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개혁]요아킴 팔메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 “스웨덴 연금, 안전망 역할 다해”
한경 머니가 만난 요아킴 팔메 웁살라대 사회정치학과 교수는 스웨덴에서 가장 존경받는 정치인이자 스웨덴 복지정책을 완성한 인물인 올로프 팔메 전 스웨덴 총리의 첫째 아들로 잘 알려져있다. 올로프 팔메는 총리로 재직할 당시 남녀평등과 보편적 복지를 확대하는데 기여한 인물로 유명하다. 요아킴 교수는 웁살라대학교에서 아버지인 올로프 총리가 생전에 남긴 스웨덴 복지정책을 토대로 가장 이상적인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학문적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복지사회의 건설은 아직 미완성인 만큼 좋은 방향성으로 계속해서 바꿔 나가야 합니다.”

요아킴 팔메 웁살라대 사회정치학과 교수는 “스웨덴의 복지 제도는 지금까지 60여년간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스웨덴 연금 시스템이 지속 가능하려면 개선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스웨덴의 연금 시스템은 상당히 잘되어 있어서 제도를 크게 바꿀 필요는 없지만 사회가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연금 시스템에 대한 조정은 수시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특히 이러한 연금 제도의 변화에서 정치인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수명이 길어지며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지금의 상황에서 임금의 18.5% 정도를 연금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은 너무나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스웨덴의 인근 국가인 핀란드가 소득의 20%가 넘는 부분을 연금에 기여하고 있는데 반해 스웨덴은 이보다 못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8.5%의 언금 기여만으로는 좋은 연금을 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연금 펀드의 기여도를 높이는 것이 해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선거 때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인기를 얻기 위해 기초연금에 대한 혜택을 많이 줬는데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연금을 많이 받으려면 경제가 성장해야 하고, 펀드에 기여하면서 동시에 일을 오래해야한다”고 말했다.
[연금개혁]요아킴 팔메 스웨덴 웁살라대 교수 “스웨덴 연금, 안전망 역할 다해”
다음은 팔메 교수와의 일문일답.

연금 제도와 맞물려 어떤 부분이 중요하다고 보는가.

“스웨덴의 연금 시스템은 안정적이지만 인구 변화 때문에 꾸준한 개선이 이뤄져야한다. 연금 제도를 크게 뒤흔들 만큼의 연금 개혁은 당장 필요 없다. 다만 앞으로도 사회가 지속 가능하려면 사회 변화를 살펴보면서 연금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 최근 연금 수령 연령을 올리고 있는데 기대 수명이 점점 늘어난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쉽지만은 않다. 스웨덴은 복지사회이기 때문에 연금도 중요하지만 노인복지, 교육에 대한 투자, 가족 제도도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노인인구가 많은 스웨덴의 경우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스웨덴도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에게 병원에 가는 대신 최대한 자택에서 병을 치료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정부가 예산이 많지 않기 때문에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라도 집에서 치료를 하도록 유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이 코로나19 기간에 많은 고령자들을 사망에 이르게 했고, 노인복지와 관련된 잘못된 정책들의 허점이 드러났다. 스웨덴은 이번을 계기로 연금 시스템 외에도 노인 복지시설에 대한 더 많은 인력과 의료 투자가 필요하다.”

한국도 연금개혁에 시동을 걸고 있다.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가.

“세금을 지금보다 더 올리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스웨덴 역시 현재 18.5%에서 1.5%포인트 증가한 20% 정도까지 늘려야 한다고 본다. 연금 납부액은 세금의 1% 정도 올리면 해결될 것 같다. 스웨덴이 한국보다 그나마 사정이 좋은 이유는 노동이나 세금 내는 인구가 많아서 잘 유지가 됐던 것 같다. 하지만 세금이 높으면 국민들의 불안은 높아진다. 때문에 연금만 개혁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연금의 기여도를 높이고 의료 수준을 높이는 등 전반적인 복지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스웨덴은 어떤 목표 아래 복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나.

“총 2가지로 말할 수 있다. 우선 사회 정책을 유지시키면서 국민들이 가난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일을 하고 연금을 받으면서 노후에 경제적인 안정을 가져올 수 있도록 은퇴 이전과 이후 수입이 비슷해지는 것을 추구한다. 연금 펀드는 경제적인 안정과 수입 및 지출의 안정적인 균형을 추구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15년만 일해도 연금을 받았지만, 이후에 바뀐 시스템은 40년을 일해야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연금 제도 등 복지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려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그만큼 중요하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스웨덴 역시 가정도 일터랑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많은 투자를 해야한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스웨덴(스톡홀름)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