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서 KB금융지주 디지털플랫폼총괄(CDPO) 겸 KB국민은행 DT전략본부 전무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7000만 명 중 KB스타뱅킹 앱 이용자가 지난해 6월 말 10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플랫폼으로서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며 “슈퍼 앱을 기반으로 타 플랫폼 회사들과의 제휴를 통해 이용 고객 수를 1500만 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KB스타뱅킹은 시중은행 최초로 지난해 12월 기준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100만 명을 달성하며 핵심 플랫폼으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조 전무가 말하는 슈퍼 앱의 콘셉트는 소비자가 한 앱에서 은행과 카드, 증권, 보험 등의 금융 업무를 볼 때 일일이 찾아서 클릭하지 않고 앱이 알아서 개인 맞춤형으로 자산관리를 해주는 방식이다. 슈퍼 앱 전략을 통해 1100만 명의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가 가능해진 셈이다.
그는 “원앱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선 앱을 사용한 고객의 경험이 좋아야 한다”며 “원스톱으로 사용이 가능해야 하고 무엇보다 고객에게 최고의 상품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B스타뱅킹은 6개 주요 계열사의 72개 상품과 서비스, 금융과 연계된 비금융·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그룹 내 5개 계열사가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를 취득해 종합자산관리(은행), 지출관리(카드), 투자관리(증권), 종합차량관리(캐피탈), 보험자산관리(손해보험) 등 계열사별 특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집된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상품 추천과 서비스·콘텐츠 확대 등 체계적인 마케팅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는 “이러한 비대면 채널 서비스는 개인 고객뿐 아니라 소상공인들에게도 제공되고 있다”며 “지난해 개인 뱅킹 건수로 볼 때 50%가량은 비대면 플랫폼을 통해 판매가 됐을 정도로 비대면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했다.
조 전무는 플랫폼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넷플릭스나 아마존처럼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개인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시스템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익성이 확보될 수 있는 플랫폼이 진화하는데 개인화에 대한 추천 엔진은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라며 “과거에는 트래픽만으로도 플랫폼의 가치가 높았는데 이제는 돈을 벌지 못하는 플랫폼은 가치가 하락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KB는 개인화된 고객경험 제고를 위해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전담조직 고객경험디자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는 고객경험 개선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1년 반 전에 정식 출범했다. 또한 디지털콘텐츠와 큐레이션 전담조직인 디지털콘텐츠센터도 지난해 신설했다.
조 전무는 디지털 플랫폼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인력 육성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외부 인력보다는 내부 개발자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현재 KB에는 전체 인원의 20%에 육박하는 2000여 명의 개발자들이 있다. 내부 개발자를 육성하는 이유에 대해선 ‘타임투마켓’, ‘고객과의 피드백’을 이유로 들었다.
그는 “완성된 플랫폼을 갖추는 것은 결국 시간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기술 인력 부문에서는 외부 인력보다는 내부 개발자들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조 전무와의 일문일답.
KB의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KB는 전통적인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동시에 혁신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전사적인 DT를 진행하고 있다.
KB금융그룹의 허브 플랫폼인 KB스타뱅킹은 슈퍼 앱 전략을 토대로 6개 계열사 72개 서비스 및 금융과 연계된 비금융·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DT로의 진화 과정에서 고객경험 개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자인터페이스(UI)·사용자경험(UX) 전담조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와 디지털콘텐츠, 큐레이션 전담조직인 디지털콘텐츠센터를 지난해에 신설했다.”
디지털 플랫폼 업그레이드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벌이는 이유는.
“금융 업계 내 경쟁뿐만 아니라 산업 간 경계가 융화되는 빅블러가 본격화되면서 전체 산업에서의 생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또 거대 금융 플랫폼 사업자와 금융 제조사로 분리되는 제판 분리가 심화되면서 빅테크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플랫폼의 진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KB금융그룹은 대내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금융 본업의 경쟁력 강화는 물론 디지털 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의 넘버원 금융 플랫폼을 구현하고,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을 구체화할 전략은 무엇인가.
“향후 플랫폼과 상품·서비스, 제휴·콘텐츠, 고객 관리, 마케팅 5개 부문별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KB스타뱅킹 내 사업자 존 서비스를 고도화해 개인사업자 대상 콘텐츠와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카드의 KB 페이(KB Pay)는 대출비교 서비스 및 타사 카드 상호 호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증권의 마블(M-able)은 증권 거래뿐 아니라 마이데이터 서비스, 개인 맞춤형 투자 솔루션인 ‘다이렉트인덱싱’을 출시해 전문적인 종합자산관리를 지원할 계획이다.”
디지털 분야에서 현재 중점적으로 추진 중인 사업은.
“현재 디지털 분야의 중점 사업으로 토큰형증권(STO) 사업을 추진 중이다. 외부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인프라 구축 및 사업모델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 STO 관련 법제화 전에는 외부 기업과의 제휴 및 금융위원회 규제 샌드박스(혁신금융 서비스)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Biz)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비금융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KB는 부동산(은행 KB부동산), 자동차(캐피털 KB차차차), 헬스케어(KB헬스케어 O-care), 통신(은행 Liiv M)을 그룹 내 4대 비금융 영역으로 선정하고, 각 플랫폼에서 금융과 연계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 산업은 규제 산업인 만큼 디지털 플랫폼 진화에 대한 한계가 분명 있을 것 같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금융당국에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논의사항과 금융 상품 비교 플랫폼 등 신규 서비스 영역 확대를 추진함으로써 은행 경쟁 촉진 및 금융규제 완화 부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규제 완화 기조를 기반으로 KB는 금융 산업 외 비금융 산업으로의 진출 및 비금융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금융 플랫폼으로 직접 진출한 부동산, 모빌리티, 헬스케어, 통신의 비금융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 간 제한 없는 서비스 제공을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자산관리 부문의 조직은 어떻게 구성이 되어있나.
“올해는 고객과의 접점으로 고객 니즈 변화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한 상품부서(수신상품부·개인여신부 등)를 플랫폼 조직으로 전환해 상품개발자와 정보기술(IT) 인력 간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상품부서의 신제품 출시 속도 대응 역량 차원에서 총 18개의 비즈 플랫폼 조직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이외에 다양한 채용 프로세스를 통해 개발자 및 UX·UI 인력 등 외부 핵심 인재를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금융 상품 혁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비대면 특화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계열사 플랫폼 간 연계를 확장할 계획이다. KB스타뱅킹을 중심으로 계열사 플랫폼을 연계함으로써 고객의 선택권을 강화하고 계열사 간 경계 없는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할 예정이다.
앞으로 디지털 환경에서 금융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계속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고객들은 채널의 경계 없이 대면과 비대면의 끊김이 없고, 금융과 일상을 연결한 서비스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금융과 비금융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 사진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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