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자신감은 실패 불러 상권 분석·마케팅 중요”
전기홍 크레이저 커피그룹 대표는 10년 전만 해도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직장을 다니면서 고용에 대한 불안이 커져 가고 있을 때쯤 그는 동네에 커피숍을 창업했다. 당시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용돈이나 벌어보자라는 생각으로 카페를 오픈했다. 하지만 현재 그가 운영하는 커피 매장 수는 65개에 달한다. 최근 창업 시장의 분위기와 트렌드는 어떤가.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대형 베이커리 카페와 같은 프리미엄 매장과 메가커피, 컴포즈 등과 같은 저가 커피의 창업 시장으로 쏠림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겪고 난 뒤 66~99㎡대 중소 규모 매장이 고정비와 인건비 문제로 인해 운영이 힘들어지게 되면서 규모의 경제로 승부하는 프리미엄 시장과 비용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저가 테이크아웃 형태의 소형 카페가 창업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최저임금 상승과 코로나19라는 악재를 겪고 난 뒤부터 키오스크가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무인카페도 틈틈이 그 시장을 키워 나가고 있다. 그리고 코로나19 시기 이후 급성장한 배달 카페의 경우 거리 두기 폐지 이후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창업을 하려고 목표를 세우려면.
“자신의 조건과 비슷한 카페의 실패 사례를 보면서 자신이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고 꼭 해야만 하는 것을 하다 보면 실패율이 크게 줄어들기 마련이다. 그렇게 하나하나 성공의 조건들을 쌓아 나가다 보면 어느 새인가 탄탄한 고객층을 가진 카페가 되는 것이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면 대박 카페가 될 수 있다. 초반부터 대박을 냈다는 카페들을 보면 여러분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 부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실무 경험의 부족이다. 처음에는 학원에서 취득한 바리스타 자격증이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사람들이 막상 현장에 투입되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를 정말 많이 본다. 바리스타 자격증은 실제 카페에서 필요한 여러 음료나 디저트 제조와 같은 레시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리고 원재료의 구입처에 대한 정보 부족과 매장 운영 매뉴얼 부재 등 실무적으로 필요한 정보나 노하우의 부족에 대해서 매우 어려워하고 있다.”
창업해서 잘되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에는 대부분 실패하는 이유는.
“직장 생활을 할 때는 카페에 가는 시간대가 다른 직장인들과 비슷하기 때문에 늘 카페가 붐비는 모습만 본다. 그래서 초보 창업자들이 선호하는 상권들도 대부분 오피스 상권이나 대학 상권, 혹은 유명 상권(연남동 같은 뜨는 상권)이다. 이런 곳은 고정비가 높아서 초보 창업자들이 버티기 어려운 곳일 뿐만 아니라 대기업도 오래 가지 못하는 곳이다. 상권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한 실무 경험이 부족한 점도 크다. 카페란 곳이 단순히 인테리어가 좋아서, 혹은 메뉴가 맛있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상권 분석과 매장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창업은 오픈하자마자 실전인데 오픈 이후에 시행착오를 겪어 가는 매 순간 고객들은 이탈하고, 초기 고객 사로잡기에 실패하면 다시 그 고객을 불러오는 건 정말 힘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는 것이다.”
창업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는 무엇인가.
“남들은 못해서 그리고 최선을 다하지 않아서 실패했고 자신은 그들과는 달리 열심히 할 것이고 잘해서 꼭 성공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대표적인 실수라고 할 수 있다. 차라리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면 창업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자신은 꼭 성공할 수 있다는 과한 자신감이 오히려 실패 확률을 높이는 실수라고 할 수 있다.”
창업 시 꼭 고려할 사항은 무엇인가.
“일단 창업을 할 때 자신의 가용 예산을 확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예산에 따라서 상권을 정할 수 있고 또 그 상권에 맞춰 인테리어나 장비 등 카페 콘셉트를 세울 수가 있다. 그리고 예산에 포함되는 대출 등은 미리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주식에 투자된 자금을 언제 현금화할지 그리고 총예산 중에 얼마를 예비비로 둘 건지 이런 모든 상황들을 제일 먼저 생각해 둬야 한다. 실제로 창업할 때 자금 계획이 틀어져서 중도에 포기해야 하는 것이 생기고 이런 상황들 때문에 처음 계획했던 여러 콘셉트들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아서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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