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금융사별 자산관리 방향> 올해 ‘고객몰입·초개인화’ 등 키워드 주목
금융 회사들이 올해 초점을 맞춘 자산관리(WM) 전략 방향성을 살펴보면 고객 선점을 위한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WM 전략은 고객들의 서비스 니즈가 다변화되면서 금융사별 WM 전략도 점차 진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고객 맞춤형 솔루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올해 WM 전략 방향성에 대해 ‘고객몰입’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고객몰입’ 키워드로 타 사업 그룹과의 협업을 통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예컨대 차별적인 고객몰입을 위해 PIB와 패밀리오피스 센터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개인의 자산관리를 넘어 기업·가업승계·가문 관리 등 다양한 역량을 연결한 고객 맞춤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올해 주요 WM 전략에 안정과 고객몰입에 방점을 둔 경영 전략을 토대로 비이자이익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은 올 초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들의 개인화된 솔루션 요구가 커지는 변화에 적극 대응하자는 차원에서 올해의 경영 전략으로 고객몰입 조직으로의 전환을 강조했다.
하나은행은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 디지털 등 세 가지 자산관리 키워드를 통해 생애자산관리 관점의 복합적인 서비스 제공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고객 중심의 자산관리를 위해선 VIP 비재무 서비스의 차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가업승계나 VIP의 2세 금융교육, 문화·아트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건강, 여행, 여가생활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 업체와의 제휴를 지속할 예정이다.
리빙트러스트와 아트뱅크, 패밀리오피스와 같이 하나은행만이 가지고 있는 특화 서비스에도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포트폴리오 자산관리는 위험 대비 수익률 달성을 목표로 지속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비대면에서도 초개인화 인공지능(AI) 자산관리 솔루션인 아이웰스(AI Wealth)를 통해 투자 성향에 맞는 설계와 진단을 거쳐서 포트폴리오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관리는 비대면 고객을 위해 종합자산관리 상담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자산관리그룹이 고객 중심 영업 강화, 자산관리 서비스 고도화 등 고객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7대 핵심 과제를 실천하겠다는 목표다. 고객을 위한 7대 핵심 과제는 △포트폴리오 영업 및 리밸런싱 제안 △특화 채널 확대 △완전판매 연수 및 상품 모니터링 강화 △컨설팅 세미나 확대 △기업영업과 함께한 동반성장 △전문가 양성 △고객 사후관리 철저 등이다. 또한 올해는 개인 중심의 자산관리에서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법인영업 강점을 기반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개인과 기업금융, 복합금융 서비스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올해 WM 고객 추진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중심의 고객별 맞춤 서비스 전략을 새로운 핵심 과제로 정했다. 고객의 생활 방식과 투자 성향, 재정 목표 등 고객에게 맞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마이데이터와 로보어드바이저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대면과 비대면 경계 없는 채널 융합 지원을 통해 옴니채널을 활용한 고객 경험의 혁신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특히 내실화를 기반한 WM 특화점포 확대, NH ALL100자문센터를 통한 영업 자원 효율성 강화를 통해 대면 채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부문에서는 WM 시스템 구축을 통해 대면과 비대면을 연계하고,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해 차별화된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비대면 채널을 더욱 강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IBK자산관리 재도약의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영업 방식의 혁신과 자산관리의 전문성 강화, 상품 라인업 최적화, 금융소비자 가치 제고를 통해 금융권 전반으로 저하된 금융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역량과 자신감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고액자산가 맞춤 패밀리오피스 등 강화
지난 몇 년간 벤처 업계 최고경영자(CEO) 등 젊은 자산가들이 크게 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는 달라지고 있다. 이는 국내 투자 자산의 규모와 초고액자산가 시장의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WM 자산 규모는 2800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 2020년 말에는 1399조 원에 달하던 WM 자산 규모는 약 105%가 증가했고, 금융 자산이 10억 원 이상의 자산가 규모는 지난해 45만6000명으로 2019년 대비 41%로 증가했다. 특히 올해 긴축 사이클이 종료되고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인하되면 일평균 거래대금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써 초고액자산가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고액자산가 시장의 성장에 대응해 PWM사업부와 본사의 시너지 모델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PWM사업부가 기업금융(IB) 부문의 전통 강자인 IB사업부와 협업할 경우,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법인 자금조달과 인수·합병(M&A)과 같은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동시에 IB사업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고유 북을 셀다운해서 고액자산가가 투자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역할을 제공한다.