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용 유산을 물려받은 ‘타입 20 크로노그래프 2057’
민간용 버전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7'

1950년대 프랑스 해군을 위해 고안됐던 브레게의 타입 XX 컬렉션이 4년여의 개발 끝에 완전히 새로운 칼리버를 장착해 새롭게 돌아왔다. 군용 유산을 물려받은 ‘타입 20 크로노그래프 2057’과 민간용 버전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7’을 소개한다.
[BRAND STORY] 강렬한 귀환, 브레게 타입 XX
브레게는 1950년대부터 군용 및 민간 항공기의 조종석 계기판에 탑재되는 크로노그래프를 납품하며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왔고, 이후 프랑스 항공국, 시험 비행 센터, 해군항공대 및 민간 조종사들에 크로노그래프가 탑재된 손목시계를 납품하며 타입 XX 컬렉션은 70여 년이 넘게 항공의 역사와 함께해 왔다.
올 해 브레게는 새로운 타입 XX, 새로운 추진력, 새로운 세대 그리고 완전히 새로워진 칼리버를 선보였다. 1950년대 프랑스 해군을 위해 고안됐던 상징적 컬렉션인 만큼, 새 타입 XX는 군용 유산을 물려받은 ‘타입 20 2057(TYPE 20 Chronographe 2057)’과 민간용 ‘타입 XX 2067(TYPE XX Chronographe 2067)’ 2가지 버전으로 선보인다.

브레게의 시간 그리고 항공 운항
창립자 아브라함-루이 브레게의 5대손인 루이 샤를 브레게는 1911년 ‘루이 브레게 항공 공방’(일명 브레게 에비에이션)을 설립했다. 헬리콥터의 전신인 자이로플레인을 구축한 그는 다양한 항공기를 설계해 국제적 명성을 누렸다. 1966년 마르셀 다쏘가 루이 브레게의 회사를 매수하고 1971년 아비옹 마르셀 다쏘-브레게라는 사명으로 두 기업을 합병, 이후 1990년대 다쏘 항공으로 변경하기까지 브레게는 프랑스 항공 역사에 굵직한 존재감을 자랑했다.
1910년 브라질의 위대한 비행사였던 알베르토 산토스-뒤몽, 1918년 프랑스에 주둔한 미국 비행사들, 1920년대에 프랑스에 방문했던 일본 비행사 등 항공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은 브레게 시계를 착용했다. 1930년대부터는 항공 환경에서만 발생하는 특정한 제약 조건에 맞춘 특수한 제품을 선보였고, 군용 항공과 프랑스 국영 항공사인 에어 프랑스에 납품했다. 1950년대 초 항공기의 조종석 계기판에 탑재한 이후 30여 년간 브레게는 항공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가장 잘 알려진 타입 11·11/1·12은 수십 개국 항공기의 조종석 계기판에 탑재됐고, 그중에는 당시 초음속 항공기 콩코드도 포함돼 있다.

