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뿐만 아니라 자신이 세상을 떠날 때도 혼자 남게 되는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한다.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를 돌볼 다른 가족이 없거나, 자녀와의 유대감을 느끼는 상속인이 없는 경우, 자녀의 재정적인 문제와 법적인 보호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게다가 상속인이 있다 하더라도 그들이 장애를 가졌거나 정신 질환을 가진 자녀의 재산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려고 할 수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견지원신탁과 기부신탁의 결합은 장애인 자녀의 재산을 생전에 보호하고 이들 사후에도 그들의 재산이 유의미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선택되고 있다.
우선, 장애인과 정신 질환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적절히 관리하는 능력이 제한돼 있다. 이들은 사물을 판단하거나 재산을 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부주의나 남용으로 인해 재정적인 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 후견지원신탁은 생전에 장애인과 정신 질환자의 재산을 보호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효과적이고 적절한 대안이다.
후견인제도는 치매, 지적 장애, 정신 장애, 발달 장애 등으로 인해 판단력이 부족한 사람들에게 본인의 권리를 보호해줄 성년후견인 등을 선택함으로써 재정 및 법적 문제에 대한 도움을 준다. 후견인은 피후견인에게 필요한 의료 및 재정적 결정을 대신하고, 피후견인의 이익과 복지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을 진다.
그러나 후견인의 권리 남용이나 재산 편취 등 윤리적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에 법적 절차를 통해 본인이 후견인을 지정하거나(임의후견인) 법원에 의해 선정된 후견인(법정후견인)이 피후견인의 신상을 관리하고, 신탁을 통해 피후견인의 재산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후견지원신탁이다. 후견지원신탁은 장애인과 정신 질환자의 재산을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신탁 회사에 맡기고, 효과적으로 관리되며 남용되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후견지원신탁을 통해 부모들은 장애를 가진 자녀가 재정적인 안정성을 보장받는 것을 확인하며,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다. 즉, 후견지원신탁은 장애인이나 정신 질환자 생전에 이들의 재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이다.
기부신탁으로 사후 재산 처리
과거에는 상속인 없이 재산을 처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가족 관계의 다양화와 상속인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대안이 필요해졌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기부신탁을 선택해 자신의 사후 재산을 처리하고 있다. 기부신탁은 상속인이 없거나 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후 재산을 처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방식은 자신의 재산을 신탁 회사에 맡기고, 그 재산이 사후에 자신이 원하는 곳에 기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상속인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사후 개인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면서 의지할 수 있는 대안을 찾을 수 있고, 상속인들과 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은 상속인과의 관계로 인한 갈등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상속인이 없거나 상속인과의 관계가 어려운 사람들은 기부신탁을 선택해 자신이 사후에 재산을 기부하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기부 문화를 조성하고, 미래 세대에게 희망을 전달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재산이 사후에 사회적인 목적을 위한 프로젝트, 비영리단체, 사회복지 프로그램 등에 사용돼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이는 그들의 삶이 끝난 후에도 자신과 같은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에게 희망과 사랑의 연결고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부신탁은 이들에게 자신의 사후 재산에 대한 통제력과 의미 있는 행동의 기회를 제공한다. 자신의 사후 재산을 기부함으로써 이들은 삶의 의미를 더욱 깊게 느낄 수 있으며, 자신의 가치와 사회적인 역할을 실현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장애를 가진 자녀의 부모들은 자녀의 사후 재산 처리에 대한 고민의 해결책으로 기부신탁을 선택한다.
상속인이 없는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와 재산 관리에 대한 고민을 안고 살아 가고 있다. 장애나 정신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그 고민은 몇 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후견지원신탁과 기부신탁을 결합하는 방식은 이러한 고민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후견인을 지정하고 후견지원신탁을 함으로써 자신의 삶과 재산을 보호하고, 자신의 안전과 복지에 대한 걱정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에 더해 상속인이 없거나 그들과 관계가 좋지 않다면 기부신탁을 결합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기부신탁을 통해 자신의 사후 재산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후견인 신청과 기부신탁의 결합은 장애인이면서 상속인이 없는 사람들의 고민을 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연희 하나은행 리빙트러스트센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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