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오너십 7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김동관 부회장
한화그룹은 유독 위기에 강했다. 1·2차 석유 파동, 외환위기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등 중요 고비마다 예리한 혜안과 과감한 결단으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에 김승연 회장이 그려둔 밑그림을 장남 김동관 부회장이 하나씩 채워 가며 승계도 성공적이라는 평이다. 올해도 한경 머니 ‘베스트 오너십 7’에 오른 한화그룹의 역사는 그야말로 인수·합병(M&A)의 역사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과감한 인수·합병(M&A)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그룹을 재계 서열 7위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제2의 창업을 선언하며 사업 다각화 플랜을 추진했다. 취임 2년 차인 1982년에 한양화학 및 한국다우케미칼을 인수했다. 당시 주변의 반대에도 이들 회사를 인수해 현재 한화솔루션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2000년대를 전후해 김 회장은 본격적인 그룹 내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2012년에는 독일 태양광 전문 기업인 큐셀(현 한화솔루션 큐셀 사업부문) 인수에 성공했다. 당시 증권사 연구원들은 태양광 시장의 사업 전망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으나 김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M&A를 밀어붙였다.
그 결과 인수 당시 적자를 내던 태양광 사업을 지난해 말 3501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수 있도록 성장시켰다. 삼성과의 빅딜은 한화뿐 아니라 국내 M&A 역사에 남을 대사건으로 꼽힌다. 김 회장은 2015년 방산과 에너지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삼성의 비주력 방산·화학 4개 계열사를 인수했다. 이들은 현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 등 알짜 계열사로 탈바꿈했다.
여기에 부친의 DNA를 고스란히 이어 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리더십도 한화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재계는 김 부회장의 손 끝이 스치는 사업이 그룹의 핵심 주축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을 두고 ‘미다스 손’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다. 김 부회장은 올해 상반기에만 태양광 사업 시장 확대와 K9 자주포의 수출, 대우조선해양의 성공적 인수라는 괄목한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미래 산업의 정점이란 일컫는 민간 주도 우주 산업의 선봉까지 꿰차며 ‘뉴 스페이스’ 시대를 이끌고 있다.
방산·우주 부문의 성과도 두드러진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직에 오른 후 방산 부문의 글로벌 영향 확대와 우주 산업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대내외로 적극적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방산의 경우 2008년 시도했다가 고배를 마셔야 했던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의 M&A 작업을 직접 진두지휘해 성공리에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룹 핵심 분야의 대표를 줄줄이 겸임하게 된 만큼 태양광과 수소 등 경쟁력 있는 에너지 사업을 포함해 김 회장의 우주 야망까지 이뤄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김수정 기자 | 사진 한국경제DB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