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임상분야 업계 1위, 최근 6년간 평균 영업이익률 43%, 6년간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 14%, 인체적용시험 업계의 유일한 코스닥 기업...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가 세운 기록들이다. 지난 4월 중순 서울 여의도 피엔케이피부임상센타를 찾아 시장 전망과 성장 로드맵을 들어봤다
[파워 코스닥]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이 공간 전체는 항온·항습 시스템이 적용돼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피부는 환경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일정한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실험 조건을 잘 컨트롤해야 합니다.”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4층 시험실에서 만난 이해광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 대표가 말했다. 문을 열고 들어선 시험실은 흡사 건강검진센터를 연상케 했다. 대기실에는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피험자)로 가득하고, 각 방마다 피부임상 테스트가 한창이다. 전광판에 대기번호 순서를 알리는 알림이 울리면 피험자들은 세안을 하고 측정실로 향한다. 크고 작은 측정 장비가 방마다 다양하다.
“피부 탄력이나 피부 흡수율을 측정하기도 하고, 두피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전자현미경으로 모발 큐티클을 확대해보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여름 시즌을 대비해 자외선 차단 시험이 많은 편입니다.”
미세먼지 모사체를 투명 박스에 부유시킨 후 피부 흡착 및 세정 정도를 시험할 수 있는 ‘미세먼지 챔버’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기기다. 3차원(3D) 영상 이미지로 피부 흡수도를 평가하는 ‘라만분광법 활용 시험법’, 블루라이트 차단 제품 효능을 검증하는 ‘블루라이트 차단 시험법’, ‘발광다이오드(LED) 마스크 효능평가 시험법’ 등 국내 최초 개발 시험법이 53건에 달한다.
이 대표는 “화장품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타사에는 없는 신규 시험법을 디자인할 수 있는 기술적 강점을 가지고 있다”며 “사업 다각화를 통해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확대하는 한편 차등 배당을 통해 주주 가치 제고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을 거쳐, 2019년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에 합류한 뒤 6개월 만에 최고경영자(CEO)에 올랐다. 창업자인 박진오 대표와 함께 각자 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특히 2020년 회사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키는 일을 주도했다. 회사는 성장을 거듭하면서 지난 2021년 인천 부평에 ‘드림센터’를 구축, 2022년 매출액 180억 원의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기반을 마련했다.
인체적용시험에 대한 설명 부탁합니다.
“임상시험과 유사한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임상시험은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하는 의약품 개발을 위해 질환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효과나 안전성을 검증하는 과정을 말한다면, 인체적용시험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또는 뷰티 디바이스와 같은 의약품이 아닌 제품의 효과나 안전성을 인체를 대상으로 시험합니다. 의약품과는 조금 다른 과정을 거치게 돼 인체적용시험이라고 부르지만, 실질적인 프로세스는 임상시험과 상당히 유사합니다.”
인체적용시험은 진입장벽이 낮습니까, 높습니까.
“신규 진입장벽은 낮은 편이고, 생존하기 위한 진입장벽은 높습니다. 현재 국내 인체적용시험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는 특허기술로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평가법과 시험 기술 및 연구원 수준 격차로 국내에선 지속적으로 1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은 전체 시장 규모에 대한 공신력 있는 자료가 없는 상황이지만, 약 800억~1000억 원 규모의 시장에서 약 20%의 점유율을 가지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기회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화장품 산업의 환경도 최근 급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례로 중국이 화장품관리감독조례를 통해 국내와 유사한 형태로 법령을 만들고 있고 미국도 ‘화장품규제현대화법(MoCRA)’을 제정해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입니다. 변화하는 글로벌 규제 환경에 발맞춰 대응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가별 자외선 차단 시험법 세팅을 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화장품에 인체적용시험은 필수입니까.
“기능성 화장품으로 분류되는 경우 인체적용시험을 필수로 진행해야 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또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에 따라 광고에 화장품 효능과 효과를 구체적인 수치로 표기하기 위해서는 근거 자료를 반드시 첨부해야 합니다. 홈쇼핑의 경우 인체적용시험 자료가 없으면 애초에 방송 편성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객관적·과학적 근거를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경향이 짙습니다. 소비자들의 요구, 규제 변화, 유통 채널 변화로 인해 인체적용시험은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입니다.”
대형 화장품 회사들은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습니까.
“국내 빅2라고 할 수 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애경산업, 클리오,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의 모든 화장품 기업이 우리의 고객입니다. 미용기기를 만드는 LG전자, 동국제약도 당사의 고객입니다. 또 글로벌 브랜드인 로레알, 시세이도 등도 모두 거래하고 있습니다. 물론 대형 고객사에서 회사 내 임상시험 센터를 두고 있지만, 객관성이 결여된다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우리 같은 외부 기관을 이용합니다.”
이 사업을 시작한 배경은 무엇입니까.
