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투자 대상을 파악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움직임과 시장의 방향성을 잘 보아야 한다. 특히 가상자산을 투자하기 위해서는 거시경제 지표, 가상자산 시장 지표, 온체인데이터, 뉴스 등 다양한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지표를 활용하면 자신만의 명확한 투자 기준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상자산 따라잡기]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투자를 위한 대표적인 2가지 방법은 톱다운(top-down) 및 보텀업(bottom-up) 2가지 방식이 있다. 톱다운 방식은 위에서 아래로, 보텀업은 아래에서 위로 방향성을 찾는 전략이다. 톱다운은 주로 거시경제 분석, 산업 분석, 섹터 분석, 종목 분석 순으로 진행되며, 보텀업은 그 반대로 이루어진다. 이번호는 톱다운 방식으로 가상자산 투자에 도움될 수 있는 지표를 살펴본다.

투자 전 살펴볼 거시경제 지표

1. 달러 인덱스
가상자산 투자자를 위한 필수 지표 6
일반적으로 달러 인덱스와 투자 시장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 즉, 달러 약세는 투자 시장의 상승기를, 달러 강세는 투자 시장의 하락기를 의미한다. 달러 인덱스는 세계 주요 6개국 통화인 유로, 일본 엔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다. 1973년 3월의 값을 100으로 두고 미국 중앙은행(Fed)이 작성한 뒤 발표한다. 달러 인덱스가 상승하면 미 달러화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고, 하락하면 미 달러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2. 장단기 금리차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장기금리와 단기금리 간의 차이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10년물 미국채 금리와 2년물 미국채 금리 간 격차를 의미한다. 2년물은 Fed가 금리를 결정하게 되면 단기간에 영향을 미치는 금리고, 10년물은 경기를 반영해서 움직이는 금리다. 경제가 안정적이고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높으며, 경제가 불안정하거나 경기 침체가 예상될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는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진다. 이를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라고 부른다.

이 지표는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요소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보통 경기 침제의 전조로 해석된다. 왜냐하면 보통 장기국채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기대와 경제 성장 전망을 반영해 단기국채 금리보다 높게 형성되는데,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 투자자들은 장기국채를 선호하며 장기 금리가 하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향후 경기 판단이나 자산에 대한 중장기 투자를 하기에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꼭 점검해야 할 포인트다.

비트코인 가격과 장단기 금리차을 비교하면 명확한 상관관계가 있다기보다는 장단기 금리차가 양수인 경우, 그리고 장단기 금리차가 작다가 커지는 경우에 비트코인 가격의 퍼포먼스가 좋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3. 미국 M2 통화량

미국 M2 통화량은 경제 유동성을 나타내는 주요한 지표 중 하나이며, 이에 따라 투자 시장의 흐름이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0년 코로나19 시기 때만 돌이켜봐도 양적완화를 통해 자산 시장의 가격 급등을 불러온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가 미국 M2 통화량이다.

M2 통화량은 현금, 예금, 적금, 주식, 채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광의통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M2는 경제 유동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해석된다. 투자자들은 M2 통화량의 변화를 살펴보며, 이를 근거로 미래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을 세우기도 한다. M2 통화량은 경제의 전반적인 안정성과 투자 분석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2021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그리고 양적긴축으로 인한 M2 통화량의 축소는 투자를 위축시켜 경제 성장을 둔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과 미국 M2 통화량을 비교해보면, 2020년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를 진행하며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양적긴축을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했으나, 2023년 1월부터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시장 지표 3가지

1. 비트코인 가격과 도미넌스
가상자산 투자자를 위한 필수 지표 6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가운데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이 강세를 기록하며 도미넌스가 상승하다가 알트코인으로 자금이 흘러가는 낙수효과가 생겨나는데, 이때 도미넌스가 하락하며 가상자산 시장의 강세장이 오곤 한다.
가상자산 투자자를 위한 필수 지표 6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트레이딩뷰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검색어에 ‘BTC.D’를 입력하면 된다. 도미넌스는 시가총액의 양적 변화가 아닌 상대적인 비율을 나타낸다. 따라서 트레이딩뷰에서 ‘TOTAL2’(가상자산 시가총액–비트코인 시가총액)를 검색해 함께 보면 시장의 흐름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과 비트코인 도미넌스를 보면, 반감기 후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함께 비트코인 도미넌스 비율이 점차 올라간다. 그리고 도미넌스가 65~70%의 정점을 지나서 그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그 이유는 알트코인 시총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는데,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그리고 2020년 연말부터 2021년 5월까지 알트코인 시총이 폭발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물론 비트코인 가격은 내려가지 않고 횡보하고 있기에 전체 코인 시총은 증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 비트코인 MVRV

온체인 데이터(On-Chain Data)는 블록체인상에서 이루어진 거래 명세를 담고 있는 데이터다. 블록체인은 모두에게 열려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이를 활용해 거래된 코인 수, 지갑 주소, 채굴자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와 같은 기본적인 정보들을 파악할 수 있다. 온체인 데이터는 크립토퀀트, 체인익스포즈드, 비트코인 매거진 등의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비트코인 MVRV(Market Value to Realized Value) 지표는 코인의 시가총액을 실현 시가총액(realized cap)으로 나눈 값으로, 현재 코인 가격이 고평가 혹은 저평가돼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쉽게 말하면, 현재 비트코인 가격과 평균 매수 가격의 비율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1 이하일 경우 저점, 3.7 이상일 경우 고점인 경우가 많았다.

3. 비트코인 200주 이동평균선

이동평균선은 기본적으로 지지선과 저항선 역할을 한다. 그중 지지는 가격이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면 매수자에 의해 가격이 더 하락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비트코인 200주 이동평균선은 말 그대로 비트코인 가격 200주 평균값을 나타낸 지표다. 일반적으로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200주 이동평균선은 바닥 가격이자 강력한 지지선으로 해석되며, 대표적인 비트코인 투자 심리 분석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 즉, 200주 이동평균선에 가격이 근접하면 해당 시점은 비트코인 매수 절호의 기회였음을 알 수 있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2008년 비트코인이 등장 이후, 역사적으로 200주 이동평균선을 하회하던 시기는 7번 존재했고 매수 적기의 시기였다. 비트코인 반감기가 4년(약 200주) 주기인 것을 감안하면, 사람들의 심리와 사이클이 교모하게 맞아들어 투자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매크로 시장 지표와 가상자산 시장 지표를 살펴봤다. 투자자마다 본인의 노하우를 각자 갖고 있을 것이다. 적어도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람이라면 이들 지표는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여기에 추가적인 공부와 분석을 더한다면 더욱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표상록 블록엑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