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이그제큐티브센터(TEC)' 홍성현 한국 대표·프랑수와 알론소 과장 인터뷰

코로나19를 기점으로 급속도로 성장했지만 벤처 시장의 급락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어간 타사 공유오피스와 다르게 디이그제큐티브센터(TEC)는 경기가 하락하는 가운데서도 실적 타격을 입지 않고 승승장구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TEC가 경기 부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살펴본다.
디이그제큐티브센터(TEC) 제공
디이그제큐티브센터(TEC) 제공
“고품격 기능을 갖춘 사무 공간을 제공하고 각 회원사들이 원하는 니즈에 맞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홍성현 TEC 한국 대표는 “TEC는 사무실을 대체하는 공유오피스 성격에만 그치지 않고 생산성과 편안함을 모두 접목한 하이브리드형 업무 공간의 역할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원격 근무 영향으로 공유오피스를 대체 사무실 개념으로 사용했지만 이제는 원격이 아닌 업무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며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기보다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동시에 자율성을 접목시킨 하이브리드 솔루션 방식을 적용하는 오피스가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공유오피스 업체들이 경기 침체로 타격을 입는 동안 TEC는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들이 각각 50대50의 주요 메인 고객으로 영향이 크지 않았다.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에도 과거 홍콩에서 발생했던 바이러스에 대한 대처 경험으로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TEC의 주요 고객군은 법인고객인데, 코로나19가 확산될 당시에도 당시 TEC 고객이었던 게임 회사나 정보기술(IT)·뷰티 업계가 각광받으면서 오히려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며 “코로나19 당시 전 세계가 봉쇄될 때 한국이 유일하게 봉쇄되지 않은 것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TEC는 이러한 고객 니즈를 접목시키면서 개인 사무실과 세미나를 위한 행사 업무 지원, 구성원 간 코워크를 위한 다양한 이벤트 등 업무 공간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TEC는 직장인들의 거점인 강남, 여의도, 광화문 랜드마크 빌딩 등 각 6곳에 위치해 있어 이러한 직장인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강남의 랜드마크인 강남파이낸스센터와 여의도 IFC에 위치한 TEC는 5성급 고급 호텔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하며 프리미엄 고급형 공유오피스의 특성을 갖추고 있다.

TEC는 고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는 8월 1일 하나증권 빌딩에도 공유오피스 공간을 새로 론칭할 계획이다. 홍 대표는 “하나증권 빌딩에 위치하는 TEC는 여의도에 위치한 센터 중에서는 가장 크고 다양한 서비스 인프라를 갖춰 나갈 계획”이라며 “매년 주요 거점에 꾸준히 1~2개의 지점을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TEC는 단순한 업무 공간의 역할을 넘어서서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활발한 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데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한국 TEC는 커뮤니티 매니저가 주도해 자기계발, 비즈니스, 건강 및 봉사활동 등 행사를 기획하고, 공유오피스를 찾는 고객들 간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공유오피스 인기 비결…커뮤니티·맞춤 서비스에 있죠”
다음은 홍 대표와의 일문일답.

TEC는 다른 공유오피스와 어떤 차별점이 있나.

“다른 공유오피스와 차별점은 프리미엄을 지향한다는 점이다. 기존 공유오피스들은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한 스타트업과 벤처 회사를 주요 고객군으로 삼으면서 확장에만 집중했는데, 이러한 전략이 벤처시장 부진과 함께 타격을 입었다.

하지만 TEC는 주로 기업과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사무 공간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두면서 영향을 받지 않았다. 특히 TEC는 비즈니스 중심 지역에 위치한 랜드마크 빌딩에 입점하고 경쟁사에 비해 많은 자본을 투입해 업무 환경을 조성한 것이 차별점이다.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지만 고급화 전략이 오히려 긍정적인 효과로 나타났다. 다른 경쟁사들은 자본 투자를 줄이고 인력을 절약해서 가격을 낮추려고 하지만, TEC는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두면서 회원사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 경쟁력에 중점을 두고 있다.”

TEC는 글로벌 기업으로서 어떤 경쟁력이 있고, 한국의 경우 어떤 전략을 세우고 있나.

“TEC는 1994년 홍콩에 본사를 두고 시작했다. 운영 방식이나 서비스는 전 세계가 공통되지만 각 나라의 문화나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운영이 되고 있다. 전체 연간 매출은 지난해 2억8300만 달러에 달하고 있고, 연간 세전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대비 25.2% 증가한 50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지난해에는 전 세계적으로 평균 센터 점유율이 88% 이상으로 높은 점유율을 이루고 있고, 한국에서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센터 평균 점유율이 90%를 초과하고 있다. 이처럼 TEC가 경쟁력을 갖춘 이유는 각 도시의 랜드마크인 건물에 입점해 있고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 중소기업, 개인 등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2001년에 서울파이낸스센터에 처음 오픈하고 여의도에 오픈을 앞둔 TEC 하나증권 빌딩을 포함해 총 7개 센터가 있다.”

다른 공유오피스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것과 달리 TEC가 타격을 입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TEC는 시장의 요구 중심의 접근 방식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특히 서비스는 고급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많은 고객들이 선호하는 랜드마크 건물에 입점하고, 호텔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고급 서비스와 인테리어, 사무실, 가상오피스, 코워크를 위한 회의 시설, 비디오 회의 및 비즈니스 컨시어지 서비스가 갖춰져 있다.”

앞으로 공유오피스 시장은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팬데믹 이후에도 기업들은 기존 건물의 임대 장기화, 불필요하게 큰 사무실 공간 등 전통적인 형태의 사무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향들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반강제적으로 시행했던 100% 원격 근무에서 하이브리드 형태로 전환할 것으로 생각한다.

기업들은 여전히 사무실 공간에서의 소통을 선호하지만 동시에 원격 근무를 원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양쪽의 의견을 동시에 수렴할 수 있는 유연성과 탄력성을 갖출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다양하고 유연한 방식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결국 비즈니스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하이브리드형 공유오피스 인기 비결…커뮤니티·맞춤 서비스에 있죠”
“공유오피스, 일터 넘어 즐거운 공간으로 변모”

“TEC를 이용하는 고객들을 위해 웰빙, 자기계발, 비즈니스 세미나, 사회환원 테마로 한 달에 3~4번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어요.”

한국말을 능숙하게 하는 TEC의 커뮤니티 매니저인 프랑수와 알론소 과장은 한국에 들어와서 산 지 9년 차 된 프랑스인이다. 프랑스 투르가 고향인 그는 9년 전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왔다가 대학교에서 국제무역을 전공한 후 한국의 IT 기업과 공유오피스 업계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베테랑 직장인이다.

TEC에 근무한 기간은 짧지만 알론소 과장은 능숙한 한국말로 TEC를 찾는 고객들 간 네트워크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그는 “커뮤니티 매니저로서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고객 간 소통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공유오피스가 단순히 고객들의 일터를 넘어서서 출근이 즐거운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

알론소 과장이 TEC에서 기획한 프로그램은 자기계발과 건강, 비즈니스 세미나, 사회봉사 등 매우 다양하다. 그는 “회원들이 만나서 건강한 활동을 하는 러닝 클럽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 사회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에 대한 행사를 개최했는데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다”고 전했다.

TEC가 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캠페인도 알론소 과장이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

그는 “TEC는 안나의 집과 요셉의원에 기부를 해 왔는데 회원들이 봉사활동에 특히 관심이 많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 TEC 커뮤니티를 통해 사회환원과 관련된 행사를 준비하고, 고객 간 소통 창구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