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퇴직연금 시장에 뛰어든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퇴직연금 적립금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상품 라인업, 업계 최고 수준의 연금 전문 인력 보유 등이 강점이다.
[커버스토리] 퇴직연금 시장에서 증권사들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적립금 규모는 은행에 비해 작지만, 증권사의 주력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실적배당형 상품을 중심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양상이다. 여기에 퇴직연금 현물이전이 시행됨에 따라 ETF 포트폴리오를 다수 보유한 증권사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쏟아진다.그중 미래에셋증권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증권사 최초로 연금 자산 적립금 40조 원(11월 4일 기준 퇴직연금 27조7000억 원·개인연금 12조3000억 원)을 달성한 미래에셋증권은 8년 새 연금 자산 규모를 5배나 성장시켰다. 또한 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 역시 10조 원을 돌파하며 개인연금·확정기여(DC)형 적립금·IRP 적립금까지 10조 원이 넘는 연금 트리플 크라운 달성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연금 조직 구축
미래에셋증권은 적립금뿐만 아니라 수익률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올해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및 수익률 공시에서 DC와 IRP 모두 상위권 성적을 거뒀다. 무엇보다 연금 자산 40조 원 달성 배경에는 장기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고객 성향에 맞는 맞춤형 상품과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한 것이 주요했다는 평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퇴직연금 관련 펀드, ETF, 리츠 등 1800여 개 이상의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며 “연금인출형 상품처럼 시대 트렌드를 읽고 고객들의 니즈에 꼭 맞는 상품을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상품 선정에 있어 전략적인 자산 배분 방향을 결정하는 ‘고객자산배분위원회’와 구체적인 상품 선정을 결정하는 ‘상품전략위원회’를 독립적으로 운영해 전문성과 객관성을 높이고 있다.
이 밖에 뛰어난 고객 접근성도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이다. 전국 61개 WM지점에, 1026명의 직원이 연금 상품 상담과 운용 지시를 하고 있다. 연금 전용 콜센터 운영하고 있으며 장외채권 매수가 가능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스템도 구축했다. 세무, 노무, 계리 등 영역별 다수의 전문가를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 연금 조직의 컨설팅 역량 역시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AI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 본격화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올 하반기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일임 서비스를 본격 시행하며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방침이다. 11월 중순부터 모바일 앱 M-STOCK을 통해 퇴직연금(DC·IRP)과과 동일한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 설계 경험을 개인연금(연금저축 계좌)에서도 제공하는 데 이어 12월에는 이를 한층 더 강화한 로보어드바이저 일임 서비스를 퇴직연금(DC·IRP) 고객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퇴직연금 사업자가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을 하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사용자 경험(UX)으로 통합해 제공하는 것은 미래에셋증권이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포트폴리오 설계 과정에서 사람의 감정이 개입될 소지가 적지 않았다”며 “로보어드바이저랩 서비스가 도입되면 휴먼 리스크가 사라질 뿐만 아니라 보다 더 투명한 운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인 만큼 가입자 수가 100명이든 1000명이든 각각의 상황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유튜브 채널 ‘스마트머니’를 활용해 연금 제도·상품·서비스에 대한 쉬운 안내를 돕고, 연금 전담 채널(연금자산관리센터)을 통해 비대면 자산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또 전자서명, 사무담당자 홈페이지 등 새로운 서비스로 퇴직연금 가입자와 법인의 편의를 돕고 있다. 미니 인터뷰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섹터보다 지수에 투자해야”
정효영 미래에셋증권 연금컨설팅본부장 퇴직연금 운용사로 증권사를 선호하는 가입자들이 많은데.
“과거에 비해 연금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다. 연금 자산도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충분한 상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많은 가입자가 투자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증권사로 발길을 향하고 있다. 그 정점에 있는 게 ETF다.”
ETF가 연금 시장에서 각광받는 이유는.
“ETF 상품 자체가 갖는 매력 때문이다. 연금 투자는 아무래도 장기 투자가 필수다. 장기 운용함에 있어서 저렴한 비용으로 투자할 수 있으며, 개별 종목이 아닌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이므로, 개별 기업에 대한 투자 정보를 얻기 어려워도 지수의 흐름을 믿고 투자할 수 있어 가입자들이 몰리는 것 같다.”
미래에셋증권 퇴직연금 상품 및 서비스의 특장점을 꼽는다면.
“매월 단위로 상품선정위원화와 자산배분위원회를 통해서 상품 라인업과 포트폴리오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리스크 관리와 수익률 제고가 가능하다. 시장 상황을 반영하는 일관된 라인업과 포트폴리오를 WM, 연금자산관리센터 및 M-STOCK을 통해 제공하고 있으며, MP(미래에셋 포트폴리오) 구독,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및 개인연금랩 등을 통해 편리하게 미래에셋증권의 운용 역량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의 수익률 개선을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연금 자산은 투자를 통해 수익률 제고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장기 투자를 위해서는 변동성 관리가 매우 중요한데, 이는 글로벌 자산 배분 및 시장 상황에 맞는 리밸런싱 수행이 동반돼야 가능하다. 우량한 상품을 선정하고 고객에게 신뢰할 수 있는 상품과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이 편리하게 받아보고 매매할 수 있도록 디지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퇴직연금 자산의 위험관리 전략은.
“퇴직연금 자산에 대해 제도 유형별 전략, 운용 단계별 전략, 투자자 성향별 전략으로 구분해 위험관리 전략을 설정하고 있다. 제도 유형별 전략의 경우 확정급여(DB)형은 자산부채관리(ALM)에 기초한 장기 운용, DC형은 위험과 수익을 고려한 운용으로 구분해 위험관리를 한다. 운용 단계별로는 적립기와 인출기를 구분해 각각에 적합한 상품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투자자 성향별 전략으로 ‘수익추구형’, ‘밸런스형’, ‘안정추구형’ 등 가입자에 맞는 자산 배분에 입각한 포트폴리오를 제시한다.”
퇴직연금 운용에서 내년 유망한 투자 자산은.
“퇴직연금은 장기 투자 자산인 만큼, 가급적 섹터보다는 지수에 투자하길 권유한다. 글로벌 자산 배분 펀드 또는 인덱스 ETF를 통해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ETF를 통한 연금 자산 투자가 급성장하고 있는데 과도한 매매보다는 지수형 ETF를 차곡차곡 쌓아 나가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향후 퇴직연금 시장은 DC형과 IRP 시장 위주로 적립금과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투자를 통해 연금 자산을 증가시키려는 니즈가 더욱 강화될 것이다.”
퇴직연금 사업자를 선택하기 전 고려해야 할 점은.
“퇴직연금은 사업자 관점에서 인프라 산업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오랜 시간 준비해야 하고 인적·물적 투자를 동반해야만 하는 사업이고, 이 인프라를 통해서 고객에게 상품, 자산 배분, 제도 컨설팅, 세무 컨설팅 및 인출 전략까지 지원할 역량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부분에서 경쟁력 있는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김수정 기자
사진 서범세 기자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