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이 2년 넘게 장기화하면서 내년 성장을 발목 잡는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내년 경제 불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진다. 이러한 전망은 내년도 투자 시계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한경 머니는 채권을 시작으로 주식, 환율, 국제유가, 부동산, 대체투자 등 자산별 내년 전망과 투자 시 확인해야 할 체크사항들을 전문가를 통해 살펴봤다. <글 이미경 기자>
김유나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센터 지점장/KB국민은행
김유나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센터 지점장/KB국민은행
<김유나 KB 골드앤와이즈 더퍼스트센터 지점장 미니인터뷰>


고금리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가장 주목을 받은 자산을 꼽으라면 단연 ‘채권’이다. 하지만 내년 긴축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채권 투자를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내년 초까지는 채권 투자의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다섯 차례의 긴축 사이클이 진행되는 동안 미국 국채는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지난 1년간의 미 국채의 평균 수익률은 12.9%에 달한다. 특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둔 만큼 금리 정점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추가 수익 달성이 가능하다. 다음은 김 지점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채권 시장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나.

“2023년은 시장의 기대와 우려로 변동성이 높았던 한 해였다. 기대와 현실의 차이로 변동성이 컸으며 크게 상승했던 금리는 미 재무부와 Fed 모두 최근 금리 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면서 반락하고 있다. 내년 초 자금 집행까지 고려하면서 시장의 불안심리는 다소 진정될 전망이나 본격적인 하락 추세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채권 시장에 변수가 될 이벤트는 무엇이 있나.

“ Fed는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경로를 고려한 상반기 정책의 효과를 지켜본 후 인하 시기를 정할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금리는 이를 선반영할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은행은 Fed의 인하 시기를 확인한 이후에 금리 인하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 말이나 하반기 초엔 한국 국채가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 국채가 WGBI 편입될 경우 84조 원(9월 말 환율 기준)의 자금이 국채 시장으로 유입될 전망이다.”

-채권 투자에 대한 유망 투자 상품이나 투자 전략에 대해 조언한다면.

“채권 투자는 금리 하락 추세가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자본차익보다는 인컴(고정수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저쿠폰채권은 저금리 시기에 낮은 표면금리로 발행된 채권으로, 발행 가격보다 싼 가격에 매수해 채권 만기 보유 시 채권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국채 같은 장기 채권 매입으로 안정적인 이자수익과 매매차익을 노려볼 수 있다.”

-채권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내년 채권 시장도 변동성이 나타날 전망이어서 단기와 장기로 비중을 조절해서 대응해야 한다. 대부분의 회사채 금리는 경기와 정(+)의 관계를 보이겠지만, 일부 개별 업종(기업)의 경우는 비체계적 위험이 작용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고금리 상황이 한동안 이어지는 만큼 신용도가 높고 우량하며 거래량이 풍부한 채권에 투자할 것을 조언한다.”

-내년 채권 시장에 대한 대응 전략은.

“내년도 채권 시장은 기대와 현실의 차이로 변동성이 나타날 전망이다. 올 초에는 우량물로 보수적 대응을 하고 본격적인 금리 인하가 나타나기 전에는 인컴 상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내년 하반기에 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리가 크게 상승한 장기물의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가져가야 한다. 경기 둔화가 매우 뚜렷해질 때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금리는 하락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