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그렇지는 않다. 너무 차가운 맥주는 오히려 혀를 마비시킨다. 맛을 음미할 수 없으니 전체적인 맛과 향이 떨어질 뿐 아니라 거품도 풍성해지지 않는다. 또 맥주 맛이 싱거워져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 라거 맥주는 섭씨 4~6도, 에일 맥주는 8~10도 정도로 마실 때 가장 맛있다.
NO | 거품이 많을수록 좋은 맥주다
맥주 거품은 맥주를 즐기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맥주가 더욱 맛있어 보이게 할 뿐 아니라 맥주 표면이 직접 공기에 닿아 산화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맛을 보다 신선하게 유지한다. 하지만 거품이 많다고 해서 꼭 좋은 맥주는 아니다. 오히려 지나친 거품은 맥주의 청량감을 떨어뜨린다. 이보다는 거품이 오래 지속되는 맥주가 잘 만든 맥주라고 할 수 있다. 향과 탄산이 지속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YES | 첨잔은 맥주 맛을 떨어뜨린다
컵에 남아 있는 맥주에는 탄산가스가 빠져 있다. 여기에 맥주를 덧따르면 신선한 맛이 약해지고 맥주 고유의 ‘톡’ 쏘는 탄산과 홉의 쌉쌀한 맛을 잃게 된다. 따라서 컵에 든 맥주는 다 마신 후 다시 따라야 한다. 기왕이면 잔도 수시로 바꾸는 것이 좋은데, 맥주는 기름과 상극으로 맥주 안주로 흔히 먹는 튀긴 음식이 잔 입구에 묻으면 맥주 거품이 빨리 사라지기 때문이다.
NO | 맥주 색이 짙을수록 부드럽다
맥주의 주재료는 맥아다. 맥주 색은 맥아의 색에 따라 결정된다. 맥아를 고온에서 장시간 건조할수록 색상이 진해진다(커피 로스팅 과정을 연상하면 된다). 장시간 건조한 맥아를 사용할수록 맥주 색이 진해지고 구수한 맛이 난다. 그러나 색이 진하다고 해서 반드시 부드러운 맥주는 아니다. 라거 맥주에 비해 비교적 진한 색을 띠는 에일 맥주의 맛이 부드럽기 때문에 생긴 속설이다.
NO | 맥주를 마시면 살이 찐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실제 맥주에는 지방질과 당분이 거의 없다. 열량이 우유나 콜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맥주의 원료인 홉은 ‘알파산(α-acid)’을 포함하는데, 식욕을 자극하고 입맛을 돋운다. 맥주를 마셨을 때 살이 찌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이는 맥주와 함께 먹는 안주의 영향일 가능성이 크다.
NO | 맥주를 마시면 배가 나온다
맥주를 마시면 배가 나온다는 말 역시 잘못된 속설이다. 맥주는 다른 술에 비해 많은 양을 한번에 마시므로 일시적으로 배가 나올 수도 있지만, 이는 곧 이뇨 작용을 통해 회복된다. 실제 맥주 속 홉의 고미질은 이뇨 작용을 통해 노폐물을 배설하는 효과가 있다. 나아가 맥주가 변비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맥주의 효모가 장내 유익균인 비피두스균을 활성화하고, 맥주의 수분과 탄산이 장운동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NO | 캔맥주보다 병맥주가 더 맛있다
30년 전엔 그랬다. 당시엔 캔 안쪽에 코팅제를 사용했다. 그것이 맥주 맛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기술이 발달한 지금은 완전히 그 문제가 해결됐다. 캔 맥주와 병맥주는 동일한 방법으로 제조한다. 만약 같은 브랜드의 맥주에서 다른 맛을 느꼈다면, 맥주 출하 시점이 다르거나 보관 온도 혹은 유통 시 열화 등으로 맛에 변화가 생긴 것이다.
YES | 종이컵은 맥주 맛을 떨어뜨린다
일반 유리컵의 고른 표면과 달리 일회용 종이컵 안쪽 표면은 다소 울퉁불퉁하다. 맥주가 종이컵에 닿을 때 마찰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필요 이상 많은 거품이 생기고, 동시에 탄산이 증발해 맛이 밍밍해진다. 또한 종이컵에 맥주를 여러 번 첨잔하면 환경호르몬이 나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YES | 맥주는 피부 미용에 효과적이다
술을 이용해 목욕을 하면 몸속 신진대사가 촉진될 뿐 아니라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맥주는 피부 미용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주 효모는 노폐물과 독소 제거 효과가 있기 때문. 실제 맥주를 적신 화장 솜을 피부 트러블이 난 자리에 5분 정도 올려놓은 후 세안하면 진정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뿐 아니라 비타민B와 각종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노화·탈모 방지 등에 효과적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클레오파트라는 목욕할 때 맥주를 넣었다고 한다.
NO | 논알코올 맥주는 미성년자도 마실 수 있다
알코올 도수가 1% 이하면 무알코올 또는 논알코올(비알코올)로 표기할 수 있다. 0.05% 이하의 극소량 알코올이라도 함유되면 논알코올,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면 무알코올이다. 현행법은 알코올 함유가 1% 미만이면 주류가 아닌 ‘음료’로 규정한다. 그러나 논알코올·무알코올 맥주 모두 ‘어린이 식생활안전관리 특별법’ 제9조에 따라 미성년자는 마시면 안 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20년 1월부터 이 제품들에 ‘성인이 먹는 식품’ 표시를 의무화했다.
글 이승률 기자 ujh8817@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