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2023 베스트 오너십
베스트 오너십 7 / 네이버 이해진 GIO·최수연 CEO

올해 한경 머니의 ‘베스트 오너십 7’에 선정된 네이버는 ‘총수 없는 기업’의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네이버의 실험은 현재 진행형이다.
[2023 베스트 오너십]소유와 경영 분리·MZ세대 CEO...네이버는 혁신 중
지난해 3월 국내 최대 포털 기업 네이버는 ‘파격’을 선택했다. 새 수장에 MZ(밀레니얼+Z) 세대 여성 리더 최수연 대표(CEO)를 발탁한 것. 일각에서는 ‘경영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리더’라고 우려를 나타냈지만 취임 1년이 훌쩍 지난 현재, 네이버는 세대 교체와 조직 쇄신, 성장 동력 등 더 젊고, 강력해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창업주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안목이 이번에도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해진 GIO는 창업 초창기부터 ‘총수 없는 기업’ 형태를 추구해 왔다. 오너의 입김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기업 환경보다는 느리더라도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갈 수 있는 조직 환경에서 최적의 의사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봤던 것. 최근 ‘가짜뉴스’ 논란으로 포털뉴스 개혁이 국감 이슈로 부상한 가운데 창업주인 이 GIO가 외부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사이 최 대표는 올곧이 경영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GIO가 경영에서 물러난 이후 네이버의 의사결정 체계는 전문경영인 중심으로 재편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 ‘팀 네이버’를 내건 네이버의 새 수장 최수연 대표가 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취임 직후 △‘커넥티드워크’ 도입 △사내 복지제도 개선 △법정 근로시간 한도 전 업무 시스템 차단 등 기업 문화적 측면의 안정적 변화를 이끌었다. 네이버의 새로운 근무 형태인 ‘커넥티드워크’는 구성원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일의 본질’에 집중해 직원들이 최적의 환경에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제도로, 월평균 주 3회를 출근하는 ‘타입(Type) O’와 전면 원격근무를 하는 ‘타입 R’로 구성됐다.

사내 복지제도 개선안에는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업무 환경 △충분한 재충전 제도 △소속감을 느낄 수 있도록 ‘팀플레이’ 강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정기적으로 조직 진단을 진행하고, 인권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이사회 산하의 컨트롤타워인 인권경영 전담조직을 신설하며, 구성원들과의 소통과 신뢰 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취임 초 제기됐던 경영 능력에 대한 우려도 네이버가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성사한 뒤 사그라졌다. 네이버는 지난해 10월 미국 최대 개인 간 거래(C2C) 패션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 인수를 결정, 올해 초 인수를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1조7000억 원가량이다.

네이버 이 GIO의 숙원 사업 중 하나인 ‘글로벌 시장 진출’의 초석을 최 대표가 마련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네이버는 디지털트윈, 로보틱스,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한 해외 진출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사우디아라비아 자치행정주택부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국가 단위 디지털전환(DT) 프로젝트에 협력을 약속하는 등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 가능성을 높여 가고 있다. 더불어 네이버는 AI 하이퍼클로바를 개발, ‘초거대 AI’ 연구·개발(R&D)에 집중할 계획이다.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한국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