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밀레니얼+Z) 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권 중 한 곳은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불리며 주요 상권으로 자리 잡은 성수동이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 2.5%…최저 수준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성동구 성수동 중대형 상가 상권 공실률은 2.5%에 그쳤다. 서울 주요 상권 중 최저 수준이다. 전통 상권으로 꼽혔던 명동(31.3%)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한 가운데, 강남(9.9%), 홍대(9.6%), 가로수길(13.2%) 등과 비교해도 성수동의 공실률은 두드러지는 수치다.
이처럼 불황에도 끄떡없는 상권이라는 이미지를 지닌 성수동이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창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권이다.
성수동 상권은 세부적으로는 크게 네 가지 권역으로 구분된다. 성수를 대표하는 상권이자 카페거리가 위치한 연무장길 상권, 성수역 1번·2번 출구와 연결된 성수역 북단 상권, 수제화 거리와 ‘블루보틀’이 위치한 뚝섬역 인근 상권, 그리고 고층 빌딩과 각종 서울숲역 인근 상권이다.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을 통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성수동 상권의 월평균 매출 추이를 파악한 결과 성수동 상권은 코로나19 이후부터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다가 2022년 정점을 찍고 지난해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성수동 상권의 총 매출은 7355억 원으로 전년(7818억 원) 대비 약 6%가량 줄어들었다. 예비창업자라면 아무리 인기가 많은 상권이라 할지라도 언제나 성장세를 담보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대분류 업종별로 살펴보면 성수동 상권의 매출 감소세에는 소매 업종의 부진이 크게 작용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업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2%가량 증가한 4119억 원을 기록한 가운데, 서비스(18%), 의료(9%), 교육(45%), 오락(25%) 등 대부분 업종에서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외식업 다음으로 매출액이 높은 소매업에서 30%가량 크게 매출이 감소하며 2372억 원에 그쳤다. 월별 추이로 보면 외식업은 봄(3~5월)과 연말에, 소매업은 연초에 매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배경에는 성수동 일대에 팝업스토어 전문 공인중개사무소가 생길 정도로 주요 브랜드 팝업스토어들이 끊임없이 문을 열고 있지만, 팝업스토어 특성상 한시적으로 매출을 올리고 다시 공실이 생기는 만큼 소매업 전체 매출 규모는 팝업스토어의 인기와는 상관 관계가 낮다.
성수동 창업 시 고객 공략법은
그렇다면 성수동 상권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가라면 어떤 시간대에 어떤 연령층을 대상으로 어떤 지역에서 창업을 해야 할까.
‘MZ 핫플'이라는 명성답게 성수동 상권의 핵심 구매층은 2030세대(52.3%)다. 이 중 2030세대 여성의 비중은 31.3%에 달한다. 하지만 30대 남성도 주 소비층이며, 심지어 30대 여성보다도 매출이 높게 나타났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주요 매출 발생 시간대는 점심시간, 주요 매출 발생 요일은 토요일과 금요일에 집중된 특성을 보인다. 여기에 오픈업의 고객 탐색 기능을 활용해 성수동 상권의 점심 시간 매출 히트맵을 결합하면 좀 더 디테일하게 창업 지역을 고려할 수 있다. 히트맵을 통해 연무장길 메인 상권과 서울숲 인근 상권, 뚝섬역 부근에서 매출이 높게 나타나지만 성수동 상권의 특성상 인근 골목에서도 충분히 매출이 발생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라 불리며 MZ세대의 핫플로 떠오른 성수동 상권은 그 명성에 걸맞게 2030세대의 구매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팝업스토어의 인기가 소매 상권 매출에 꼭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히려 각종 기업 브랜드의 팝업스토어가 늘어나면서 임대료가 치솟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로 인해 영세 소상공인의 창업 환경은 더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수동 상권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가라면 모름지기 충분한 사전 데이터 조사와 함께 꼼꼼한 현장답사가 병행돼야 한다.
글 황창희 핀다 오픈업 프로덕트오너(P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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