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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실버의 RESTART
[big story]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뉴실버의 연금 재테크 7계명"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는 70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태어났는데, 우리는 이들을 베이비부머라고 부른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고도성장기에 경제활동을 하며 소득과 재산을 축적해 왔다.

이들이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보장 제도가 확립됐다. 그래서 이전 세대보다 축적한 연금자산 규모가 많다. 이들은 모두 정년을 넘겼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젊고 활동적이다. 그래서 베이비부머를 포함한 60대 젊은 은퇴자들을 뉴실버라고 부르기도 한다.
뉴실버들은 연금자산이 있다고는 하지만 안심할 일은 아니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후 생활의 기간도 덩달아 늘어나며 미래에 대한 불안이 오히려 커져 가고 있는 것. 이 같은 상황에 뉴실버들은 연금자산을 관리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을 7가지로 정리해봤다.

1. 연금겸업 하며 점진적으로 은퇴하라
직장인의 정년은 60세다. 대다수 근로자는 정년을 전후해서 생애 주된 일자리를 떠난다. 하지만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다고 해서 바로 일을 그만두지는 않는다.
상당수 근로자들은 주된 직장에서 퇴직하고 나서 완전히 은퇴할 때까지 몇 차례 더 재취업과 퇴직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근로시간과 소득이 차츰 감소한다. 따라서 직장인에게 은퇴는 단절적인 사건이 아니라 점진적인 과정으로 봐야 한다.
재취업 일자리에서 받는 급여가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다. 특별한 능력과 경력을 인정받아 채용되는 것이 아니라면, 정년 이후 재취업을 한 사람들이 받는 급여는 최저임금을 조금 상회한다고 한다. 소득 감소는 상용직에서 임시직으로, 전문직에서 단순노무직으로 일자리 속성이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점진적 은퇴 과정은 재무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정년퇴직 이전 월급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를 노령연금만으로 채우기는 버겁다. 하지만 노령연금에 재취업 일자리에서 받는 급여를 더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넉넉하고 풍요롭지는 않아도 안정적인 생계를 유지할 수준으로 된다. 그리고 은퇴자산의 조기 소진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일과 연금을 함께하는 것을 ‘연금겸업(年金兼業)’이라 한다. 장수시대에는 연금겸업을 하며, 점진적으로 은퇴해야 한다.

