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때로 부동산은 친지들의 사회적 지위를 달리 보이게도 합니다. 서울 강남의 고급 아파트와 강북 지역의 저가 주택 전세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존재하기도 하니까요. 어찌 보면 주택담보대출로 가득 채워진 ‘빛 좋은 개살구’일 수도 있을 텐데 정말 ‘부동산이 뭐길래’입니다.
신한은행의 ‘보통 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2022’를 보면 보통 사람의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에 쏠려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 내 평균 보유 자산이 2021년에 5억1792만 원으로 5억 원을 돌파한 가운데 총자산 내 부동산 비중은 2021년 79.9%를 차지했습니다. ‘나이가 들면 가진 건 집 밖에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던 거죠.
또 보고서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부채상환액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 상품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월세 자금 대출로 총부채상환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위 부자들의 상황은 조금 다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비슷하지만 다르다’입니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올해 4월 발표한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를 보면 국내 슈퍼리치 인당 평균 총자산은 323억 원이었으며, 부동산과 금융 자산 비중은 각각 156억 원, 161억 원으로 5대5에 가까웠습니다. 자산가들의 경우 부동산 쏠림현상이 ‘보통 사람’과는 달랐던 겁니다.
부동산 자산의 상승은 보통 사람들을 더 씁쓸하게 만들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 하위 20%와 상위 20%의 부동산 자산 차이는 2018년 125배 수준에서 2021년 251배로 간극을 더 넓혔습니다.
그렇다면 2023년 10월, 과연 부동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요. 2021년 말부터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던 주택 가격, 아파트 분양, 전세가가 최근 들어 꿈틀대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확실한 변곡점이 온 것일까요.
이에 한경 머니는 10월호 빅 스토리로 ‘부동산 변곡점 왔나’를 심층 취재로 다뤘습니다. 가진 게 집밖에 없거나 집 하나 마련하고 싶은 보통 사람들에게 부동산 시장의 시그널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자 한 겁니다. 과연 올해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보통 사람과 부자들의 표정은 또 어떻게 바뀌어 갈까요. 분명한 건 미리 대비하지 않는 자에게는 작은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글 한용섭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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