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기상도

편집자 주> 국내외 주요 기업 CEO들의 동향과 이슈를 전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산업의 기상도를 안내한다.
CEO 기상도/위기의 CEO, 추락이냐 정면 돌파냐

마르코 비차리, 구찌 CEO 내려놓는다
지난 2015년부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를 이끌어 온 마르코 비차리 글로벌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9월 회사를 떠난다.
로이터,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비차리 회장은 오는 9월 23일 자로 구찌 CEO에서 물러나며, 구찌의 신임 CEO는 장 프랑수아 팔루스 케링 부사장이 맡게 된다. 케링은 구찌,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 입생로랑 등을 소유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그룹이다.
비차리 CEO는 재임 기간 알레산드 미켈레 수석과 함께 구찌의 구원투수 역할을 했다. 당시 회사의 매출은 38억9000만 유로에서 1000억 유로를 기록했으며 연간 성장률 40%를 이끈 바 있다. 참고로 구찌의 매출 비중은 케링 수익의 약 3분의 2 정도로 알려져 있다.
CEO 기상도/위기의 CEO, 추락이냐 정면 돌파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중장기 전략 논의...위기 돌파 나서
두 번째로 만나볼 CEO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 신 회장은 지난 7월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23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사장단 회의)’을 열고 그룹 경영 및 중장기 전략을 논의했다.
이번 VCM에서 신 회장은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저성장 기조 △디지털 변혁 등 기업 경영 환경 변화를 촉진하는 외부 요인을 점검하고 지속 성장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장단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하는 정례 회의이기는 했지만 최근 롯데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룹 주력 사업인 유통 부문에서 적자가 나오고, 화학 사업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롯데건설이 레고랜드 사태로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그룹 전체가 자금 수혈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CEO 기상도/위기의 CEO, 추락이냐 정면 돌파냐
조현준 효성 회장 임직원에 이례적 ‘쓴소리’
조현준 효성 회장이 이례적으로 '책임경영 강화'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임원과 팀장 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에서 조 회장은 “경영층이 잘못과 문제점을 지적하면 현상과 표면적인 이유를 나열하면서 남 탓, 외부 환경 탓으로 돌리며 모면하고 있다”며 “적극적 대응이 미흡하고 문제 해결 의지가 부족해 수익이 악화하는 것에 대한 개선책이 구체적이지 않고 실현 가능성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이 특이하게 임직원들의 업무 관행을 질타하는 메일을 보낸 것은 그룹 전반에 쇄신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업황이 악화되면서 올해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효성그룹 지주사인 효성의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1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942억 원)보다 무려 87% 급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