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오는 11월 미 대선 이후 환율 흐름에도 세기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달러 환율은 어떻게 요동칠까.
[마켓리더의 시각] 2024년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시장에 있어 빅 이벤트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경로와 11월 예정된 미국의 대통령 및 의회 선거다. Fed의 금리 인하는 당초 연초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국 9월에서야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최근 미국 경제 지표가 양호하게 발표됨에 따라 Fed의 금리 인하 경로는 ‘점진적 혹은 순차적(baby step)’으로 진행될 전망이다.미국 금리 인하가 지연됨에 따라 달러화의 약세 전환 시점도 늦춰졌다. 따라서 달러·원 환율도 연초 1200원대 후반에서 출발해 올해 3분기까지 130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했다. 달러화가 강하지 않았지만 상대적으로 아시아 통화가 약세를 면치 못함에 따라 원화 역시 국내 경제 펀더멘털보다 대외 경제 및 시장 상황에 동조하는 흐름이었다.
경합주 앞서는 트럼프,
의회는 양분 가능성 이제 다음 빅 이벤트는 11월 5일 예정된 미국 대통령 및 의회 선거다. 이 선거가 중요한 이유는 미국의 재정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교역과 외교 등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미국 Fed의 금리 결정이 전 세계 통화정책에 영향을 끼치듯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전 세계 재정정책과 외교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은 현직 대통령인 조 바이든이 출마하지 않고 부통령인 카멀라 해리스가 출마한다. 반면 공화당에서는 전직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출마한다. 10월 중순까지 전체 지지도에서 민주당의 해리스 후보가 다소 우세한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경합주에서 트럼프 후보가 우세한 것으로 조사돼 대통령은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우세했지만 공화당의 트럼프가 당선된 바 있고, 2020년에도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가 경합주에서 승리한 바 있어 11월 5일 대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대통령 선거도 중요하지만 의회 선거 역시 중요하다. 이번 의회 선거에서는 상원에서 공화당이 우세, 하원은 민주당이 우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상원 선거에서는 전체 3분의 1 위원이 교체되는데, 민주당 출신의 위원 교체 의석이 더 많다. 반면 하원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전체 지지율에서 해리스 등 민주당이 공화당을 앞서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유력한 결과는 대통령과 상원은 트럼프 및 공화당, 하원은 민주당이 가져가는 시나리오다.
경계심리 고조…
선거 후 시장 안정·달러 약세
11월 5일 미국 대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아 시장의 선거에 대한 경계심리는 더욱 고조될 것이다. 최근 미국과 국제 금융 시장에서도 대선 뉴스가 계속 쏟아지고 있고, 가장 경계하는 트럼프의 우세 소식은 미국보다 비미국, 특히 중국과 아시아 국가에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2018년부터 시작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중국 및 아시아 수출국에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바 있다. 하지만 대선 이후 시장은 다소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간에 어느 한 당이 대통령과 상원, 하원 등 의회에서 모두 승리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과거 100년 동안 한 당이 모두 승리한 기간은 불과 20여 년에 불과하며, 이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매우 높은 기간에서 발생했다. 1980년대 레이건 정부(공화당), 1990년대 클린턴 정부(민주당), 2008년 오바마 정부(민주당) 등이 대표적이다.
만약 대통령과 의회가 다른 정당이 승리할 경우 정책 추진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의 자료에 따르면 과거 통합 정부(United)에서 미국 경제성장률은 좋았고 달러는 강세였다. 반면 분할 정부(Divided)에서는 성장률과 금리에 미친 영향은 무차별적이었으나 달러는 약세였다. 또한 대선 이전 경계심리가 이벤트 종료로 완화될 경우 시장은 다시 안도감,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이 역시 대선 이후에는 달러가 약세를 보일 요인이다. 다만, 2025년에는 새로운 정부, 의회의 재정정책 여부에 따라 글로벌 금융 시장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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