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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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가 사실상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은행 연체율에도 다시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1일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내비치는 등 통화 긴축 기조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로 내려갔던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대출 상환 부담과 관련된 ‘9월 자영업자 대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다시 제기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9월 자영업자 대란설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의 전체 대상 채무가 당초 100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감소하는 등 연착륙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며 위기설에 대해 일축했다.

그는 대출 상환 부담의 만기 연장은 2025년 9월까지 지원하고, 상환 유예는 2028년 9월까지 최대 5년간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또 9월 위기설의 진앙지였던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경우, 최근 들어 신규 연체가 감소하며 연체율 상승 폭이 둔화하는 등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며 거듭 강조했다.

이처럼 추 장관의 거듭된 강조에도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될 조짐이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최근 빚을 못 갚은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면서 저축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6.35%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해 6월 말(1.78%)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저축은행과 캐피털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뇌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PF 대출 잔액은 10조 원, 연체율은 4.61%였다. 캐피털사가 중심인 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26조 원, 연체율은 3.89%에 달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도 출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중 케이뱅크는 중·저신용대출 연체율이 사상 처음으로 4%를 넘어서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 상황에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지난해부터 제기됐던 만큼 언젠가는 터질 수밖에 없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번 기회에 부실은 털어내고 건전성을 갖출 수 있도록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