항공 시계의 전설, 타입 XX의 역사
‘타입 XX’라는 이름을 부여한 장본인은 바로 프랑스 항공국이다. 1950년대 초반 프랑스 항공국은 파일럿 장교들을 위한 크로노그래프 손목시계를 찾고 있었다. 브레게는 1952년 프로토타입을 제시했고, 1953년 항공 기술 서비스로부터 승인을 받아 정식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브레게의 공식 아카이브 기록에 따르면, 1954년 프랑스 공군은 총 1100피스의 군용 타입 20(Ref. 7211)을 주문했고, 이 1세대 타입은 1955년부터 1959년에 걸쳐 공급됐다. 참고로 최초의 타입은 로마 숫자(Type XX)가 아닌 아라비아 숫자(Type 20)로 표기됐다. 30분 카운터와 함께 서명이 없는 블랙 다이얼을 갖춘 이 모델의 케이스백에는 ‘TYPE 20-5101/54’ 공식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1958년 총 500피스의 군용 타입 XX(Ref. 4100)가 프랑스 해군에게 납품됐고, 이후 프랑스 비행 시험 센터를 위해 80피스 특별 제작한 모델(Ref. 2499)부터 로마 숫자로 타입 XX 크로노그래프로 표기했다. 더 커진 다이얼에 서명을 담고 12시간 카운터와 15분 카운터를 장착함으로써 민간용 타입의 특징적 디자인을 완성시켰다. 1971년 등장한 2세대 타입 XX는 더욱 커진 사이즈의 폴리싱 처리된 스틸 케이스, 두툼한 러그, 블랙 베젤이 특징이다. 당시 대다수는 민간인에게 판매됐으며, 프랑스 대통령 또한 공식 선물로 구매했다. 50피스는 모로코 공군에 공급됐다. 1995년 3세대 타입 XX는 아에로나발(Ref. 3800·날짜창 없음), 트랜스애틀랜틱(Ref. 3820·날짜창 있음)으로 부활했다. 오리지널 타입 20의 전통을 이어받아 빛의 산란을 방지하는 매트한 블랙 다이얼, 야광 도료가 두툼하게 도포된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핸즈, 회전 베젤, 플라이백 기능을 고스란히 보존했고, 셀프와인딩 무브먼트를 탑재했다. 여기에 알람 시계(Ref. 3860), 여성용 타입 XX(Ref. 4820) 외에도 2004년에는 타입 XXI(Ref. 3810), 2010년에는 고진동 기술과 실리콘 소재를 활용한 화려한 디자인의 타입 XXII(Ref. 3880)가 등장하면서 컬렉션에 풍성한 매력을 더했다.
[BRAND STORY] 강렬한 귀환, 브레게 타입 XX
타입 20 크로노그래프 2057
70년 전 선보인 오리지널 타입 XX의 군용 버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블랙 다이얼은 오리지널 타입 20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모던한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지름 42mm 스틸 케이스는 홈이 파인 회전 베젤을 장착하고, 배(pear) 모양의 크라운은 중립, 날짜, 시간을 설정하는 3가지 포지션으로 조정이 가능하다. 2시 방향의 푸셔는 크로노그래프를, 4시 방향 푸셔는 플라이백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아라비아 숫자와 베젤의 삼각형 디테일, 핸즈는 야광 처리된 민트 그린 컬러를 적용했다. 3시 방향에 위치한 30분 카운터는 9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보다 큰 사이즈로 완성했으며, 4시와 5시 사이에는 날짜창을 추가했다. 스위스 발레드주 로리앙에 위치한 브레게 매뉴팩처에서 새롭게 개발 제작한 7281칼리버는 60시간 파워리저브를 제공한다. 블랙 송아지 가죽 스트랩과 블랙 나토 패브릭 스트랩을 함께 제공하며, 타입 XX 컬렉션 최초로 인터체인저블 스트랩 시스템을 도입해 쉽게 스트랩을 교체할 수 있다.
오리지널 타입 XX의 군용 버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입 20 크로노그래프 2057.
오리지널 타입 XX의 군용 버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타입 20 크로노그래프 2057.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2065
빈티지한 느낌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2067’은 1957년에 제작된 민간용 타입 XX 크로노그래프 N° 2988을 부여받은 모델의 직계 후속작이다. 다이얼 3시 방향에는 15분 카운터, 6시 방향에는 12시간 카운터, 9시 방향에는 스몰 세컨즈를 배치해 차별화했다. 각 카운터는 서로 다른 사이즈로 제작돼 다이얼에 더욱 역동적 매력을 가미함과 동시에 가독성을 높였다. 아라비아 숫자, 핸즈, 베젤의 삼각형 디테일에 베이지 컬러의 야광 코팅을 더해 빈티지 올드 라듐톤을 재현했고, 날짜창은 4시와 5시 방향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클래식한 크라운의 모양만 제외하고, 지름 42mm 스틸 케이스에 홈이 파인 회전 눈금 베젤, 크라운 및 푸셔의 기능은 군용 버전과 동일하다. 사파이어 크리스털 케이스백에서는 항공기의 날개를 닮은 형태에 브레게 로고가 인그레이빙된 블랙 컬러의 로터를 포함한 새로운 셀프와인딩 무브먼트 728을 감상할 수 있다. 브라운 송아지 가죽 스트랩을 기본으로 교체 가능한 블랙 나토 패브릭 스트랩을 추가 제공한다.
1957년에 제작된 민간용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빈티지한 느낌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2067’
1957년에 제작된 민간용 모델에서 영감을 받은 빈티지한 느낌의 ‘타입 XX 크로노그래프2067’
글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 | 사진 브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