사회를 보호하며 여행을 즐기는 방법을 공유하고자 ‘책임감 있는 여행(Travel Pono)’ 영상을 제작했다. 직원들이 직접 소개하는 하와이의 천연자원과 멸종 위기종 보호 방법부터 하이킹, 해양 액티비티, 문화 유적지 관광 시 주의사항 등을 담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하며 지속 가능한 항공 산업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목표를 제시했다. 하와이안항공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오는 2035년까지 항공기 유효 톤 마일당 탄소배출집약도를 2019년 대비 45%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제트 연료의 10%를 지속 가능항공연료(SAF)로 대체할 예정이다.
또한 12대의 보잉 787-9 항공기를 올해 안에 인도할 예정이다. 해당 기종은 대폭 향상된 공기 역학 성능, 최신 엔진, 가벼운 합성 물질 기체 등을 갖춰 비슷한 크기의 이전 기종 대비 연료 효율성이 약 20% 높은 것이 특징이다.
기내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을 위해 2025년까지 기내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50%를 감축하고 2029년까지는 일회용 플라스틱을 100% 줄일 예정이다."

신생 항공사와 기존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후 리뉴얼을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사의 특별한 변화는 없는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2024년을 시작으로 총 12대의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순차적으로 도입 할 것이다. 이 기종은 쾌적한 객실 공간, 넓어진 수납 공간, 밝기 조절이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창문 덮개 등으로 이루어져 승객들에게 보다 편안한 기내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만 아니라 뛰어난 연료 효율성, 최첨단 탄소 복합재 사용 기체 등을 갖춰 지속 가능한 여행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특히 전 세계 주요 항공사 중 최초로 초고속·저지연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기내 도입할 예정이다. 올해부터 에어버스 A330과 A321네오(NEO), 새롭게 도입 예정인 보잉 787-9 등의 항공기에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 도입이 완료되면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포함한 하와이안항공의 태평양 횡단 노선 및 하와이 주내선 탑승객들은 별도의 로그인 및 결제 절차 없이 무료로 인터넷 서비스를 누릴 수 있게 된다."

한국지사장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올해 ‘디스커버 모어 위드 하와이안항공(Discover More with Hawaiian Airlines)’을 테마로 하와이 대표 항공사로의 입지 강화, 혁신적인 기내 서비스 확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새로운 드림라이너 기종과 무료 기내 인터넷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이웃섬 여행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편리한 주내선 네트워크를 활용한 이웃섬 여행 상품 및 프로모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하와이 여행에 최적화된 항공사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글 정유진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