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 영화관, 클라이밍 등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의 상품성을 가르는 차별화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가 시작된 배경은 무엇일까. 또 이같은 트렌드에 장점만이 존재할까.
[부동산 정석]![디에이치 포레센트 커뮤니티. 사진=한국경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D.37373552.1.jpg)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주민공동시설)은 법적 의무화 때문에 설치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50세대 이상은 경로당과 어린이 놀이터를, 300가구 이상은 어린이집이 추가로, 500가구 이상은 주민운동시설과 작은 도서관을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고급 호텔 못잖은 ‘아파트 커뮤니티’, 장점만 있을까](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D.37439928.1.jpg)
최근에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를 살펴보면 법에 정한 최소한의 주민공동시설 이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비용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왜 추가 공간에 추가 비용을 지출하면서까지 커뮤니티 시설을 짓는 걸까.
사실 아파트란 상품은 획일적이어서 차별화하기가 쉽지 않다. 잘 짓는다는 기준도 애매하다. 따라서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보유한다는 것은 청약 시장에서도 우선적으로 선택을 받을 수 있는 가장 획기적인 강점이 될 수 있다.
사실 커뮤니티 시설의 고급화가 시작된 시점은 2010년대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으로 분양이 어렵게 되자 커뮤니티 시설을 특화하게 된다. 현재는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민들의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돼 간다. 고급화된 커뮤니티 시설은 아파트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거주하는 입주민들의 만족도 제고에도 도움이 된다. 이렇게 형성된 아파트 자산은 곧 집값과도 직결되며 사회적 지위는 덤이 된다.
고령화에 따른 문제도 있다. 활동량이 떨어지는 노인 세대는 아파트 단지 주변으로 생활 반경이 줄어들기 때문에 커뮤니티 시설에 대한 요구가 클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실버타운, 즉 노인복지주택이나 유료 양로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니 필요한 기능들이 아파트 내부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케이터링(조·중식) 서비스가 입주민들에게 크게 환영을 받는 이유다.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H테이블. 사진=현대건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D.37373551.1.jpg)
이용자 적을 경우 비용 부담 갈등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은 장점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단점도 많이 있다. 먼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시설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들어가면 누군가는 이를 부담해야 한다.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부담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용자가 별로 없는 경우에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설을 폐쇄하느냐 아니면 아파트 관리비로 일괄 부담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유지하는 것이 좋으냐로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위화감을 부추킨다는 논란도 있다. 과거의 아파트는 가격이 다르더라도 단지 내 시설은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는 새로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경우 호텔식 편의시설로 오래된 아파트와 비교가 안 된다. 따라서 오래됐거나 나 홀로 아파트의 경우 낡고 빈약한 편의시설로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질 수 있다. 소셜믹스를 통해 이런 차이를 줄이려는 노력이 있지만 극히 최근의 일이며 예전 아파트에 거주하는 경우는 그림의 떡이다.
![서초동 푸르지오써밋의 스카이북카페. 사진=한국경제](https://img.hankyung.com/photo/202407/AD.37373553.1.jpg)
과거 단독주택이 주류 주거 상품일 때는 마을에 커뮤니티 기능을 담당하는 곳이 개별적으로 있었다. 마을 주민들은 언제든지 만나고 소통할 수 있었다. 공동우물이 대표적이다. 이제는 마을공동체가 개별 아파트 단지로 바뀌면서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이기적인 공간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거주 비율은 40%를 조금 넘을 따름이다. 나머지는 이런 커뮤니티 시설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나만의 커뮤니티 시설, 과연 좋기만 한 걸까.
심형석 우대빵연구소장·미 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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