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K사립초, 열혈 교육의 세계
사립초등학교 학부모 인터뷰
[스페셜]"사립초, 전문적 교육·인맥 등 장점될 것"
성공의 하이패스, 엘리트 코스의 관문으로도 불리는 사립초등학교 입학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고가의 학비 등 학부모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일부 학자나 학부모들은 무리한 선행학습이라고 사립초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사립초를 보내는 부모들은 아이들의 선택지를 넓혀주는 시선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성동구에 위치한 사립 한양초등학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 김사립 씨(가명·이하 김)와 서초구에 있는 계성초등학교 학부모 최진학 씨(가명·이하 최)를 만나 사립초의 매력과 입학 당시 경쟁 상황 등 생생한 경험담을 들어봤다.
글 정유진 기자

사립초 입학 당시의 경쟁률은.
김:
딸 아이 입학 당시 경쟁률은 20대1이 조금 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 아이가 올해 6학년에 올라가는 만큼 오래된 일이라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경쟁률이 꽤 높아서 입학이 결정됐을 때 가족끼리 조촐한 파티를 할 정도로 기뻐했다.

입학원서는 어떤 식으로 작성하나.
: 2024학년도부터는 3개 학교에만 지원이 가능하게 됐지만 당시에는 그 이상으로 복수 지원이 가능했다. 한양초 외에도 동산·숭의·리라초 등에 지원을 했다. 그중 한양초에만 붙었다. 11월에 입학원서 제출 시즌인데 학교별로 입학설명회를 진행한다. 직접 참석하거나 온라인으로 설명회를 듣고 시설 등을 둘러본 뒤 지원할 학교를 정했다. 물론 집과 학교 사이의 통학 거리도 고려했다.
최: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닐 때 학부모들과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사립초 입학 관련 정보를 주고 받았고 입학원서도 함께 논의해 작성했다.

왜 사립초를 선택했나.
김:
주변에서 공립보다 교육 환경이 좋다는 얘기를 듣고 보내게 됐다. 사실 경쟁률이 높다고 들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넣었는데 한 곳이 붙어서 다행이었다. 개인적으로 살고 있는 지역의 학군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도 사립초에 지원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다.
장점은 저학년부터 학교가 공립에 비해 늦게 끝난다는 것인데 이것이 단점이라고 말하는 엄마들도 있다. 보통 학원 시간이 공립학교에 맞춰 진행되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초등학교 때부터 좋은 인맥을 쌓게 해줄 수 있는 점 또한 장점인 것 같다. 아무래도 사립초의 경우 학비가 비싸다 보니 부모들이 공부에 대해 관심이 많고 또 아이들의 가정환경도 전반적으로 유복한 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비싼 학비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1년에 1000만 원 이상 들어가는 것 같다.
최: 제가 사립초를 졸업했고 아이가 한 명뿐이라 꼭 사립초에 보내고 싶었다. 사립초의 장점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시부모님도 사립초를 강력하게 원하셨다. 일단 사립초는 여러 가지 활동을 지원한다. 특히 계성초는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전통 있는 명문 학교여서 아이의 첫 번째 사회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초등학생 시절에 전문적인 교육을 제공하고 졸업 이후 선후배와의 네트워크 형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다.

학교 커리큘럼 및 시설은 어떻게 되나.
김: 한양초의 경우엔 한양대, 한양여대와 붙어 있어서 시설이 일반 초등학교 같지 않다. 운동장도 넓게 잘 조성돼 있고 시설도 깨끗해 만족스러운 편이다. 하지만 일부 사립초에 있다는 수영장이나 하키장은 없다.
최: 계성초는 미국을 비롯한 해외 명문 사립학교를 벤치마킹해 우수한 교육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영어 몰입교육에 특화돼 있다. 학부모 참여 교육 활동도 확대되고 있어 가족이 함께 학교 생활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 또한 폭넓게 지원된다.

영어는 언제부터 배우나.
김: 입학생 대부분이 선행학습을 한다고 들었다. 우리 아이 같은 경우에는 입학 전 1년간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을 다니며 선행학습을 진행했다.
최: 아이가 네 살 때부터 여섯 살 때까지 미국에 살았기 때문에 영어 선행학습은 따로 필요치 않았다. 그리고 계성초 영어 교육도 훌륭하지만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4학년과 5학년 때에는 방학 기간을 이용해 해외 영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선생님의 교육열은 어떤가.
김:
아이를 공립학교를 보낸 경험이 없어서 사립초와 어떻게 선생님의 교육열이 다른지는 모르겠다. 교사별로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최: 아무래도 국공립에 비해 선생님들이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밀착 케어를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물론 어느 학교를 막론하고 모든 선생님들은 제자들을 위해 헌신하기 때문에 사립초라고 해서 선생님의 교육열이 차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페셜]"사립초, 전문적 교육·인맥 등 장점될 것"
아이들이 교육을 따라가지 못할 경우 학원을 따로 보내나.
김:
학원은 여러 곳을 보낸다. 아무래도 엄마들의 교육열이 센 편이기 때문에 학원 정보 같은 것을 서로 많이 공유한다. 영어, 수학, 체육, 미술, 피아노 등 골고루 보내는 편이다.
최: 학교에서 방과 후에도 여러 가지를 배우기 때문에 학원은 수학과 수영 정도 보낸다. 어린아이들에게 너무 많은 교육을 주입하는 것도 나름의 스트레스이기 때문에 아이 생각을 자주 물어본다.

'사립초-국제중-특목고-서울대'라는 등식이 있다고 들었는데 중학교는 어디로 보낼 생각인가.
김:
현재 성동구에 거주 중인데 이쪽 학군이 그리 좋지 않다 보니 중학교 때는 강남 쪽으로 이사가서 학교를 보낼 계획을 갖고 있다. 예술중학교도 생각하고 있다. 국제중은 생각해보지 않았다.
최: 중학교는 아이와 진지하게 상의해보고 가능한 아이가 원하는 방향을 응원해주고 싶다. 사실 서초구 어느 학교에 가도 대부분 명망 있는 곳이라 딱히 어디를 보내야겠다고 미리 생각해본 바는 없다. 대신 고등학교는 외국어고 등 특목고에 갔으면 좋겠다. 물론 이것도 아이 성적이 따라줘야 가능한 일이다.

학부모회는 어떤 모임이라고 생각하나.
김:
서로 정확한 신상 등은 모르나 주로 강남 지역에 거주하는 엄마들이 많은 편이다. 다들 잘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아버지들의 경우 학부모회에는 소수의 인원만 참석하는데 아버지회가 되면 돈을 많이 써야 한다고 들었다.
최: 사립초 학비가 매우 비싼 편이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이를 감당할 만한 전문직 종사자가 많고 대기업 임직원 자녀들도 많은 편이다. 평상시 언니, 동생하며 지내기도 한다.
하지만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구성하는 곳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직업이나 가정환경 등에 대한 편견 없이 좋은 친구들과 즐겁게 어울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