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본부와의 협업을 통해선 초고액자산가들이 연기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자산관리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PB 서비스의 초개인화와 고도화를 지원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도 완료한 상태다. 지난해 12월 자산관리 시스템을 통해 PB가 고객별 자산 현황과 투자 손익, 연금, 절세, 시황 정보 등을 분석해 맞춤형 자산 진단 보고서까지 만들어 고객에게 발송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초고액자산가 시장 성장에 모든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최근 국내 10억 원 이상의 자산가들이 지난 2019년 32만3000명에서 2023년 45만6000명으로 확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10억 원 이상 부자의 금융 자산 역시 2017조 원(2019년)에서 2747조 원(2023년)으로 연평균 8.4%가 증가했다. 삼성증권 역시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인 패밀리오피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패밀리오피스의 전담 지점인 ‘SNI (Success & Investment) 패밀리오피스 센터’를 정식 오픈하면서 초고액자산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SNI는 100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초고액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올해 1월 현재 80개 가문, 전체 예탁 자산은 20조 원으로 급성장했다.
‘SNI 패밀리오피스 센터’의 핵심 서비스는 소규모 투자자들만 참여하는 ‘클럽딜’과 삼성증권의 자기자본과 함께 투자하는 공동 투자 기회 등 기존 개인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관투자가급 상품들을 더욱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KB증권은 지난해 WM 자산 규모가 50조 원을 돌파하면서 2017년(12조 원)보다 약 4배 이상 성장했다. WM 개인고객 자산도 지난 2021년 11조6000억 원에서 지난해 20조 원을 돌파하면서 2년 동안 약 2배의 성장을 보였다. 초고액자산가 고객에 대한 시장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KB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고도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사내 위원회(committee) 구성 및 외부 전문가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자문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특화 상품 제공 등을 통한 고객 개인 및 가문 전반에 걸친 자산의 ‘증식-보전-승계’를 아우르는 완성형 자산관리 특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 4월경에는 서울 반포 원베일리(울트라하이넷워스)에 고객 특화 영업점을 추가해 신규 오픈하고, 향후에도 주요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화 채널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AI 투자·디지털 PB 등 강화…고객 수익률 향상 목적
미래에셋증권은 글로벌 자산 배분을 통한 고객 수익률 향상을 핵심적인 WM 비즈니스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객 자산의 글로벌 전환을 가속화하고 AI 투자 알고리즘 고도화, 자산 배분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 등 AI와 데이터에 기반해 고객의 투자 결정 지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고객 수익률 향상과 WM 컨설팅 경쟁력 차별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로보어드바이저와 MP(Miraeasset Portfolio) 구독, 랩 등 연금 투자 솔루션을 강화해 연금 자산 수익률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자산관리 키워드로 디지털 WM을 제시하며 디지털 투자 솔루션의 고도화, 생셩형 AI 기반 투자 서비스 확대 등 디지털 PB의 기능과 역량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PB본부, 연금자산관리센터 등을 더욱 적극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자산관리 부문에서 ‘고객 중심 영업 강화’와 ‘과정의 정당성’에 초점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기존 회사 중심의 채널을 기준으로 자체 분리했던 고객 관리와 서비스 체계를 고객의 관점에서 통합 관리하는 체계로 변경하는 고객 중심의 영업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자기주도적 성향이 강한 고객들에 대해선 디지털 PB와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과정의 정당성’은 고객 중심의 영업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중점 요소로 될 전망이다. 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전 직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감사와 고객 보호, 내부통제상의 문제가 없는지를 고려할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개인고객그룹의 자산관리 부문의 압도적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목표 달성 및 견고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한 PB와 퇴직연금, 투자 상품, e비즈 등 부문 간 유기적 성장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미경 기자 esit91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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