2. 현역시절엔 맞벌이, 은퇴 후엔 연금맞벌이
우리나라 4050세대 가구 중 절반 이상이 맞벌이를 한다고 한다. 부부 모두 일터로 뛰어드는 데는 경제적 이유가 클 것 같다. 혼자 벌어서는 도저히 자녀교육비와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후도 마찬가지다. 부부 중 한 사람만 연금을 받아서는 노후생활비를 충당하기 힘들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처럼 부부가 함께 연금을 받을 수 있다면 이보다 나은 노후 준비는 없다.
뉴실버들 중에는 현역시절에 맞벌이를 한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연금맞벌이를 할 수 있는 기반이 탄탄하다. 부부가 모두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했다면 노령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혹시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됐다면, 임의가입과 추후납부제도를 활용해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면 된다. 여기에 부부가 모두 퇴직연금을 받는다면 노후생활비 준비는 절반 이상 끝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역시절에 맞벌이를 하듯 노후에는 연금맞벌이 해야 한다.
[big story]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뉴실버의 연금 재테크 7계명"
3. 연금 수입은 부부가 따로 관리해야
예전에는 가계의 수입과 지출을 부부가 함께 관리하는 부부가 많았다. 그래서 부부를 경제 공동체라고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수입과 지출을 각자 관리하는 부부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은퇴 이후에는 어떨까. 여태껏 따로 관리해 오던 것을 은퇴를 했다고 합칠까. 그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연금맞벌이를 하는 뉴실버들은 연금소득을 각자 관리할 가능성이 높다. 배우자 눈치 보지 않고 살려면 자신만의 연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4. 연금계좌 활용해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 덜어라
은퇴자들은 월급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대체할까. 각자 나름의 대책을 갖고 있을 텐데, 이자와 배당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자와 배당을 합쳐 금융소득이라고 한다.
금융 회사는 이자와 배당을 지급할 때 15.4%의 소득세를 원천징수 한다. 한 해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이 넘는 경우에는 2000만 원이 넘는 금융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한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금융소득에는 세금만 아니라 건강보험료도 부과된다.
대다수 은퇴자들을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료를 납부한다.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료는 소득, 재산, 자동차에 부과된다. 이때 건강보험료가 부과되는 소득에는 이자와 배당소득도 포함된다. 한 해 이자와 배당 소득이 1000만 원을 넘지 않으면 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하지만 초과하는 순간 전체 금융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건강보험료율은 7.09%다. 그리고 건강보험료의 12,95%(2024년 기준)을 장기요양보험료로 납부해야 한다. 이 둘을 합치면 금융소득의 8%가량을 보험료로 납부하는 셈이다.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연금저축과 개인형퇴직연금(IRP)과 같은 연금계좌를 활용하면 된다. 금융 회사는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운용수익을 연금으로 지급할 때 연금소득세(세율 3.3~5.5%)를 원천징수 한다. 한 해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이 넘는 경우 해당 연금소득을 전부 합쳐 종합과세 한다. 하지만 이때도 가입자는 종합과세 대신 단일세율(16.5%)을 선택할 수 있다. 따라서 금융자산 운용수익을 이자와 배당이 아닌 연금으로 수령하면 세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리고 공적연금소득과 달리 연금계좌에 발생한 사적연금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5. 언젠가는 누구나 싱글...그때를 대비하라
한때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백년해로 하라”는 주례사가 유행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다짐을 한 부부도 한날한시에 죽는 일은 드물다. 결국 부부 중 한 사람은 언젠가 싱글이 된다. 그렇다면 본인이 먼저 죽을 때 배우자가 수령하는 연금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반대로 배우자가 먼저 사망했을 때 본인의 연금소득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크로스로 체크해봐야 한다.
부부가 모두 노령연금을 받는 연금맞벌이 부부를 예로 들어보자. 노령연금 수급자가 사망하는 경우에는 배우자에게 유족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배우자는 자신의 연금과 배우자의 유족연금을 모두 받을 수는 없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유족연금을 선택하면 본인 노령연금은 못 받고, 유족연금을 포기하면 포기한 금액의 30%를 자신의 노령연금에 얹어서 수령하게 된다. 따라서 둘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살펴야 한다. 그리고 남편이 먼저 죽었을 때 아내가 받을 수 있는 연금이 얼마나 되는지 살펴야 하다. 반대로 아내가 먼저 사망했을 때 남편이 받을 수 있는 연금액도 살펴야 한다. 둘 중 어느 한쪽의 연금이 크게 모자란다면 미리 보충해 두어야 한다.

6. 치매에 따른 자산동결에 대비해야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치매 환자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치매 환자는 자기 재산이 어디에 잊는지 몰라서 찾아 쓰지 못한다. 설령 배우자와 자녀는 재산이 어디 있는지 안다고 하더라도 자기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찾아 쓸 수 없다. 연금 수령 계좌에 돈이 쌓여 있더라도 빼 쓰지는 못하고 물끄러미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인 셈이다. 노인대국 일본에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자산동결’이라고 한다. 이 같은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려면, 연금 수령 계좌를 포함해 자산과 소득 현황을 잘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그리고 신탁과 성년후견인 제도 등에 대해서 미리 공부해 두어야 한다.

7. 자식이 아니라 연금이 효자다
뉴실버는 부모를 부양한 마지막 세대인 동시에 자녀에게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자녀를 부양하며 노년을 보내는 첫 세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뉴실버들은 자식들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삶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목돈을 손에 쥐고 있으면서 자녀들이 돈 달라고 하는 부탁을 거절하기란 싶지 않다. 따라서 부부가 생활하는데 필요한 생활비는 매달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도록 미리 세팅해 두어야 한다. 노후생활비는 자식이 아니라 연금에서 나온다.

글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