“인체적용시험이 생긴 게 2000년대 일입니다. 2000년 ‘화장품법’이 제정되면서 그 전에는 ‘약사법’의 적용을 받던 데서 별도의 규제를 받게 됐습니다. 특히 세부 카테고리로 기능성 화장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아야 하는 항목으로 추가됐고, 이때 인체적용시험 3곳이 생기면서 시장이 형성됐습니다. 피엔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는 의사 출신인 박진오 대표에 의해 2010년 설립됐습니다. 그 무렵 화장품 표시·광고 실증제가 도입됐는데요. 폭발적으로 이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한 결과 2018년경 당사가 업계 1위로 올라선 뒤 압도적으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후발주자로서 업계 1위로 올라선 비결은 무엇입니까.
“국내 인체적용시험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정확성과 신뢰도입니다. 고객사는 출시하는 신제품의 경쟁력을 정확히 알기 위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 결과를 원합니다. 당사는 학술적으로 잘 준비된 시험법과 데이터 측정에 특화된 시설로 인해 정확하고 신뢰도 있는 결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둘째는 제품의 효과나 안전성을 시험하는 시험법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존에 없던 제품이나 효능을 가진 제품이 나오면 이를 평가하고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시험법이 필요합니다. 이런 시험법 개발에는 연구·개발(R&D) 노하우와 우수 인력이 필요한데 의학, 약학, 생리학, 화학, 생명과학, 데이터 사이언스 분야 등의 인재들과 함께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차별화된 시험법을 개발하기 위해 내부 연구 활동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규 시험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지속했습니다. 보건복지부나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관하는 정부과제를 수주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식약처가 주관하는 시험법 가이드라인 표준화 방법 개발 등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새로 개발한 시험법은 특허 출원으로 자산화하는 한편 논문 게재, 학술 발표를 통해 과학성과 객관성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 활동이 경쟁력의 근간이라고 봅니다. 또 선제적으로 시험법을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고객 맞춤형 서비스가 주요했습니다. 마지막은 데이터 활용 능력입니다. 당사는 10년 넘게 피부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며 600만 건에 달하는 데이터를 축적했습니다. 이를 통해 노화에 따른 시계열 데이터를 분석, 피부 나이를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보다 몇 살 더 어려 보이는지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게 된 겁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소셜 빅데이터 기업과 손잡고 화장품 트렌드를 담은 뷰티 인사이트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기업에서 저가 수주 영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결국 기술력이 판가름할 것입니다.”
영업이익률이 많게는 40%를 육박했던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상장할 때 영업이익률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았습니다. 임상시험수탁(CRO)은 기본적으로 고정비가 높은 사업입니다. 연구원들의 인건비와 장비들의 감가상각비를 제외하면 별도 변동비가 거의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서면 매출이 증가할수록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습니다.
“2023년에는 국내 화장품 회사 부진과 경기 침체로 매출액이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지난해 색조 중심으로 성장했던 화장품 회사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기초 강화 기조를 언급했으며, 국내 뷰티 기업들도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고객사들과 연간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과정을 겪으면서 건강기능식품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인체적용시험도 꾸준히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2025년부터 숙취 해소 음료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이 의무화되면 건강기능식품 분야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안팎으로 어떠한 변화가 있었습니까.
“국내 인체적용시험 기업으로는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해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상장을 통해 많은 신규 고객사분들이 회사를 알아봐주시고 계십니다. 예를 들면, 신제품을 출시하는 뷰티 기업들이 인체적용시험 받은 내용을 기사를 통해 알리는 것을 보면 회사의 위상이 상장을 통해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합니다. 제일 큰 변화는 신규 사업을 진행할 때 내부 자원으로 충분해진 점입니다. 상장을 통해 유치된 자금으로 비즈니스의 경쟁력을 키우는 신규 시험법을 디자인하고 시설 확장이 가능해졌다는 것이 큰 변화입니다. 이를 통해 2020년 9월에 상장 후 2021년 3월에 부평 드림센터를 확장하는 등 규모를 키우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닦았다고 생각합니다.”
수년째 배당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주 환원 정책의 일환입니다. 매년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올해를 포함해 차등 배당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자기주식 매수도 진행했습니다. 5월에 예정된 코리아밸류업 프로그램 등이 구체적으로 나오면 거기에 맞는 다양한 방안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입니다.”
투자자들이 피앤케이피부임상연구센타를 주목해야 할 이유는 무엇입니까.
“회사의 주가는 본질 가치와 미래 가치를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2023년에는 국내 화장품 회사 부진과 경기 침체로 매출액이 하락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지난해 색조 중심으로 성장했던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사업 확대를 위해 기초 강화 기조를 언급했으며, 재도약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춰 고객사들과 연간 계약 체결 등을 통해 안정적 매출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2025년부터 숙취 해소 음료에 대한 인체적용시험이 의무화되며 당사의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수주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펀더멘털이 개선된다면 지금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현주 기자 ch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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