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생활기록부4 - 광교vs 동탄 임장(臨場), 발품을 팔아 관심있는 지역을 꼼꼼히 탐방하는 것이죠.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전달하는 코너 <임장생활기록부>. 이달엔 경기 남부의 대표적인 2기 신도시인 광교와 동탄을 다녀왔습니다.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촬영 이예주·이문규·정준영 PD 먼저 광교신도시부터 둘러보겠습니다. 광교는 ‘가장 아름다운 신도시’로 꼽혀요. 저희가 온 광교호수공원엔 대형 호수가 2개나 있습니다. 과거 원천저수지와 신대저수지를 공원화했는데요. 원천유원지는 과거 수원을 대표하던 놀이공원이었어요. 수원분들의 다양한 추억이 깃든 곳이 신도시가 되면서 멋지게 재탄생한 거죠.
수원과 용인에 걸쳐 있는 광교산에서 이름을 따 왔고, 녹지율이 50% 가까이 될 만큼 도시 전체가 쾌적합니다. 광교신도시는 수원 88%, 용인 12%로 구성돼 있습니다. 교통망은 괜찮은 편입니다. 신분당선이 일찌감치 개통돼 강남까지 30분대 주파가 가능합니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영동고속도로와 용인서울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가 만나는 지점이라 동서남북 어디를 가기에도 편합니다.
편의시설도 다양하게 잘 갖췄습니다. 광교중앙역 근처에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광교점은 국내 갤러리아 점포 중 가장 커요. 유리 루프로 구성된 독특한 외관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롯데아울렛과 아비뉴프랑, 앨리웨이를 비롯해 아주대병원과 월드컵경기장, 수원컨벤션센터 등 각종 생활 편의시설이 골고루 있습니다. 경기 남부 인프라 모인 광교
광교는 다른 신도시들과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경기융합타운입니다. 사실 이곳이 광교의 핵심이자 정체성이기도 해요. 광교가 경기도청 이전과 함께 계획된 도시이다 보니 경기도의 정치, 경제, 문화 인프라가 모인 거죠. 15곳 이상의 공공기관이 입주한 대형 행정타운입니다. 한창 공사 중인데, 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광교 개발도 거의 완료됩니다. 광교중앙역부터 경기융합타운, 광교호수공원까지를 브릿지로 연결할 예정이에요. 또 경기도서관도 열심히 짓고 있습니다.
공공 부문뿐 아니라 기업들의 일자리도 풍부한 편입니다. 첨단 산업단지인 광교테크노밸리를 비롯해서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인 삼성디지털시티도 아주 가깝죠. 삼성 통근버스가 자주 다닙니다. 플랫폼시티도 들어오게 돼요. 용인 기흥구에 273㎡ 규모로 세워지는 자급 도시인데요. 경기도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시그니처 광교 2차 지식산업센터도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미래가 기대되는 교통 호재도 예정돼 있습니다. 신분당선이 호매실역까지 연장돼요. 내년 착공할 예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 4월 개통할 것으로 예상하는 GTX-A 노선에 용인역이 생깁니다. 위치가 플랫폼시티 쪽이에요. 3호선을 경기 남부까지 연장하는 안이 있고, 경전철을 계획하고 있어요.
수원시 영통구 원천동에 있는 광교중흥S클래스입니다. 명실상부한 광교의 대장 주상복합이에요. 단지 남동쪽에 광교호수공원이 있어서 단지 설계 시 이를 가장 고려했고, 일부 동은 리조트급 호수뷰가 펼쳐집니다. 야경은 특히 더 근사하다고 해요. 2200가구이고 2019년 준공했습니다. 광교에서 두 번째로 큰 단지예요. 30평(99m²)대부터 60평(198m²)대까지 있는데 그래도 35평(116m²)이 가장 많아요. 호수초등학교와 가까운 '초품아' 단지인데, 아파트와 초등학교를 브리지로 연결해서 안전하게 등하교 가능합니다.
