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콘서트 2024
[머니콘서트 2024] 이경구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은 세상이 변할 때 오른다"며 "우리 삶에 변화가 생길 때, 그 변화를 이끄는 기업을 중심으로 주식은 추세적으로 오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센터장은 인공지능(AI), 전기차 등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미국 증시 주도주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센터장은 지난달 27일 한국경제매거진 주최로 열린 '한경 머니콘서트 2024'에서 강연자로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센터장은 "세상의 중심축이 무엇인지 읽고 그에 해당하는 산업을 계속 따라가야 한다"고 했다.
이 센터장은 단순히 경기와 금리를 바탕으로 증시 방향을 예측해 투자를 결정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몇 개월 혹은 반기 단위로 시장을 예측해 투자하는 것보다, 세상의 변화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이 센터장은 "금리가 인하될 것 같으면 주식을 사고, 인하가 안 될 것 같으면 안 살 것인가. 또 경기 침체가 올 것 같으면 팔고, 경기가 좋아질 것 같으면 살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한 달, 석 달, 여섯 달 단위로 불확실한 증시 흐름을 매번 예측하며 투자할 것인지, 아니면 이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축이 무엇인지 파악해 투자할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세상의 변화를 관통할 가장 큰 축으로 이 센터장은 저출생과 고령화로 꼽았다. 그는 "우리가 맞이할 명확한 위기는 미래에 노동할 인구가 없다는 것"이라며 "이미 적게 태어난 인구 수에 대비하는 기술이 발전할 수밖에 없다. 전기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사회를 준비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차원에서는 엄청난 위기이자 고통일 수 있지만, 노동력을 대체할 기술을 가진 산업에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센터장은 "놀랍게도 코로나19가 미래에 다가올 위기의 단면을 한번 보여줬다. 노동이 없고, 물가와 임금이 폭등하고, 물건이 이동하지 않는 사회를 극단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후로 각 국가와 산업이 훨씬 조급해졌다"라며 "노동력과 제품을 공급받지 못하는 사회를 구조적으로 바꿀 수는 없다. 결국 생산성으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좋아서 증시가 올라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한 얘기다"라고 강조했다.
미국 증시가 계속해서 상승 곡선을 탈 것이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세상이 다 변할 때까지는 그럴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는 "누구나 그 물건을 쓰고 있다면 공급 과잉이다. 애플, 삼성 등 스마트폰 시장의 상승 사이클을 예로 들 수 있다"고 했다.
이런 맥락에서 향후 투자자들이 관심을 둬야 할 대상은 AI, 전기차, 자율주행 등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 기업이라는 게 이 센터장의 생각이다. 그는 "애플, 아마존, 테슬라 엔비디아 등의 주도주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의 1등 기업들이다"라며 "앞으로 AI 기술이나 AI 칩 등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기업들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고,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를 두고 싸우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산업에서의 기업 간 경쟁구도가 격해지면서 데스밸리가 생길 것으로 예측됐다. 가장 중요한 신호는 경쟁적인 제품 가격 인하다. 그는 "(각 기업들이) 점유율을 넓히는 데 사활을 걸 것이고, 거기에서 생존하는 기업이 남게 된다"며 "특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은 주가가 더 많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정초원 기자 ccw@hankyung.com
-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