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관련 상장주식 투자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좋은 선택지로 떠오른다. 가상자산거래소, 가상자산 채굴업체, 비트코인 투자회사 등 현재 주식시장에 상장된 가상자산 관련주는 모두 48개다.
[가상자산 따라잡기] 가치평가가 어렵고 변동성이 높은 가상자산 시장에서 개별 종목을 선별하기는 어렵지만 여전히 가상자산 시장에 투자하고 싶다면 가상자산 관련 상장주식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현금흐름 분석, 정기적 공시자료 제공, 임직원의 신원 확인 가능성 등 가상자산에서는 여전히 찾기 어려운 투명한 투자 환경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가상자산 관련주를 접할 수 있는 가장 큰 시장은 미국 나스닥이다. 나스닥은 시가총액 기준 전체 가상자산 관련주 중 90% 이상이 상장돼 있는 곳으로, 그 규모가 약 900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 규제 완화 최대 수혜자 ‘코인베이스’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주는 소비자가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고 제공하는 서비스도 친숙한 종목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다양한 서비스가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손쉽게 투자 가능한 상장주식은 사실상 미국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COIN) 단일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코인베이스 한 종목만으로도 시가총액이 400억 달러가 넘어, 가상자산 상장주식 시장 전체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2012년 브라이언 암스트롱과 프레드 어샴에 의해 설립된 가상자산 거래소다. 암스트롱은 이전에 에어비앤비 엔지니어였으며, 어샴은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더 출신이다. 코인베이스는 사용자가 가상자산을 쉽게 사고팔고 저장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최근 가상자산이 2024년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는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그 중심에 서 있다. 특히 미국 규제당국의 태도가 눈에 띄게 부드러워지면서, 코인베이스는 이 변화의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공화당은 보다 적극적인 친가상자산 입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비트코인 콘퍼런스 참석 발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
코인베이스의 사업 다각화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이루고 있다. 리테일 투자자들의 거래수수료 매출에 크게 의존하는 사업 구조는 가상자산 거래소가 탈피하고자 하는 사업 구조다. 시장 흐름에 따른 매출 등락이 커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기업 가치와 경영 전략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코인베이스는 2024년 기관투자가 시장 진입과 자체 블록체인 사업으로 성공적인 사업 다각화의 원년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역대 ETF 중 가장 성공적인 ETF 출시라는 기록을 세워 가고 있는 가운데, 코인베이스는 12개 중 9개 ETF의 수탁사업자로 채택돼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코인베이스가 출시한 자체 블록체인 베이스(Base)와 지갑 애플리케이션 ‘코인베이스 월렛(Coinbase Wallet)’은 2024년 1분기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를 훌쩍 넘는 매출 서프라이즈를 견인하면서 온체인 수수료라는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사업 다각화는 코인베이스의 기업 가치와 경영 전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기관투자가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새로운 수익원 확보는 코인베이스의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채굴 선도 기업 ‘마라톤’·미국 최대 업체 ‘라이엇’
가상자산 채굴 업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데 필수적인 네트워크 인프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대표적인 예로 마라톤 디지털(Marathon Digital)과 라이엇 블록체인(Riot Blockchain)이 있다. 이들 기업은 채굴을 통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보안을 강화하고, 새로 발행된 가상자산을 보상으로 받는다. 이러한 채굴 업체의 수익성은 가상자산 가격의 등락과 더불어, 네트워크 장비 시장, 에너지 시장 등 다양한 관계 시장의 수급에 영향을 받으며 주식 시장의 관심도에 따라 때론 가상자산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라톤 디지털은 비트코인 채굴 업계의 선도 기업으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통해 효율적이고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라이엇 블록체인 역시 미국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채굴 업체 중 하나로, 비트코인 채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기업이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채굴자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로, 새로운 블록을 채굴할 때 받는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는 채굴 업체의 주요 수익원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의미하며, 많은 채굴 업체들이 생존을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2024년 4월 19일에 발생한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많은 채굴 업체들이 수익 감소를 보상하기 위해 비트코인을 대량으로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에 하락 압력을 가하고 채굴 업체 주식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다른 가상자산 관련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승세에서 이런 영향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이후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은 채굴 업체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트코인 22만 개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비트코인을 대체 화폐로 보고 회사 자금의 운영 전략 다각화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경우가 있다. 국내 기업으로는 넥슨이 비트코인을 매입한 경우가 바로 이런 사례다. 이러한 회사 자금의 비트코인 투자 전략을 극대화해 회사 전체를 일종의 레버리지 비트코인 ETF로 변모시킨 회사가 있으니 바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Microstrategy·MSTR)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1989년에 설립된 기업 간 거래(B2B) 소프트웨어 솔루션 기업이다. 2020년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와 비트코인 가격 상승 기대를 바탕으로 비트코인을 적극적으로 매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회사는 순자산뿐 아니라 회사채 조달액까지 활용해 비트코인을 매입했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2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발행량의 1% 이상에 해당하는 동시에 단일 기업 전 세계 최대 보유량에 해당한다. 이렇게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덕에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비트코인 가격과 밀접하게 연동되며, 비트코인에 직접투자를 하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대한 간접적인 노출을 제공한다. 그러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은 비트코인 자체보다 높은 프리미엄을 가지고 거래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 시가총액이 약 129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식의 시가총액이 232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비트코인 보유액과 주식 시가총액의 차이 80%에 비트코인 보유분 외 소프트웨어 솔루션 사업의 가치 및 비트코인 보유분에 대한 프리미엄이 녹아 있는 셈이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통해 대중의 주목을 받았으며, 이는 회사의 장기적인 비전과 맞물려 있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비트코인 현물 ETF를 출시하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실제 ETF가 출시된 지 반년이 지난 현재,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프리미엄은 오히려 상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결론적으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매입 전략을 통해 레버리지 비트코인 ETF와 같은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 변동에 따라 주가가 크게 움직이는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비트코인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허성필 트리니토 투자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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