천정고가 조금 높고 구조가 잘 빠진 편입니다. 44평(145m²)이 2년 전에 27억 원 최고가를 찍은 뒤에 올해 들어선 20억 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요.
신도시의 경쟁력은 자족 기능 여부로 판가름합니다. 그런 면에서 광교는 다른 신도시에 비해 차별화한 장점을 다양하게 갖췄죠. 그래서 광교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광교신도시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1억씩 오르는 동탄
이처럼 빨리 성장하며 가치를 증명한 신도시가 또 있을까요. 동탄2 신도시에 왔습니다. 중심이 동탄역인데요. 근처에 롯데백화점과 영화관, 트레이더스 등 편의시설이 몰려 있어요.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경기도에서 가장 큰 백화점 점포입니다.
또 동탄이 위치상 기흥과 가깝다 보니 기흥에 있는 이케아나 롯데아울렛 이용도 많이 합니다. 상급병원으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있고, 의료복합단지가 생길 예정입니다.
사실 서울에서는 꽤 먼 데다 교통 시스템도 많이 열악합니다. 철도망은 SRT뿐이고 지하철은 없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동탄을 관통하고 기흥나들목(IC)이 가깝습니다. 하지만 상습 정체구간이죠. 동탄 내 버스노선이 적고 배차 간격도 길어서 개인 차량이 없다면 움직이기 불편합니다.
신혼부부나 어린 아이가 있는 가구가 많은 편입니다. 실제로 동탄은 '초등학생 유입 1위, '출산율 전국 2위'입니다. 녹지도 풍부해요. 청계중앙공원뿐 아니라 여울공원, 호수공원 등 대형 공원이 많아서 도시가 전반적으로 쾌적합니다. 공원에 아이들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더군요. 자전거도로도 잘 설계돼 있습니다.
2동탄에는 41개 아파트 단지가 있는데, 그중 오산동 동탄역롯데캐슬에 왔습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이에요. 41평(135m²)이 최근 21억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또 경신했어요.
지난 8월엔 20억 원에 거래됐고, 호가는 23억 이상 형성돼 있습니다. 동탄역롯데캐슬은 동탄의 모든 인프라를 누릴 수 있는 대장단지입니다. 동탄역과 롯데백화점이 단지와 연결돼 있거든요. 2년 전 준공된 940가구 주상복합이고, 최고 49층입니다. 롯데캐슬의 이 기세를 동탄의 다른 단지들이 잘 따라갈지가 관건입니다. GTX·K반도체 허브 '호재'
동탄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삼성이죠. 삼성 사업장이 워낙 가까워서 동탄 입주민들 중에 삼성 임직원들이 많습니다. 게다가 동탄은 대형 호재가 3가지나 있습니다. 첫째, 취약점이었던 교통망이 개선됩니다. 내년 상반기 개통되는 GTX-A 노선을 비롯해 2029년 개통 예정인 동탄인덕원선, 2027년 말 완공 목표인 동탄 트램이 대표적입니다. 경부고속도로의 동탄 구간이 직선화 및 지하화되면서 도로 6개가 생깁니다.
둘째, 근처 용인 남사읍에 세계 최대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가 생깁니다. 정부가 300조 원을 투자해 용인 산단을 비롯해 화성과 기흥, 이천 등을 묶어서 메가 클러스터로 키우려고 해요. 동탄이 K반도체 허브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까요.
셋째, 광역비즈니스콤플렉스(GBC)입니다.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한 부지에 조성하는 업무단지입니다. 초고층 업무시설에 기업들 입주하면서 동탄의 스카이라인도 바뀔 전망이에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가 에이스큐브 건물 전체를 쓰기로 했어요. 이 밖에 입주 기업 4500곳 예상되는 동탄테크노밸리도 있어요.
동탄은 초기 '망탄'이라고 불렀던 적도 있고, 여전히 "섬 같다"고 합니다. 하지만 취약했던 교통망이 개선되고, 호재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명실상부한 상급지로 도약하려면 교육이나 문화 인프라를 보완해야 하겠죠.
글 김정은 한국경제신문 기자
촬영 이예주·이문규·정준영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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